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없지만, 그 하나로 완벽해야 한다
처음 서적을 출간 하고 꾸준히 ‘우수 서평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내 책에 대해 서평을 써주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커피 기프티콘을 드리는 행사다.
나는 처음 이 이벤트를 기획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서평이 너무 많이 올라와서 고르느라 애를 먹을까봐, 사비로 진행하는 이벤트인데 커피 기프티콘 값을 너무 많이 쓰면 어쩌나 등등의 고민이 가져온 걱정이었다
그러나 이런 내 걱정이 기우로 밝혀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달마다 당첨자를 선정하던 나는 한달에 한두건 올라오는 것이 전부인 그들에게 그냥 고민 없이 기프티콘을 선물하면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쓰기만 하면 거의 다 당첨되는' 이라는 식으로 홍보 방법을 바꾸어 보았지만 이 역시 서평의 양을 늘리는 데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의아했다. 내 주변에 내 책을 구매해주시고 실제로 읽으신 분들이 상당히 많으신데에도 이상하게 나 스스로는 '너무 간단한 일'이라고 여겨지는 '서평 쓰기'에 대해서 그리 익숙하지 않다는 사실이. 그리고 몇 명에게 직접 물어본 결과 서평 쓰는 일은 어떤 사람들이게는
'지독하게 불편하고 어려운 일' 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참 많은 글들이 소셜 미디어에 넘쳐난다. 나 역시 그런 식으로 컨텐츠를 올리는 사람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글들을 찬찬히 뜯어보다 보면 이게 '글'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어떤 글은 당장 자기는 이해할 수 있는 식으로만 작성되기도 한다.
어떤 외부 사실에 대해서 비판은 하는데 '무엇'을 비판하는 지는 나와 있지 않다.
아주 일차원 적인 수준의 감상만 나와있다. (맛있다/ 예쁘다/ 졸리다)
모두가 문장가 수준의 유려한 글을 쓸 필요는 전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적혀나오는 글은 '문자로 작성되었으나' 엄밀히 말하면 '글'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당시의 감정 등에 대해서 작성한 글이 대다수 여기에 해당한다)로
작성한 글은 1년 지나 보면 나 조차도 이게 무슨 말이었는지 알아볼 수가 없다. (페이스북을 활용하시는 분이라면 과거의 오늘을 눌러서 자신이 전에 썼던 글을 다시 한 번 읽어 보시라. 아마 이게 무슨 내용이었지? 라는 글이 산적해 있을 것이다.)
잘 쓴 글은 그 글 하나 만으로도 잘 차려진 한끼 소반과 같아야 한다.
군더더기가 없어야 하지만 빠진 것 없이 꽉 차 있어야 그 글이 진정한 '글'로써의 가치를 지닌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 보아도 그 글만으로 모든것이 이해가 될 수 있게 짜여 있어야 한다.
자신의 글이 어떠한 다른 대상에 대해 감상을 드러낸 글이라면 원래의 대상을 표기해 주어야 한다. 그것이 인용이든 링크를 걸어두는 것이든 말이다.
이 말은 타인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서도 그 때 어떠한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는지에 대해서 명확히 기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하나의 글을 쓰더라도 그 글만으로 '완결'이 될 수 있는 글을 작성하도록 더 힘써야겠다.
잘 쓴 글은 어려운 용어를 쓰거나 기교를 부려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보더라도 그 글 자체만으로 '완전히 이해'되는 글이야 말로
정말 잘 차려한 한끼 소반과 같은 완벽한 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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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재성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를 졸업하고 맥킨지 앤 컴퍼니 (McKinsey & Company) 컨설턴트로 재직했다.
현재 제일기획에서 디지털 미디어 전략을 짜고 있다.
저서로는 행동의 완결,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 퍼펙트 프리젠테이션 시즌 II 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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