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이야기 중 하나…
꿈에 당신을 만났어.
누가 먼저 만나자고 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어제 만난 것처럼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눴지.
햇빛은 은은하게 테이블과 커피잔에 내려앉았고 커피에 반사된 햇빛은 마치 커피를 일렁이는 파도처럼 보이게 했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내 앞에 앉은 당신을 바라봤어.
놀랄 만큼 변한 거 없는 당신의 모습에 나 스스로 ’아, 이건 꿈이구나.’ 하고 단번에 알아버린 거야.
그것도 그럴 것이 당신의 모습은 내가 처음 봤을 때의 노란색으로 염색한 단발머리였거든.
만약에 검은색의 긴 머리였다면 난 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이것이 꿈임에도 길게 이어진 대화…
난 뭐가 그리 신나 떠들어 댔을까?
당신이라서?
아님 오랜만에 누군가와 나누는 얘기라서?
한참 얘기를 나누다 이야기의 방향은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당신과 나의 이별 이후였어.
당신이 자주 나가는 모임에서 만난 사진작가와의 연애를 추궁했지.
당신의 표정은 무척 동요하는 눈치였어.
왜 난 바람난 여자 친구를 추궁하는 듯한 모습을 한 걸까?
이미 끝나고 만난 사람이었잖아?
그런 내 모습이 부끄러서인지 우연히 당신을 본 이야기도 곧바로 꺼냈지.
파란색 원피스를 입고 지인들과 나의 커피집을 지나간 당신을… 뒤에서 부르고 싶었지만, 부르지 못한 그때의 나를 마치 고해성사하듯 성실히 설명했지…
그리고 그렇게 당신과 손을 잡고 어둡고 어두운 길을 걷다 잠에서 깼어…
나는 겨울잠을 자는 곰…
아니
난 겨울잠을 다 끝낸 봄의 곰이 되고 싶다.
차디찬 겨울을 견디고 견디고 견딘
그리하여 보란 듯 봄을 안은 곰이 되고 싶다.
그렇게 봄의 시공에서 나는 푸른 산들을 뛰어다니며 배부르게 먹고 오늘을 살아남음에 감사함을 전할 것이다…
그리고 매일매일 새로운 당신을 맞이하는 꿈을 꿀 것이다.
나는 그렇게 봄의 곰이 되어 갈 것이다.
당신이 없음에 괴로워하며 혹한을 견디는 겨울의 곰이 아니라
나를 찾아줄 당신을 위해 봄을 준비하는 곰이 될 것이다.
나는 즐겁다.
비록 당신을 맞이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즐겁다.
봄의 반대편에 닿지 않는 그대여…
당신은 즐거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