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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 길의 말로

by 이하늘

솔직하지 못하면

듣고 싶은 답을 해줄 수가 없어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가 없어


빙빙 돌려 말하면

빙 돌아간 답을 해줄 수밖에 없어

네가 싫은 것이 아니라 그 방법 밖에 없어


네가 굽이굽은 길을 말해줬는데

내가 곧게 뻗은 길을 알 리가 없어


그런 말로 위로를 바랄 순 없어

너도 잘 알잖아

내가 바보가 아니라

답답한 게 아니라

눈치 없는 게 아니라

네가 여태 한 말을 그냥

귓등으로 들은 게 아니라

네가 그 말을 하지 않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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