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에서 요지(ようじ)란 단어 듣게 된 썰

리조트 직원에게 배운 CEO 마인드

by 최재운

오랜만에 여행 에세이로 돌아왔습니다. 2017년 몰디브로 신혼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쓴 바 있는데요. 아래 링크에 있으니 읽어주시면 감사하지만, 안 읽으셔도 본 글을 읽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



그럼 몰디브에서 들은 "요지(ようじ)" 썰! 풀어보겠습니다.





2017년의 뜨거웠던 여름에 다녀온 몰디브 신혼여행.


그 어떤 수식어를 가지고 와도 당시 봤던 풍광을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바다와 멋진 리조트. 지상낙원이 있다면 바로 여기라고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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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리조트 사진 자랑 ㅎㅎ


앞 선 글에서 몰디브의 자연, 특히 별이 많은 하늘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리조트 이야기를 풀어본다. 몰디브의 리조트는 대부분 시설도 좋지만, 무엇보다 리조트 직원분들이 아주 친절하였다. 그들의 프로페셔널한 응대가 있었기에, 몰디브에서의 휴양은 더욱 편할 수 있었다.


숙소를 관리해 주는 분들, 식당 종업원분들, 버기 운행해 주는 분들, 레저 담당해 주는 분들 등 훌륭한 직원분들이 많았지만, 여기에서는 인상 깊었던 식당 종업원 ‘이베(Ibe)’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리조트의 레스토랑 직원들은 하나하나 다 프로페셔널했다. 하지만 그가 더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래 여러 에피소드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다른 직원들과는 다른 스페셜함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경 사진 찍기 전문가


여행 가면 남는 건 사진이다. 해가 지고 아직 여명은 남아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레스토랑에서의 멋진 사진을 찍고 싶으나 빛이 충분치 않아 사진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이리저리 위치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고 있으니, 그가 다가온다. 우리 두 명 사진을 찍어주겠다면서.


여기까지는 많은 직원들이 해주는 서비스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들고 있는 캐논 카메라를 보더니, 이렇게 찍으면 안 된다고, 캐논 카메라 설정을 조정하여 야경에도 잘 나오는 사진 찍는 법을 알려준다. 아래 왼쪽, 내가 찍은 사진과 오른쪽의 이베가 찍어준 사진을 보니 차이가 확 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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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쑤시개를 다른 나라 말로??


식사를 마치니 그는 우리에게 이쑤시개를 가져다준다. 그런데 이쑤시개를 테이블에 두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여기 요지(ようじ)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듣기 힘든 요지란 말을 이역만리 몰디브에서 듣게 되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그런 우리에게 그는 한국의 나이 많은 사람들이 쓰는 일본어라며, 아마 한국의 젊은 사람들은 요지를 모를 것이라고 덧붙인다. 실제로 와이프는 이쑤시개를 옛 어른들이 부르던 말인 요지를 처음 들어봤다고 한다.


이베가 한국 사람도 모르는 요지란 단어를 알게 된 것은 이전에 방문했던 한국 사람들에게 배워서이다. 그는 이처럼 단순히 서빙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우리가 방문한 리조트의 경우 한국과 일본 사람이 주로 찾는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이 한국말로 인사말 정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별도로 한국어, 일어를 공부하고 있었다. 간단한 말들은 한국말로 던지기도 하고, 처음 듣는 단어는 그 뜻을 물어보기도 하였다. 실제로 우리가 ‘대박’이라는 단어를 쓰며 감탄하고 있으니, 대박이 뭐냐고 물어보는 이베. 대박의 뜻이 'Great'이라고 알려주자, 혼잣말로 '대박대박대박'을 외우며 돌아갔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이베가 이토록 열심인 이유


그의 태도와 행동을 보며, 어딜 가도 성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와이프에게 얘기했더니, 그대로 일러바치는 와이프. 이베는 그 얘기를 듣고 고맙다고 말하며, 본인의 살아온 히스토리를 얘기해 준다.


고향에서 경찰 생활을 하다가, 리조트 미니바 치우는 일로 리조트 생활을 시작한 그. 미니바 치우는 일은 가장 처음 오는 사람들이 하는 일로, 리조트에서 만난 정말 많은 직원들이 이 일을 하고 있었다. 수많은 직원들 중 특출 나게 열심히 일한 그는 관리자 눈에 띄며 빠르게 승진한다. 지금은 리조트에서 가장 좋은 식당에서도 제일 높은 직원으로 일하는 중이라며 은근 자랑까지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이베가 아니다. 그는 나중에 한국이나 일본에서 일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꿈을 위해 한국어와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던 것이다.


헤어지기 전에 이름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를 아냐고 물어본다. 안다고 했더니, 그 발음이랑 거의 비슷하다며 이베라고 본인 이름을 알려주는 센스 :)




여행을 다녀온 지 7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몰디브 신혼여행을 떠올리면 그가 자동으로 떠오른다. 이름은 물어봤지만 이메일 주소 같은 것은 몰라 그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진취적인 자세로 짐작건대, 어디선가에서 본인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산해진미를 맛보는 것도, 천혜의 자연경관을 보는 것도 있지만 여행의 묘미이지만, 귀감이 될 만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신선한 자극을 받는 것 역시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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