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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푸른 봄

by 이하늘

소년은 굴러간다.

발을 굴려 달려간다.


그것은 바로 몇 분 전 일이다.


"찬아 안녕."

"어?"

"너 등에 나뭇잎 붙었다."

"어어..."


소년은 발걸음을 멈췄다. 소녀는 담담히 가던 길을 갔다.

소년은 멀어져 가는 소녀를 바라봤다. 소녀는 구름을 보고, 나무를 봤다.

소년은 뛰는 심장 소리를 들었다. 소녀는 흔들리는 벚꽃잎 소리를 들었다.


바람이 후, 하고 어깨 위 나뭇잎과 함께 벚꽃잎을 날린다.

소녀는 손을 뻗어 떨어지는 꽃잎을 잡았다.


"우와,"


다시 손을 뻗어 꽃잎을 날려 보낸다.


소년! 지금이야, 달려가!


소년은 꽃잎을 낚아챈다.

코앞에 소녀가 있다.


"응?"

"아, 그냥, 같이 등교할래?"

"그래."


소년이 잡은 꽃잎이 소녀가 날린 꽃잎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모든 꽃잎이 소녀였다.


달려라 푸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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