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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5화 나의 첫 연재, 그 진짜 이야기

'프롤로그'와 '제1화' 사이에서

by 플루토씨

나의 첫 연재, 그 진짜 이야기 - “명왕성을 향한 궤도 진입기”




안녕하세요, 플루토씨입니다.

이번 글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학 이야기》 연재의 비하인드 스토리예요. 프롤로그를 올리고, 제1화 ‘명왕성은 왜 더 이상 행성이 아닐까?’를 준비하면서 가슴속에 잠겨 있던 이야기 조각들을 꺼내어 보려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학 이야기》, 줄여서 ‘꼬꼬무 과학’. 그 첫 포문을 여는 순간은 마치 탐사선이 궤도에 진입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의 여정은 꽤나 정신없었죠. ‘첫 연재’라는 건 생각보다 단순히 글만 쓰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바로 얼마 전 일이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브런치 작가 신청 버튼을 누를 때까지만 해도 ‘설마 되겠어?’ 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며칠 후 도착한 [작가 승인 메일]에 심장이 뛰더라고요. "어..? 이거 진짜로 시작해도 되는 거야?" 그 순간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뭘 써야 하지? 사람들이 읽어줄까? 과학을 글로 풀어내는 방식은? 부담 반, 설렘 반. 그렇게 글쓰기의 우주로 진입하는 준비가 시작되었죠.




브런치북 만들기?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작가가 되면 그저 ‘글만 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브런치북’이라는 메뉴가 열리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표지 이미지, 소개글, 추천 독자, 목차 구성…

마치 출판 편집자가 된 기분이더라고요.


가장 어려웠던 건 단연, 첫 번째 화인 ‘명왕성’ 편이었어요. 아직도 마지막 문장을 붙들고 손질 중일 정도로요.


그건 단지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제 안의 감정과 기억, 교실의 풍경, 아이들과 주고받은 질문들을 하나로 엮어내야 했거든요.


제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건 ‘지식을 전달하는 글’이 아니었어요. 그보다는, 질문을 품고 이야기하는 과학이었죠.

정답보다 질문을
공식보다 이야기를

이게, 제가 쓰고 싶은 과학 이야기의 출발점이었어요.

그래서 꼬꼬무 과학은 사실상 이야기 과학에 가깝습니다.




행성처럼, 내 궤도를 도는 글


첫 원고는 수십 번 넘게 고쳤습니다. 중간에 ‘그만둘까?’란 생각도 들었고요. 그럴 때마다 명왕성이 떠올랐습니다.

태양계의 끝자락에서 묵묵히 자기 궤도를 도는 존재. ‘행성’이라는 이름을 잃었지만, 여전히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걷는 그 별.


그걸 보며 나도 조용히, 그리고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글을 고르고, 순서를 고민하고, 제목 하나 붙이는 데 몇 시간을 쓰고, 표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AI 그림도 돌려보고, 한 문장짜리 소개글에 심장을 실어보고...

이 모든 과정이 ‘작가’라는 단어를 저에게 조금씩 허락해 주는 시간이었어요. 물론 아직도 ‘작가입니다’라는 말이 어색하긴 해요. 블로그 프로필에 살짝 적어두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탐사선 발사 직후’의 단계거든요.




긴장과 설렘 사이


한편으로는

“이걸 누가 볼까?”라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이건 내가 쓴 진심이야.”라는 다짐도 했어요.


이 두 감정이 하루에도 몇 번씩 저를 오갑니다.

그래서 오늘 이 이야기는, 프롤로그와 1화 사이의 ‘틈’에 놓기로 했어요.


누군가에겐 아무 일 아닐지 몰라도, 저에게는 작은 우주 비행의 시작이니까요.





그래도요


이 글들이 꼭 책이 되지 못하더라도, 학생들과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과학은 정의가 아니라, 살아 있는 과정이에요.”

“앞으로도 과학은 계속 질문하고, 계속 진화할 거예요.”

이런 교양 1g 정도를 담아내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작지만 진심으로 궤도를 도는 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고 믿으니까요.


명왕성은 태양계 가장자리에 있지만, 여전히 자기 궤도를 돌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누군가의 기준과는 조금 다르게,
조금은 비껴 난 궤도에서 글을 써나가고 있어요.


《꼬꼬무 과학》의 연재는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그 시작점에는, 조용히 궤도 진입을 준비하던 플루토씨의 작은 이야기가 숨어 있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의 뒷모습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그 처음은 언제나 조금 떨리고,
조금 어설프고, 그래서 더 아름답잖아요?




다음 연재까지 남은 시간


다음 주 월요일엔 제1화

‘명왕성은 왜 더 이상 행성이 아닐까?’

가 올라갑니다.


혹시 명왕성을 좋아했던 분,

혹은 과학이 멀게만 느껴졌던 분이라면

이 시리즈를 함께 걸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주처럼 크고 깊은 이야기는
늘 작은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니까요.




고맙습니다. -플루토씨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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