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coke를 접하게 된 건 나보다 10살 많은 막내 외삼촌을 통해서다.
어릴 때 병에 새겨진 빨간 로고는 6살 꼬맹이가 봐도 치명적일 정도로 이뻐 보였다.
처음엔 그 음료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단지...
시원스레 음료를 넘기는 삼촌의 목젖을 보고는 나도 마시고 싶다며 졸랐다.
막내 외삼촌이 건넨 coke...
윤기 나는 고동색 음료를 한 모금 들이킨 그 맛은...
나의 미각을 다른 세상 어딘가로 데리고 갈 만큼 강렬했다.
흔한 말로 입안에서 팡파르가 터졌달까?
어쩌면 그건 탄산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6살 아이가 마시는 음료라고는 숭늉 또는 보리차가 전부였기에
단순히 탄산의 영향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게 접한 coke는 6살 꼬맹이가 쉽게 구해서 마실수 있는 음료가 아니었다.
어머니를 따라 동네슈퍼라도 가면 coke를 사달라고 졸라봤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머니는 라면부터 동네에 파는 떡볶이까지 웬만한 건 잘 사주지 않으셨다.
대신 어머니께서 손수 해 주신 기억이 났다.
그래도 그때의 난 고집이 세서,
막내 외삼촌을 졸라 얻어먹긴 했지만, 행여 들키기라도 하는 날엔
어머니는 막내 외삼촌에겐 잔소리를...
나에겐 회초리를 들었다...
coke...
그게 뭐라고 종아리까지 맞아야 하나? 하고 툴툴 거리기도 했다.
그래도 어린 나이에 회초리 맞는 건 싫어서 당분간(?) coke를 끊어볼까 마음먹어본다..
하지만....
그게 그리 쉬운 일이가?
외할머니 공장에 갔던 날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어릴 적 외가는 가내 수공업 같은 봉제공장을 운영했다.
거기엔 삼촌들과 숙모 그리고 우리 부모님까지 다 일하고 계셨다.
난 목이 말라 할머니네 냉장고를 열었는데...
아니 이게 웬일!!!
coke다!!!
저 빨간 로고...
숨이 가빠진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다..
마른침을 삼키며 급한 마음에 컵에 따르지도 않고 바로 주둥이에 입을 대고 한 모금 크게 삼켰다.
쿨럭
난 그것을 싱크대에 뱉어버렸다.
그렇다!!!
그건 coke가 아니라 간장이었다..
아니 세상에 간장이라니...
뭔가 배신당한 느낌이다.
아니 조롱당한 느낌이다.
싱크대에 입을 헹궈도 입엔 간장이 맴도는 거 같다...
잠시 뒤 외할머니와 어머니, 숙모가 저녁 준비를 했다.
조금 줄어든 간장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물론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그때를 계기로 coke사랑이 수 그러 들었다.
지금은 그렇게 탄산음료에 대한 욕심이 없다.
coke를 마실 땐 치킨 혹은 피자 먹을 때가 전부인 듯싶다.
그때의 간장이 얼마나 충격이었던지...
그런데 coke 맛이 변한 건지...
어릴 때의 coke 맛은 정말 환상적이었데...
지금도 coke를 마실 땐 가끔 그때가 기억나서 피식 웃음이 나온다..
6살 때의 나...
조금 귀여웠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