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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적

by 이하늘

달리다 보니 붉어지는 볼

바람을 맞아서 그런가?

호흡이 빨라져 그런가?

기대가 커서 그런가?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발

아주 큰 충격이 막아주길 바라며

포근한 벽으로 돌진하면

벽과 함께 데구루루 굴러

펴지면 매트리스 위


이제 잘 시간이야

불을 끄고 자자

기대를 내려놓고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잠들다 보니 깊어지는 숨

불빛이 없어서 그런가?

호흡이 느려져 그런가?

적막이 찾아와서 그런가?


글자가 너무 빨리 돌아

꼬리물기를 멈추지 않는다

버튼 하나로 끊어지길 바라며

내뱉는 숨으로 눌러보면

아무것도 없이 시간을 건너

눈뜨면 매트리스 위


이제 살 시간이야

불을 켜고 딛자

다리를 내려놓고

머리를 가볍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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