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은 춤으로 말한다”

[20day] 카를 폰 프리슈 (1886–1982)

by 플루토쌤
엉덩이를 흔들어 꽃밭의 위치를 알리는 천재적인 의사소통


[Today's Scientist]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 카를 폰 프리슈는 40년 동안 꿀벌만 쳐다본 ‘꿀벌 바보’였습니다. 그는 정찰벌이 꿀을 찾고 돌아와서 추는 독특한 춤이 사실은 동료들에게 꽃밭의 방향과 거리를 알려주는 ‘지도(Map)’라는 사실을 해독했습니다. 이 놀라운 발견으로 그는 1973년 콘라트 로렌츠(19일차)와 함께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교과과정 연계]
중학교 1학년 [생물의 다양성] 동물의 의사소통 방법
고등학교 생명과학 [동물의 행동] 사회적 행동과 통신(춤 언어)


1. 꿀벌의 비밀 식사 초대


꿀벌 한 마리가 꿀이 가득한 꽃밭을 발견하면, 잠시 후 벌통에 있던 수많은 벌 떼가 정확하게 그곳으로 날아옵니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오는 걸까?" 처음에 사람들은 냄새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프리슈는 벌통 안을 관찰할 수 있는 유리벽을 설치하고, 정찰하고 돌아온 벌을 지켜보았습니다. 벌은 들어오자마자 동료들 앞에서 빙글빙글 돌며 이상한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2. 8자 춤(Waggle Dance)의 암호 해독


프리슈는 수천 번의 실험 끝에 이 춤의 규칙을 풀어냈습니다. 그것은 놀라운 수학적 암호였습니다.

춤의 모양: 꿀이 100m보다 멀리 있으면 ‘8자 모양’으로 춤을 춥니다.

방향: 8자의 가운데 허리 부분에서 엉덩이를 흔들며 달려가는 방향이 꽃밭의 방향입니다. (수직선에서 오른쪽으로 30도 틀었다면, 태양을 기준으로 오른쪽 30도 방향에 꽃이 있다는 뜻!)

거리: 엉덩이를 흔드는 속도가 느릴수록 멀다는 뜻입니다. (15초 동안 많이 흔들면 가깝고, 적게 흔들면 멀다.) 작은 곤충이 태양의 위치와 비행 거리를 계산해서 약도로 그려주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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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꿀벌은 색맹이 아니다


당시 학계는 "곤충은 색을 구별 못 한다"고 믿었습니다. 프리슈는 이를 반박하기 위해 파란색 종이 위에 설탕물을 놓고, 회색 종이들 사이에 섞어 두었습니다. 벌들은 정확하게 파란색 종이만 찾아 날아왔습니다. 위치를 바꿔도 파란색만 쫓아갔죠. 그는 꿀벌이 빨간색은 못 보지만(검게 보임), 대신 인간이 못 보는 자외선(UV)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꽃들이 꿀이 있는 곳을 자외선 무늬로 화려하게 표시해 둔다는 것도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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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심화 박스]


원형 춤 vs 8자 춤 : 꿀벌은 거리에 따라 다른 춤을 춥니다.

원형 춤(Round Dance): 꽃이 가까울 때(50~100m 이내) 춥니다. "근처에 있으니 냄새 맡고 찾아봐!"라며 단순히 빙글빙글 돕니다.

8자 춤(Waggle Dance): 꽃이 멀 때 춥니다. "저쪽으로 2km 날아가야 해!"라며 정확한 내비게이션 정보를 줍니다.


[시각 자료 '캡션']


[그림 1: 8자 춤의 원리] 벌집 위에서 벌이 춤추는 각도(A)가, 밖에서 태양과 꽃밭 사이의 각도(A)와 정확히 일치함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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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유리 벌통 관찰] 프리슈 박사가 유리로 된 관찰 벌통 앞에서 색깔 펜으로 벌들의 등에 번호를 표시하며 춤을 기록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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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박스 (TMI 코너)]


색종이 조각: 프리슈는 수천 마리의 벌을 구별하기 위해 벌의 등과 배에 5가지 색깔의 페인트를 점으로 찍어 번호를 매겼습니다. 그의 실험실은 알록달록한 벌들로 가득했다고 합니다.

나치의 탄압: 그는 외가 쪽에 유대인 혈통이 있다는 이유로 나치 정권 하에서 대학에서 쫓겨날 뻔했습니다. 다행히 꿀벌 연구가 식량 증산(농업)에 중요하다는 이유로 간신히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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