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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와 책상사이, 나의 제2인생 ✨

그동안 고생 했어 그냥 그냥 살까.


새로운 시작의 아침 �


연수원 로비는 아침 햇살로 가득 차 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바닥의 나무 패턴을 따라 춤을 추듯 반짝인다. 아침 8시 30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오늘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그들 사이를 지나 교실로 향한다. 70세의 나에게 이 모든 것이 새로운 도전이지만, 설렘도 함께한다. �️


밝은 분위기의 교실에 들어서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50대부터 20대까지, 각기 다른 인생 경험을 가진 이들이 같은 목표를 향해 모였다. 나는 창가 쪽 자리를 선택한다. 옆자리의 60대 여성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열심히 배워봐요. 우리가 제일 열정적이라니까요!"


그녀의 밝은 웃음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30년의 직장 생활을 한 나에게도 이곳은 새로운 학교이고, 나는 다시 학생이 되었다. 책상 위에 펼쳐진 교재와 태블릿, 그리고 다채로운 색상의 필기구들이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자격증과 소파 사이의 줄다리기 �


퇴직 후 3년, 내 서랍 속에는 다양한 자격증들이 쌓여간다. ai관련 자격, 디지털 교육 지도사, 미술 치료 ... 매번 새로운 과정을 시작할 때마다 느끼는 설렘은 여전하다. 하지만 요즘은 종종 의문이 든다. 이 모든 자격증이 정말 필요할까? 아니면 그저 내가 여전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증명이 필요한 걸까? �


"이번 주말엔 쉬세요, 지난주에도 연수받으셨잖아요." 남편의 따뜻한 권유에 나는 살짝 망설인다. 편안한 우리 집 소파와 따뜻한 차 한 잔, 좋아하는 책을 읽는 주말도 분명 매력적이다. 특히 지난 수업 때 새벽까지 과제를 하며 느꼈던 피로가 아직 가시지 않았을 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파에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어쩐지 불안해진다. 지난 주말 종일 TV를 보며 보냈을 때, 저녁이 되자 묘한 공허함이 찾아왔던 기억이 난다. 평생 바쁘게 살아온 내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여전히 낯설다. �️


"오늘 배운 SNS 마케팅 기법, 우리 모임에서 써봐야겠어요!" 수업 후 함께 걸어가며 동료 수강생이 말한다. 그녀도 나처럼 정년퇴직한 교사였다. 우리는 종종 새로 배운 기술을 어디에 써볼지 신나게 계획을 세운다. 지난달에는 함께 배운 영상 편집 기술로 우리 동창회 영상을 만들었다. 서툴지만 모두가 기뻐했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그래, 이것이 내가 계속 배우는 이유다. 새로운 기술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때의 그 성취감,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와 나눌 때의 기쁨. ✨


건강과의 대화, 그리고 균형 찾기 �


오늘 아침,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 의사는 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결과를 설명했다.


"운동 꾸준히 하시나 봐요? 혈압이 작년보다 안정적이네요."


나는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아침 연수원에 오기 전 30분 산책, 주말에는 동네 수영장에서의 수중 운동. 퇴직 후 오히려.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었다. 물론 때로는 무릎이 아프고, 눈도 쉽게 피로해진다. 하지만 그건 70세의 자연스러운 모습 아닐까? �


"선생님, 이번에 배운 스마트폰 건강 앱 써보셨어요?" 젊은 강사의 질문에 나는 자랑스럽게 내 폰을 보여주었다. 걸음 수, 수면 패턴, 심박수까지 기록된 앱을 보며 그가 놀란 눈으로 말했다.


"와, 저보다 더 꼼꼼하게 관리하고 계시네요!"


나이 든다는 것이 항상 쇠퇴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시간이 생기니 오히려 젊었을 때보다 나 자신을 더 잘 돌볼 수 있게 되었다. 건강과 도전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그것이 바로 나의 제2의 인생이다.


우리들의 밝은 내일을 위해 �


지난 주말, 대학 동창들과 모임이 있었다. 대부분 퇴직한 우리는 각자의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누군가는 손주를 돌보며 행복해했고, 누군가는 오랜 취미였던 그림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있었다. 또 다른 친구는 나처럼 새로운 자격증을 따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다양한 선택이지만, 공통점은 하나였다. 우리 모두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고, 삶을 즐기고 있다는 것. �


"인생의 황금기가 지금부터라는데, 맞는 것 같아요. 시간도 있고, 경험도 있고, 이제 뭘 원하는지도 더 잘 알게 됐으니까요." 친구의 말에 모두가 공감하며 웃었다.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적응해가는 우리 같은 노년층, 그리고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는 젊은 세대들.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성장할 때, 우리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


때로는 편안한 소파에서의 휴식을 선택하고, 때로는 열정적인 도전을 향해 나아가는 것.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우리 나이의 특권이 아닐까? 자격증을 따는 것도, 취미를 즐기는 것도, 그저 쉬는 것도 모두 가치 있는 선택이다.


오늘도 나는 내일의 연수원 수업을 준비하며 설렌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즐거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가끔은 그 모든 일정을 뒤로하고 편안한 휴식을 선택할 자유. 이 모든 것이 나의 제2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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