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엑스 BX 전략가와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굿 디자인이란?
세상에는 정말 많은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여론조사 기관 닐슨미디어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는 50만 개 이상의 브랜드가 존재한다고 합니다.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브랜딩 전략가와 디자이너는 그 브랜드만이 가진 이야기를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여기에 소비자의 높아진 취향까지 만족시켜야 하죠.
그래서 플러스엑스 BX팀은 끊임없이 현재 트렌드를 조사하고, 브랜드를 공부하며, 높은 감도의 디자인을 추구합니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부터 유행을 한 발 앞서 나아야 하는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을 담당하기에 넓은 시야로 많은 것들을 봐야 하죠.
그렇다면 과연 지금 BX팀의 전략가와 디자이너는 어떤 브랜드를 유심히 지켜보고, 트렌드를 살피고 있을까요? BX팀의 성준영 전략가와 정병국 디자이너를 만나 물어봤습니다. "어떤 디자인이 굿 디자인일까요?"
Q.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성준영 안녕하세요. 저는 BX팀에서 브랜드 전략을 하고 있는 성준영입니다.
정병국 안녕하세요. 저는 BX팀 디자이너인 정병국이라고 합니다.
Q. 두 분은 어떤 계기로 BX 디자인을 하게 되셨나요?
정병국 BX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주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해서 플러스엑스에 지원하게 되었어요. 이전에는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는 범위가 좁고 제 의견을 반영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성준영 브랜드에 관심이 많다 보니까 좋은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은 과연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찾다가 브랜드 전략가라는 직업이 있다는 걸 알고 플러스엑스에 지원했습니다.
Q.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정병국 최근에 룰루레몬에 꽂혔어요. 사실, 운동복은 어떤 브랜드이든 기능성이 좋기 때문에 이젠 그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졌어요. 하지만 룰루레몬은 기능성은 물론, 브랜드 메시지까지 잘 전달하고 있어요. 룰루레몬의 소셜 채널을 보고 있으면 브랜드의 지향점이 잘 느껴지고, 왠지 룰루레몬 제품을 입으면 더 상쾌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솝도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이솝 제품은 우리가 씻는, 그 짧은 순간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에요.
성준영 서울 성수동의 '르프리크'에 갔는데 맛, 가게의 독특한 분위기, 직원들의 태도가 더해져 패스트푸드의 대표 음식인 햄버거가 고급 음식으로 느껴지더라고요. 그중 제일 인상적인 건 직원들의 태도였어요. 주문한 음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고,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줬거든요. 그 모습에서 직원들 스스로 자기가 일하는 곳의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또, 가게에 흐르는 음악 선곡도 좋고, 등받이가 높은 소파를 활용해서 각 테이블을 구분한 인테리어도 좋았어요. 이렇게 전체적인 요소들이 잘 어우러져 하나의 감성을 느끼게 하고, 고객의 생각까지 달라지게 만드는 것이 좋은 브랜드 경험이자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두 분 이야기를 들으니까 왠지 룰루레몬 소셜 채널을 다시 보고, 르프리크도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제 레퍼런스에 대해서 물어볼게요. 브랜드 전략가는 평소 레퍼런스를 어떻게 찾고 보는지 궁금해요.
성준영 브랜드 전략가는 시각적 자산보다는 기업을 분석하고 도출하는 방식을 참고해요. 저는 주로 책의 문장, 그 책을 쓴 작가의 사고방식에서 영감을 얻어요.
Q. 준영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있나요?
성준영 가장 좋아하는 책은 임태수 대표님이 쓰신 <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예요. 얼마 전에는 존 버거의 <본다는 것의 의미>를 읽었는데, 관점에 관한 책이에요. 관점이라는 걸 어떻게 브랜드 전략에 대입할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읽었어요. 관점을 다르게 보면 브랜드를 정립하는 새로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혹 기억에 남는 브랜드 프로젝트가 있나요? 물론 플러스엑스 프로젝트는 제외입니다. :-)
성준영 예스24의 리브랜딩을 눈여겨봤어요. 창립 24주년을 맞이해서 브랜드 정의를 재정립했는데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디자인으로 잘 풀어냈더라고요. 올 상반기에는 성수동에서 브랜드 팝업스토어를 열어서 소비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인상 깊었어요. 브랜드명의 YES를 'Your Every Story'라는 슬로건으로 풀어내고, 로고에 눈을 추가하여 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해석한 부분이 특히 좋았습니다. 로고의 눈으로 다양한 문화를 보고 영감을 받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좋았어요.
Q. 병국님도 기억에 남는 브랜드와 디자인이 있나요?
정병국 개인적으로 젠틀몬스터와 뉴데이크가 브랜드를 전개하는 방법을 유심히 보고 있어요. 워낙 콘셉트를 재미있게 설정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마케팅과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방식이 디자인적으로 시선을 끌더라고요. 게다가 브랜드 메시지를 공간까지 잘 연결해서 소비자가 어디든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계속 그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고 신제품이 나오면 사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이처럼 젠틀몬스터와 뉴데이크라는 두 브랜드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요.
Q. 디자이너가 브랜드 마케팅을 자세히 본다는 점이 신기하네요.
정병국 소셜미디어에 작업과정을 업로드해서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곳이 많아졌어요. 디자이너로서 그들의 작업방식을 유심히 보게 돼요.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현장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결과물을 유추해 보고, 디자이너의 고민에 공감하기도 하고요. 때로는 광고 비주얼을 보면서도 이건 무슨 생각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왔을지 제 나름대로 생각하기도 하고요.
Q. 그럼 브랜드 디자이너는 어디에서 레퍼런스를 찾아보시나요?
정병국 작업할 땐, 기능적인 측면과 정서적인 측면으로 나눠서 레퍼런스를 찾아요. 기능적인 레퍼런스는 '브랜뉴'와 같이 여러 브랜드 디자인을 모아 놓은 웹사이트나 다른 디자인 에이전시의 사이트를 보면서 좋은 사례를 찾아봅니다. 정서적인 레퍼런스는 현재 사람들이 주목하고 열광하는 공간을 찾아가요. 요즘은 성수동에 팝업스토어가 많이 열리기 때문에 하루동안 성수동을 돌아다니면서 팝업스토어를 봐요. 그러면서 그 팝업에 참여한 작가와 디자이너에 대해 찾아보고,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어떤 작업을 했는지도 봐요.
Q. 브랜드 디자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가 있나요?
정병국 제 생각에는 명실상부 핀터레스트가 가장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외에는 세이비, 아레나도 자주 방문해요. 두 사이트 모두 디자인에 초점이 맞춰진 이미지 중심 사이트라서 다른 사이트보다 정제된 결과를 볼 수 있어요. 또, 평소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추천한 피드를 보면서 좋은 피드는 저장해 두는 편입니다.
성준영 저는 비핸스와 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자주 봐요. 특히 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브랜드 프로젝트에 관한 인터뷰도 있어서 참고자료로 좋습니다. 또, 영국 디자인 회사 펜타그램 사이트도 자주 봅니다.
Q. 우리가 일로서 전략을 짜고 디자인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개인의 생각과 취향이 녹아들 수밖에 없어요. 그런 측면에서 두 분은 어떤 브랜드와 디자인을 추구하시나요?
성준영 브랜드 철학과 임직원의 생각이 고객에게 잘 전달되는 브랜드 전략을 짜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진짜 좋은 브랜드는 내부 임직원의 생각과 태도에서부터 우러나온다고 생각해요. 임직원의 마음이 하나가 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했을 때 좋은 브랜드가 탄생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내부 임직원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서 전략 수립에 반영하려고 해요.
정병국 저는 차분하고 조용한 디자인을 좋아해요. 그래서 브랜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을 하려고 하죠. 그 대표적인 예로 얼마 전에 저희가 작업한 '코니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들 수 있어요. 육아의 전체 여정을 함께하는 진정성 있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펭귄 심벌을 고도화하고, 이를 확장한 일러스트 그래픽을 통해 차분하면서도 생명력 있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Q. 조금 어려운 질문일 수도 있지만 꼭 물어보고 싶어요. 두 분이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란 무엇인가요?
성준영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브랜드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잘 녹아들고 어떤 식으로든 좋은 영향을 준다면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정병국 진심이 느껴지는 브랜드요. 지금은 제품과 브랜드에 관한 이슈가 금방 퍼지고, 그에 대한 소비자의 영향력도 엄청 커졌어요. 예를 들면 어떤 브랜드가 소비자를 속였다는 소식이 드러나면 바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요. 이런 시대에 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진심인 브랜드를 찾게 되더라고요. 브랜드의 진심은 제품은 물론 마케팅으로도 드러나요. 그래서 마케팅도 진심으로 다가오는 브랜드에 관심이 가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두 분을 인터뷰하면서 '좋은 인풋(Input)이 좋은 아웃풋(Output)을 낳는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구독자 분들은 어느 곳에서 인풋을 얻나요? 자주가는 장소 혹은 웹사이트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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