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로 브런치북 만들기 도전
요 며칠 동안 제가 푹 빠진 일이 하나 있어요. 바로 ‘브런치북 만들기’랍니다.
지난주,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면서 '브런치북 만들기'라는 메뉴가 생겼더라고요. 처음엔 “연재만 잘하면 되는 거 아냐?” 하고 넘어가려 했죠. 그런데 막상 눌러보니... 어라? 이건 그냥 글을 모으는 기능이 아니었어요.
표지를 만들어야 하고, 제목도 정해야 하고, 소개글 한 편은 물론이고, 예상 목차, 추천 독자까지 직접 구성해야 하더라고요.
"이거, 작은 출판인데?"
그 순간부터 저는 브런치북을 하나의 '작은 책'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교사입니다. 과학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질문을 주고받는 일을 매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교실 안에서 탄생한 질문들이 자꾸만 이야기가 되더라고요.
▶ 우주는 시작이 있었을?
▶ 세포는 어떻게 처음 보았을?
▶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그런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저는 그 흐름을 따라 하나씩 글을 써왔어요. 시리즈 제목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학 이야기》, 줄여서 ‘꼬꼬무과학’이 되었죠. 그렇게 16편의 글이 쌓이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 글들, 한 권으로 엮어보면 어떨까?” 처음엔 블로그에서 하나씩 쌓아가고 싶었는데요. 그때 만난 것이 ‘브런치스토리-브런치북’이었습니다.
단순한 묶음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을 가진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책 만들기. 디지털 출판의 첫 단추가 될지도 모르는 브런치 북.
커버는 어떤 느낌으로 할지, 제목은 어느 문장에서 따올지, 글 순서는 어떻게 정리하면 좋을지. 마치 작은 우주 하나를 설계하는 기분이었죠. 재미있으면서도 어렵고, 설레면서도 혼란스러운 이 과정 속에서 저는 하나의 사실을 깨닫고 있어요. ‘브런치북 만들기’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일종의 자기 탐색이라는 걸요.
내가 왜 이 글을 썼는지, 누구에게 닿았으면 하는지, 어떤 결을 만들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묻게 돼요.
저는 이번 브런치북을 이렇게 소개했어요.
“교과서 문장 뒤에 숨은 과학의 모험담, 개념의 탄생과 변화, 그리고 질문하는 사람들의 여정.”
“공식보다 이야기로, 정답보다 질문으로. 이제, 과학은 다시 살아있는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추천 독자도 정했답니다. 과학이 어렵게만 느껴졌던 분들, 아이들과 과학을 이야기하고 싶은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질문하는 힘을 믿는 모든 사람들. 이런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어요.
▶ 과학이 늘 조금 어려웠던 지구인들에게
▶ “왜 그런 건데?” 질문을 멈추지 못하는 사람에게
▶ 자기만의 궤도를 돌고 있는 플루토 같은 사람들에게
아직 완성된 건 아니에요. 지금도 매일 새로운 질문을 메모장에 저장하고 있어요. 아이들의 수업 속 말 한마디에서, 고개 들어 본 별 하나에서, 어릴 적 궁금했던 기억 속에서… 그 작은 의문들이 하나의 궤도로 이어지고, 그렇게 저는 또 한 편의 글을 엮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예요. 혹시라도 지금 여러분이, ‘내 글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묶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브런치북 만들기’라는 작은 궤도 위에 올라보시라는 것.
그건 어쩌면 출판이 아니라, 기록이고.
글쓰기가 아니라,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쓰며 살아가잖아요. 일기든, SNS든, 메모든. 그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의 삶을 이해하는 가장 따뜻한 방식일지도 몰라요.
플루토처럼, 중심에서 멀지만 자기 궤도를 도는 작고 단단한 별처럼. 우리 모두 나만의 북 하나를 만들어보는 거예요.
작은 책 하나, 작은 궤도 하나. 하지만 거기에 담긴 진심은, 꽤나 커다랄지도 모릅니다.
처음 접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금만 설명드릴게요. ‘브런치북’은 브런치에서 연재한 글을 하나의 작은 책처럼 엮을 수 있는 기능이에요. 표지, 목차, 소개글, 추천 대상까지 직접 꾸미면서 마치 디지털 책을 출간하는 듯한 느낌이 있죠. 이 ‘꼬꼬무과학’ 브런치북은 과학자들의 질문과, 아이들의 궁금증, 그리고 교실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담은 과학과 사람 사이의 기록입니다. 저도 처음이라 설레고 떨리네요.
과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분들, 아이들과 과학을 나누고 싶은 선생님들, 그리고 ‘왜’라는 질문에 약한 설렘을 느끼는 모든 분께 이 책을 권하고 싶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브런치 북에서 앞으로 매주 1편씩 연재할 예정이고, 그 과정도 이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기록해보려 합니다. 기대보다는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당신도 지금, 작은 질문 하나로 우주를 여행해보지 않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