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위시하여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는 경우가 있다.
그 사례가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나 같은 경우 그래도 하나를 뽑자면 내가 전문가라고 혼자 생각하는데 그 일을 다른 사람이 맡아 할 때다.
일 욕심이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니고 진짜 자존심이 상해서 그런다.
이런 경우 내가 나서서
“아 그거 제가 전문 이거든요.”
이렇게 말 할라치면.
“그래? 이런 것도 할 줄 알아?”
이렇게 되묻고 그들은 뒤 돌아서기 무섭게.
“저 인간은 도대체 지가 뭐든지 다 할 줄 안대. 아무튼 저 인간 잘난 척은 알아줘야 되.”
겸손,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가 있음.
사전에서 찾은 겸손의 의미다.
사람은 겸손해야 한 단다.
그런 의미에서 묻지도 않은 잘난 척은 나의 실수다.
모든 일은 순리에 맞게 최적화된 담당자를 찾아 배정된다.
그 일이 내게 배정되지 않았다면 그건 내가 그 일을 처리하는데 적임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내가 적임자로서의 위치를 갖고자 한다면 해당 분야의 능력도 겸비 했음을 알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꾸준히 그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남을 존중하고 겸손해야 되는 건 알겠는데, 나를 내세우지 않으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알아? 그리고 언제 그 능력을 보여 주냐고?”
인생 필독서 마키아밸리(Machiavelli)의 ‘군주론’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당신이 어떤 사람처럼 보이는 지는
알 수 있지만
당신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겸손의 범위를 설정하는 일이 어렵다.
겸손, 이것은 과연 가진 자의 오만일까?
아니면 갖지 못한자를 위한 배려일까?
“제군들, 인사팀에서 부서별로 신년 슬로건을 정해서 보내 달란다. 각자 자리에 명찰에도 새기고 스티커도 배포한다고 하네.”
“아니 그런 건 왜 한데요? 유치하긴 진짜”
“유치해도 할 건 해야지. 누가 멋지게 우리 팀 슬로건을 만들어 볼텐가?”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전략파트에서 한번 만들어 보는게 어때?”
“에이 그래도 우리보다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정보파트를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어때 박 차장? 정보에서 아이디어 좀 내봐”
언제나 신중한 박 차장. 그리고 차분한 그녀의 말투.
“그냥 바로 결정하시죠?”
“바로? 그래 말해봐. 뭔데?”
조용하고 차분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목소리.
“하나된 우리 서로에게 겸손하지 말자!”
이것이 지금도 전설처럼 내려오는 우리 팀의 슬로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