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그날 내가 바지에 오줌을 싼 건 인지적 문제가 아닌 순전히 바지 지퍼에 걸린 스타킹 때문이다.
지금의 유행하고는 많이 다르겠지만,
그때의 트렌드는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모두 하얀 팬티스타킹 + 반바지였다.
아마 그랬을 것이다.
아니면 어머니의 단순한 취향이었는지도...
아무튼 이 조합으로 인해 그날의 난 엄청난 곤욕을 치러야 했다.
그날의 사건은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다.
참을 만큼 참은 상태에서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려는 순간!!!
지퍼가 안 내려간다.
있는 힘껏 내리려 해도 실패다.
자세히 보니 지퍼가 팬티스타킹 앞쪽을 물어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 것이다.
사실 난 어릴 때부터 요령이 없었다.
차라리 선생님이라도 불렀으면 훨씬 수월하게 처리했을 텐데, 난 홀로 필사적으로 전쟁(?) 벌이고 있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무엇보다 초조한 건 나의 방광(?)이었다.
그렇다.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에서 화장실에 왔는데, 지퍼가 말썽이다.
방광의 압박은 점점 더해지고, 나의 손은 급기야 떨리기까지 한다.
어린아이가 참을 수 있는 용량이 아니다...
결국 난 바지에 오줌을 쌌다.
이 광경을 보던 한 아이는 화장실 문 앞에서 내가 바지에 오줌 싼걸 호외인 것 마냥 큰 소리로 말했다.
부끄러움 보단 아 시원하다 라는 생각이 먼저 든 건 이상한 걸까?
난 오줌이 뚝뚝 떨어지는 바지 그대로 집으로 갔다.
다행히 유치원이랑 우리 집 거리는 가까워서 아이 걸음으로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대문을 여니 어머니께선 마당에서 무언가를 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오전에 아들이 온 게 의아해했지만
아들의 젖은 바지를 보고 이내 이해하신 눈치셨다.
지퍼를 내려주시며 웃는 어머니...
하의를 씻기고는 새바지를 입히셨다.
난 유치원 안 가도 되나? 생각했던 순간 유치원 선생님께서 나를 데리러 오셨다.
어머니는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난 선생님 손을 잡고 유치원으로 돌아가 그날 수업을 들었다.
그 이후 난 흰색 스타킹이랑 바지랑 같이 안 입으려고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건 유치원 소풍을 가는데, 바지는 안 입고 하얀 스타킹만 입고 간 정도?
어려도 수치심이란 건 있으니까, 또 그런 실수를 할바엔 차라리 하의실종으로 콘셉트를 잡은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