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떤 모임에서 새로운 분을 알게 되었다. 그 분은 현재 회사에서 전략 일을 해줄만한 프리랜서를 구한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다. 마침 내 머리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좋은 친구가 있었다.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 있는지 현재 상황을 알 수는 없었지만, 만약 그 친구라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한 번 그 친구에게 물어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나는 물어보고 '말씀드리겠다'라고 표현하지 않고 '물어보겠다' 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그 날의 자리가 끝나고 나는 별도의 액션을 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을 만큼이나 머리속에 이렇게 그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지만 일부러 액션을 하지 않은 것이다.
왜일까? 그 말을 하신 분께서 나에게 별도로 어떤 연락이나 재차 당부의 이야기도 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아 그렇게 급하거나 절실하지는 않구나' 라는 생각으로 흘러갔고, 굳이 내 소중한 인간관계를 그 분에게 소개해줄 정도까진 아니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저 단 한 마디였다면, 그저 단 한번의 이야기만 했더라도 나는 내가 빈 말을 하는 사람이 되는 걸 더욱이 싫어하기 때문에 바로 액션을 취했을 것이고, 실제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일을 추진하고자 애썼을 것이다.
하지만 도움을 바라는 사람이 아무런 액션도 없이 마치 자신과 함께 일하는 주니어의 보고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행동하면 그 일로 얻을 것이 없는 사람은 굳이 그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비슷한 일은 있었다. 수십일이 지나 우연히 확인한 메일이 있었다. 메일 내용을 보니 정말 한번 강의에 모시고 싶다며 사탕발린 말을 잔뜩 써 두었지만, 메일에 답이 오랜 기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추가 액션을 하지 않는 사람,
컨설팅 케이스 인터뷰를 부탁하고 싶다고 해 놓고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DM을 보냈는데 내가 답이 없어도 추가 액션이 없는 사람.
정말 필요하고 절실했다면, 이들의 행동이 거기서 그쳤을까 싶다. 하다 못해 나는 내가 다니는 회사의 이름을 등에 업고도 내가 부탁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공식 메일, 링크드인 메시지, 소셜 미디어를 다 뒤져가면서까지 콜드콜을 하고 연락을 한다.
왜냐고? 일을 되게 만들어야 하니까.
그만큼 그 일을 해내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하니까.
시간이 지나고 업력이 늘어나며 드는 생각은, 절실하지 않은 사람들의 말에 너무 귀 기울이고 모두에게 친절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목을 빳빳하게 세우라는 것이 아니다. 나와 내 주변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너무 무가치하게 느끼도록 굽힐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미다.
절실하다면 보다 공격적으로 기회를 찾으려 애쓰게 된다.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이 사실을 잊지 않아야지.
그리고 이와 별도로 그 분도 적절한 적임자를 잘 찾으셔서 나에게 연락이 없으신 것이길. 하시는 일이 잘 진행되시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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