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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요일 Jan 30. 2020

[천진]은 장소일까? 시절일까?

금희 소설 의 [천진 시절] 을 읽고! 

책을 보기 전에 금희 작가를 찾아보았다.  2016년 인터뷰 글이 많다. 

저자 금희는 1979년 생이다. 중국 길림성의 조선족 마을에서 태어났다. 2007년 [연변문학]에서 주관하는 윤동주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창작과 비평]에 단편 [옥화]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천진 시절]은 그녀의 첫 번째 장편소설로, 2020년 1월에 [창비]에서 새롭게 출간한 신작품이다.  


책 내용을 요약하면,  주인공 상아가 우연히 정숙의 연락을 받고, 까맣게 잊고 살았던 1998년 - 중국의 개혁개방 시대를 맞이한 그 시간 - 천진 시절을 기억하며 그 시절 과거 상아와 현재 상아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제목 [천진 시절] 속의 천진(톈진(천진, 중국어: 天津, 병음: Tiānjīn)이라는 장소에서 천진(天眞)하고 가슴 뜨거웠던 시절을 살아가는 한 여성, 상아의 이야기. 가장 천진한 그래서 그 시대에 그리고 여자 인물들에게 미래를 보여주지 못했던 남자들! 그래서 그녀들은 그 과거 속에서 배신을 하고 각자 꿈을 위해 새로운 곳으로 [천진]을 버리고 간다. 그리고 20년 만에 다시 상아와 정숙은 만난다. 과거 속 그녀들이 꿈을 위한 배신에 그 순수한 남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녀들은 성공했을까? 


상아가 정숙의 약속 장소를 가면서 생각을 한다. 현재 상아를 잘 표현해주는 듯하여 적어본다. 

지하철에서 내렸다.... [중간 생략].... 한량 한량 기다랗게 이어 붙은 지하철이 떠나가는 모습이 순간 토막 진 관들 같았다...(131p)
매일매일 무엇인가를 팔고 또 사도, 이튿날이면 언제 그랬냐 싶게 또다시 살아내야 할 삶이 찾아오는 것이다. (131p)


[  9p - 천진 시절 중  ]

제1부 

- 우리 한번 만나야 하는 거 아니야? 라는 문장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연적인 연락으로 과거 기억 소환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이 책의 문장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마치 스스로가 그 장소, 그 무대에 있는 것 같다. 시각. 청각. 그리고 후각을 움직인다. 

'사람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작가의 인터뷰를 본 탓일까..  내용에서 사람 사는 향이 난다. 



정작 그 시절이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정어리떼처럼 반짝반짝 들뛰기 시작하자 나는 깜짝 놀랐다(13p)
비행기가 농밀한 안개 같은 구름 속을 지날 때, 나는 문득 20년 전의 천진행 기차 안을 생각했다. 한기가 매섭던 초봄 (14~15 p)  
[ 14~15 p  천진 시절 중 ]

상아의 젊고 단순하고 생명력 넘치는 열정의 시절 , 그녀의 선택은 그녀가 직접 한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나도 이런 느낌을 가지고 보낸 시기가 있다. 

[   76 p - 천진 시절 중 ]

무엇인가 결정이 되는 순간,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평생을 결정할 것 같은 느낌. 

내가 결정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 스스로 재주를 부리다가 내가 파놓은 무덤에 빠진 느낌. 

늘 확정된 이 결정보다 더 좋은 것, 더 최선의 결정이 있을 것 같은 손해감, 불안감.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시대도 다르고 나라도 다른 상황이지만, '젊다'라는 시절이 가져다주는 동질감인 듯하다. 




[ 뒤표지 - 천진 시절 ]


이  소설은 따뜻하지 않다. 

그러나 힘들고 불안하게 끓고 있다.  

중국의 개혁개발이 한창 상승하던 시기에 살았던 여주인공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미래를 개척하는 방법론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그 시대는 선과 악의 기준이 모두에게 모호해 보인다. 내용처럼 결정하지 않았다면 그녀들의 결정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  반대로 그녀들의 결정을 그럼 틀렸다고 할 수 있을까? 


[천진 시절]...

정말로 제목 속 [천진]을 작가는 단순 중국 장소로만 의미한 것일까? 

[천진]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젊은 시절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 속의 한 부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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