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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Mar 25. 2024

제 책이 네이버 메인에 걸렸어요!

<어쩌다 편의점> 역주행 출간기 1-2편(출간)

신간의 흥행 여부는 출간 후  3~4주 안에 대부분 결판난다고 한다. 지금까지 출간을 위해 마라톤을 뛰어 온 나는 잠깐의 행복을 만끽하기도 전에 곧바로 100m 단거리 출발선 . 책만 나오면 끝이라 생각했는데 그건 경기도 오산이었다. 이제 책도 달리고 나도 달리고 이인삼각으로 함께 뛰어야 했다. 가는 글쓴이인가 육상인인가? 그래, 아무리 아름다운 노래도 누군가 들어줘야 하나의 존재로서 가치가 있는 거니까.. 열심히 뛰자 또!


그렇지만 나는 셀럽이 아니었고 그 흔한 SNS도 하지 않았고(브런치 구독자 수는 20여 명 남짓의 소수 정예) 눈썹 문신 동호회 같은 단단한 밴드로 형성된 가외 모임도 전무했다. 더구나 평소 마주하는 주변인들 내 책에 관심을 가져줄 만한 독서인을 찾기란 삼겹살집에서 스님 찾기 보다도 어려웠다. 작가의 스펙대로라면 어물전 꼴뚜기는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것도 상(賞)이라면 나도 문단에 강한 인''을 남기는 것이려나. 무쪼록 출판사에 민폐를 끼치면 안 될 텐데..


<어쩌다 편의점>은 3월 4일 출간 첫날, 교보문고 시/에세이 분야 281위로 시작했다. 전체 순위가 몇 위까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앞쪽보다는 뒤쪽에 훨씬 더 가까웠지 싶다. 나의 배경과 소셜력이 미약하다고 해서 그냥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마음 같아선 가가호호 돌며 방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우선, 가족과 지인들에게 출간 소식을 알리는 게 가장 손쉬울뿐더러 그게 또 마땅한 순서였다.

'제가 편의점 짬밥을 10년 넘게 먹다 보니 어쩌다가 <어쩌다 편의점>이라는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다. 그 사이 교보문고 'MD의 추천'과 yes24 '시선 집중'에 선정되는 일이 일어났다. 와아!

한편, 이때 조금 고민했던 것이 나의 출간 소식이 혹여나 그들에게 책 구매를 강권하는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었다. 조금이라도 불편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출간은 마치 결혼식과 비슷한 느낌이라서 연락을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작가로서 소식은 알리되 책팔이는 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다만, 나중에 '야~ 왜 나는 청첩장 안 줬어?(왜 나한테 책 냈다는 말 안 했어?) 좀 서운하네.' 이런 상황은 피해야 하기에 전해야 할 곳에 근황 정도로만 알리고자 했다. 그런데 회사 동기들, 대학 동아리 멤버들, 기타 여러 지인들이 어떻게 알았는지 내가 소식을 전하기도 전에 먼저 알아봐 주고 잇따라 연락이 왔다. 진심으로 모든 분들께 감사했다.


아무튼 책이 서점에 깔리고 온오프라인으로 판매가 시작되자 <어쩌다 편의점>의 소개 기사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쏟아져 나왔다.'편의점 홍보맨이 처음 쓴 책,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보도자료에 다 담지 못한 편의점 비하인드'란 프레임이 기자 분들에게 재밌게 보였나 보다. 출판사에서도 원래 에세이는 기사에서 그리 많이 다뤄지는 분야가 아닌데 우리 책이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고 했다. 특히, <어쩌다 편의점> 기사 중 하나는 네이버 뉴스 메인에도 걸렸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이라는 책 속의 내용을 뽑은 출판사의 보도자료가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나의 친구들, 아내의 회사 동료들도 기사를 봤다고 하니 나름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던 모양이다.

그리고 며칠 후, 출간 첫 주 만에 네이버 도서 검색에서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었다. 그 코딱지만 한 붉은색 태그가 어찌나 반갑고 귀하게 느껴지던지.. 이런 휘모리장단에 온라인 서점에서는 쟁쟁한 작가들 사이에서 에세이 신간 순위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일간지, 통신사, 지방지 등 다양한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도 들어왔다. 그 사이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순위는 꾸준히 올라 교보문고 시/에세이 분야 68위, 알라딘 31위에 랭크됐고 온라인 서점 두 곳 판매 지수도 모두 4,000을 넘겼다. 출판사에서도 초반 준수한 성적이라고 평해주었고 꼴뚜기(나)는 그제야 조금은 안도할 수 있었다.


책을 읽은 주변 지인들과 이름 모를 독자들의 공통된 서평은 '재밌게 술술 읽힌다'였다. 읽히기 위해 쓴 책이 술술 읽힌다는 건 작가에겐 엄청난 극찬이자 영광이었다. 그 외에도 모처럼 재밌게 읽은 에세이, 위트와 감동이 모두 있어서 좋았다, 카페에서 읽다가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 바나나맛우유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친숙한 편의점처럼 공감 가고 따뜻한 이야기, 미소 지으면서 읽기 시작하다 어느새 이 책에 녹아들었다 등 정말 감사한 리뷰들이 많았다. 심지어 <어쩌다 편의점>을 읽고 요즘 편의점 갈 때마다 영수증을 꼭 받아 본다는(이유는 '몇 살처럼 보여요?' 장에서 확인 가능) 귀여운 피드백도 있었다. 하하. ^0^


벌써 출간 3주 차가 지나고 4주 차에 접어든다. 지금은 처음보다 판매 지수가 주춤하나는 차트에 너무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말하고도 매일 짝사랑 바짓가랑이 붙잡듯 연연해하는 나에게 아내는 밤하늘 별똥별 같은 따스한 망과 용기를 북돋아준다. 바 생활 속에서 글을 쓴 것도, 출판사의 간택을 받아 책을 낸 것도,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도 이미 꿈을 이룬 라고. 그러니 스스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고. 그 말이 맞다. 나는 이미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고 분에 매일 행복한 하루를 맞이하고 있다. 그거면 됐다. 정말 클래스가 있는 책이라면 눈 맑은 독자들이 분명 그 진가를 알아보고 더 많은 샤라웃을 해주리라. 스프링 이즈 저스트 어라운드 더 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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