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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과학은 의심에서 태어난다

연금술에서 AI까지, 질문이 만든 세계

by 플루토씨
납으로 금을 만들려던 사람들_
알고리즘으로 세계를 예측하는 오늘의 AI까지_
그 모든 변화는 단 하나의 의심에서 시작됐습니다_


오늘 브런치스토리는 꼬꼬무과학 1화와 2화 사이,

아침과 점심 사이의 브런치처럼,

가볍게 떠나는 과학 산책입니다.




“선생님, 과학은 어떻게 시작됐어요?”

어느 날 수업이 끝난 뒤, 아이가 툭 던지듯 물었습니다.


저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대답했죠.

“아마 누군가가 ‘정말 그럴까?’ 하고 처음으로 의심했을 때부터였을 거야.”





별을 따라 농사를 짓던 사람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별자리를 따라 농사를 짓던 사람들,

끝없이 펼쳐진 평평한 땅을 보며 지구가 납작하다고 믿던 사람들,
그리고 납을 금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연금술사들까지.

그들은 모두 질문했고, 때로는 틀렸고,
그 실패가 다음 문을 열었습니다.


과학은 정답이 아니라 여정입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믿음은 코페르니쿠스에 의해 뒤집혔고,
절대적인 시간과 공간이란 개념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다시 쓰였죠.



연금술은 실패했지만


연금술사들은 결국 금을 만들지 못했어요.

하지만 그들이 남긴 수많은 실험과 기록들은
훗날 현대 화학의 밑거름이 되었죠.


그 덕분에 우리는 원소를 주기율로 정리할 수 있었고,
분자의 구조와 결합을 이해하게 되었죠.
한때 사람들은 ‘물질은 네 가지 원소로 이루어졌다’고 믿었지만,
그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
과학의 진보였던 셈입니다.


지금 우리는 원자와 전자, 그리고
힉스 입자나 암흑 물질까지 말할 수 있게 되었죠.
‘틀렸음’은 곧 ‘다음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 씨앗입니다.



한 방 가득했던 기계, 지금은 한 손에


1949년, 세계 최초로 실용화된 내장형 프로그램 컴퓨터, EDSAC이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당시엔 “이런 기계는 나라에 몇 대면 충분하다”는 말이 농담처럼 오갔죠.
그만큼 상상 너머의 세계였던 거예요.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한 손에 쥔 스마트폰이, 그 옛날 방 하나를 가득 채운 컴퓨터보다 수천 배는 더 빠르게 작동합니다.

그리고 그 스마트폰으로 우리는 계산하고, 검색하고, 노래를 듣고, 영화를 만들죠.



모든 변화는 의심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모든 변화는 단 하나의 질문,


“이게 정말 맞을까?”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요.


지식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바뀌어 가는 것.


그게 과학이 걸어온 길이었고,
인류가 진보한 방식이었죠.




교과서에 있는 '정답'은 정말 정답일까?


저는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사람입니다.
때로는 교과서에 적힌 정답을 설명하면서도,
속으로는 혼잣말을 하죠.


“이 정답도, 언젠간 바뀔지 몰라” 하고요.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플루토는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었고,
최근에는 ‘지구 밖 생명 존재 가능성’을 평가하는 기준도 다시 정리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배우는 원자 모형도,

톰슨의 ‘건포도빵 모형’에서 시작해

러더퍼드, 보어, 그리고 지금은 전자구름 모형으로

끊임없이 바뀌어 왔습니다.


아이들은 묻습니다.

“왜 과학은 맨날 달라져요?”

저는 대답합니다.

“그게 바로 과학이 더 멀리 나아가는 방법이란다.”


틀릴 자유, 질문할 용기


과학은 완벽한 지식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끊임없는 점검, 수정, 확장의 과정이죠.
틀린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질문하는 것.
그게 우리가 가르쳐야 할 과학의 진짜 모습입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이 글조차
언젠가는 틀렸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괜찮습니다.
과학은 그런 실패와 변화의 과정을 거치며
더 나은 질문을 준비하는 일이니까요.




다음 시간엔, 브런치북 2화

《지구는 진짜 둥글까?》로 다시 돌아올게요.


정답보다 더 중요한 건,
질문하는 태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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