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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운 Jan 25. 2024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바뀐다?

파이썬의 시대가 가는 것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는 영어이다. (제2외국어까지 포함했을 때 영어이며, 모국어 기준으로는 중국어) 이놈의 영어를 배우기 위해 대한민국의 유아들은 유치원부터 영어를 배운다. 영어의 위엄을 알 수 있다. 영어 다음으로는 중국어, 스페인어 등이 널리 쓰인다. 최근 'K-어쩌고'의 유행으로 우리말을 배우는 외국인이 많다고 한다. 이걸로 국뽕을 찾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컴퓨터 세상에도 영어, 한국어처럼 소통하기 위한 언어가 있다. 바로 프로그래밍 언어(Programming Language)이다. 개발자들에게는 이 것이 언어이다. 이로 인한 웃픈 짤 하나.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프로그래밍의 역사도 바뀌어간다. 대세인 언어 역시 바뀌어간다는 것이다. 오늘은 그간 접해본 프로그래밍 언어 이야기들로 시작해보고자 한다.






1. 처음 좌절을 안겨준 C언어


고등학교 때 처음 배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C언어였다. 그전에도 프로그래밍을 조금은 배워서인지 문법을 익히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문제는 알고리즘이었다. 처음에는 크게 어렵지 않다. 숫자 정렬, 가장 큰 수 찾기, 구구단 만들기 등. 하지만 점점 문제가 꼬이면 머리가 아파온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사고가 벌어진다. 학생들 수준을 과대평가한 선생님께서 중간고사 시험 문제를 '정보 올림피아드' 수준으로 출제한 것. 평균 점수가 50점이 나오며 학생들이 대거 '가'를 받을 위기에 처한 것이다. 당시에는 절대평가 시스템이라 '수'를 받으려면 90점 이상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재시험을 치고 한 바탕 난리가 났다. 


대학에 와서도 회사에 가서도 C언어는 계속 따라온다. 이후 Java와 같은 언어들이 인기였지만 전통을 가진 C언어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C++은 항시 다룰 줄 알아야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처음 C언어를 배울 때 가장 큰 난관은 바로 포인터(pointer)이다. 


포인터는 C언어의 가장 강력한 기능이지만, 초보자에게는 가장 혼란스러운 개념 중 하나이다. 포인터는 정말 간단히 말해서 메모리 주소를 저장하는 것이다. 포인터를 다루면서 메모리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게 C언어의 장점이자, 사용자에게는 큰 난관이다. 처음 포인터를 배울 때는 정말 이해가 안 돼서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아래 교재는 너무 많이 봐서 낡을 데로 낡은 C언어 교재이다. 십수 년 전에 공부한 흔적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오죽하면 포인터를 희화화하는 짤도 나오겠는가. 


(좌) 학부시절 열심히 공부하던 C언어 책 / (우) 포인터 짤이 웃기면 공대생입니다



2. 대학가니 Java 배워래요


대학 1학년 때는 기초필수 교과목을 들어야만 했다. 미적분학, 일반물리, 일반화학 등을 1년 내 마스터해야 한다. 그리고 함께 하는 기초필수 교과목이 바로 '프로그래밍'이었다. 당연히 C언어를 배우지 않을까 했는데, 바뀌었다고 한다. 1학년들은 모두 Java를 배우는 것으로 커리큘럼이 바뀐 것이다.


Java는 지금도 널리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이다. '객체지향'이라는 개념을 적극 활용하며 프로그래밍 시장을 석권한 것이다. Java는 C언어 대비해서 배우기가 쉽다. 어차피 프로그래밍 언어들의 문법은 철자만 좀 다르지 비슷하다. 게다가 객체지향이라는 콘셉트에 익숙해지면 프로그래밍하기도 쉬워진다. 포인터도 없다.


문제는 환경 설정이다. 처음 Java를 켜서 'Hello, World'를 수행하는데 적어도 하루는 걸렸다. 단순 프린트문을 찍어내는 것이 뭐가 어렵나 할 수 있다. Java는 문법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환경설정이 아주 XX 같다. JDK라는 것을 다운로드하고 환경 변수 설정하고, PATH 설정해서 Java를 실행하는 데까지 한 번에 성공한 사람도 있고 몇 날 며칠을 해도 안 되는 사람도 있다. 개인 컴퓨터 환경이나 기존 설정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바로 Java이다. 



3. 이제 대학 1학년들은 파이썬 배워요


한동안 Java와 C언어가 프로그래밍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맞이해 주는 언어였다. 하지만 대세는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십중팔구 처음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은 파이썬(Python)을 배운다. 우리 학교도 문이과 할 것 없이 1학년 때 파이썬을 기초필수로 배워야 한다. 


이제 대학생 이전에 코딩을 배우는 것이 대세이다.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첫 번째 게임을 프로그래밍하는 데에도, LED 전구를 켜는 실험에도 파이썬을 활용한다. 이렇게 코딩에 재미를 붙여주는데 파이썬이 제격이다. 그들은 파이썬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익히고, 더 고급 언어를 비교적 거부감 덜하게 배울 수 있다. 심지어 파이썬만으로 일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파이썬은 다른 언어 대비 직관적이다. C언어처럼 어렵지 않다. Java처럼 환경 설정을 빡세게 안 해도 된다. 설치만 하면 바로 실행가능하다. 게다가 인공지능을 다루는 언어로 파이썬이 자리 잡았다. 단순히 학습용 언어에서 벗어나 실무에서도 널리 활용되는 것이 바로 파이썬이다. 실제로 2023년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 조사에서 파이썬은 Java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 


프로그래밍 언어 순위 (출처 : IEEE Spectrum)






올해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


파이썬이 왕좌에 오른 후 대세는 굳어지고 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 들은 농담 중 인상적인 것은 '2023년에 가장 있기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영어'라는 말이다


깃허브(GitHub)의 이사인 저스틴 패리스가 한 말이다. 


챗GPT가 등장하며 코딩 시장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이제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움 없이 코딩을 하는 개발자는 거의 없을 지경이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기 위한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도 벌어졌다. 


코드를 관리해 주는 깃허브에서는 언어로 명령하면 AI가 코딩을 해주는 코파일럿(Copil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개발자가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깃허브에 코파일럿이 내장되며, 점차 '쌩코딩'을 하는 사람들은 줄고 있다. 대신 '영어'로 코파일럿에 코딩을 지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에 대한 질문에,

일반인들은 '영어'라고,

개발자들은 '파이썬'이라 답을 했다. 


하지만 이제 개발자들도 같은 대답을 하게 되었다.

 '영어'라고. 


깃허브에서 코파일럿을 활용해 '영어'로 코딩하는 장면 (출처 : 깃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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