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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성 작가 Apr 03. 2016

'나이'에 대하여

누구나 쌓여간다. 삶이 유지되는 한


1. 20대 후반 이하인 분들께..


#a. 나이듦이 성숙함을 만들지 않는다 : 10대에는 20대가 엄청나게 커다란 산 같아 보이고, 20대 초반에는 20대 중반은 엄청나게 많은 경험을 한 것 같아 보일 때가 있다. 20대에게 30대는 '굉장히 나이 든'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나와서 생각해보면,


현재 10대 후반인 사람들은, 

내가 초등학생일 때 그렇게 크게 보였던 고등학생이 정말 그렇게 대단한 존재로 보이는가?

현재 20대가 갓 된 20대 초반 사람들은,

정말 '대학생'이 그렇게 성숙한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20대 중반 사람들은,

내가 새내기였을 때 선배랍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준 스물한살, 스물 두살의 그 선배들이 아직도 어른으로 보이는가?

20대 후반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진출한 사람들이 인생의 '끝'을 이미 보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닐것이다. 


재미있게도 30대가 되면 40대도 그렇게 '성숙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시간이 더 지나도 사람은 '시간이 지나 성숙해 지는 존재'가 아니라 '성숙하기 위해 노력해야 해야만 성숙해지는'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실 사람은 나이가 든다고 성숙해지지 않는다. 그건 죽을 때 까지 마찬가지이다. 

그러니까 굳이 '나잇값 못한다' 라는 말을 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노력하지 않는 한 나잇값이 먹어지는게 아니니까.


#b. 앞자리가 바뀌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빠른 때에 온다 : 10대와 20대에는 생각보다 30대가 굉장히 먼 곳에 있는 미래 같다. 그러나 30대가 되면 40대가 그렇게 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른들은 이 말을 늘 '너는 나이 안 먹을거 같냐' 라고 이야기 하는데, 진짜 생각보다 되게 빨리 온다. 


'나이듦' 또는 '노화'는 마음의 성숙도보다 훨씬 빨리 온다. 지금 앞에 어떠한 숫자를 달고 있는 분이시든, 본인이 그 나이가 되는데에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c. 당신이 나이가 든다고 해도 당신이 이룰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가치는 매우 한정적이다 : 현재와 같은 저성장 시대에서는 과거와 같이 빠르게 돈을 모으는 것이 불가능하다. 아주 빨리 취업하여 25-6살에 일을 시작하고, 매년 1천만원-1500만원씩의 돈을 꼬박꼬박 모은다 해도 당신이 10년 일해 모을 수 있는 돈은 많아야 2-3억일 것이다. 심지어 소득이 증가하여 돈을 모으는 속도가 증가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서른살이 되면 그림같은 집에서 근사한 차를 몰며, 부모님 용돈 정도는 턱턱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가? 아니, 그냥 지금 당장 전화 한 통 더 드리고 사랑한다고 말씀 드리는 것이 보다 좋은 선택일 것이다. 정말 엄청난 인생의 반전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당신은 당신이 '경제적으로 완전한 자유를 누릴 것이라 착각하는' 그 시기에도 역시나 많은 부분을 당신의 부모님께 의지할 것이 분명하다.


2. 30대 이상인 분들께..


#a.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는 말은 나이든 사람을 위한 '최고 또는 최악의' 변명일 뿐이다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자꾸 하지 말아라. 그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나는 나이든 사람이고 나이에 민감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에 불과하다. 왜 스스로 자신의 나이에 대해서 부정하는가? 


#b. 나이대에 맞는 멋이 있다. 다른 세대의 주무기를 억지로 장착하지 말아라 : 4-50대가 되어놓고 20대 것을 억지로 따라하려는 것 역시 좋은 것이 아니다. 4-50대가 되어 20대의 음악을 부르고 20대 사이에서 유명한 것을 흉내 내는 것 보다 당신 나이대에 가장 멋있는 것을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알리는 것이 더 멋있는 일이다.


#c. 당신의 올라간 지위는 그 범위가 한정적이다 : 어느정도 까지는 나이가 들면 사회적 지위도 올라간다. 그러나 그 지위가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회에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올라간 지위는 그저 회사에서만 활용해라. 


모두에게..

어린 사람도, 그리고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도 나이가 들었다고 느끼는 사람도 

결코 단단해지지 않고 늘 외로우며 고민을 가지고 있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언제나 존재한다.

어릴 적 보았을 때에는 너무나 단단해 보였던 그런 사람들 조차도 결국엔 나약한 바람에 흔들리지만

꾹 참고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이다.


'구닥다리야.' 

'세대 차이 나'

'요즘 것들은'

'젊은 것들이..'


입을 열어 이런 말을 하기 이전에, 가슴을 열고 상대방을 진정으로 맞이할 수 있다면

'나이'라는 틀을 벗어나서 진심으로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벗'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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