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꽁테)#009 역행우도(逆行遇道)

by 헤엄치는 새

사람의 여정을 가리켜 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 길은 다양하고 변화무상하여 어떤 이는 대도처럼 대범하게 나아가는 한편, 어떤 이는 천길 낭떠러지처럼 위태하여 한 발을 내딛는 그것조차 어려운 이도 있다.

하지만 그 길이 한결같다 할 순 없다.

큰길에서 좁은 길로,

험한 길에서 넓은 광야로 이끌기도 하기에

사람들은 인생을 길에 빗대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길은 어렵다. 그리고 험하다.

당신의 길 역시 그러하다.

세상에 첫 발을 내디딘 순간, 우린 각자의 사명으로 자신의 길을 만들고 있다.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과 이정표에서 각자의 본질에 도달하기 위해 수 없이 노력한다.

간혹 자신에게 이르고자 택한 지름길이 역설적이게도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았다.


삶에서 맞닥뜨리는 역행은 단순한 장애가 아니라, 오히려 본질적 ‘도’를 마주하고 동시에 나를 비추는 거울인 셈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세속적인 유무형의 가치가 우리를 옥죄기도 하고, 반대로 우리가 쫓기도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런 세속적인 가치의 획득이 길의 완성이라 믿는다.

하지만 세속적인 그것을 잃었을 때 당신은 무엇으로 당신의 길을 증명할 텐가?


돌이켜보면 세속적 질서와 반대되는 길이 참된 나를 찾게 되는 기회는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정작 나는 누구인지, 나의 소명은 무엇인지 몰라 매일 방황하고 헤매는 것을.


이런 상황임에도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이라 하면

세속적 가치와 욕망 속에서 진정한 나와 합일을 이룸으로 나의 길을 완성할 것이란 믿음이다.


당신의 길을 지우지 마라.

당신의 길을 포기하지 마라.

남의 길 위에선 헤매고 멈춰 서기만 할 뿐 , 나아갈 수 없다.


나의 본연으로 이르는 발검음은 무겁고, 그 길 역시 평탄치 않다.


하지만 알지 않은가?

그 길의 끝에 어떤 내가 있는지…


한걸음.

그 한 걸음이면 충분하다.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꽁테)#008 많은 것을 담는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