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박 3일의 서울행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펼치는 고군분투의 장면들

교육 일정 자체가 체력적으로 큰 도전이었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아침, 서울행 KTX를 타기 위해 집에서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다. 기차역까지 차로 40분, 그리고 서울까지 기차로 2시간 반. 도착 후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교육장에 도착하면 이미 체력의 절반은 소진된 상태였다.


수요일 첫날은 늘 낯설고 긴장되었다. 앞으로 2박 3일 동안 강행군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왠지 모를 중압감이 느껴졌다. 오전 9시 정각에 시작되는 출석 체크를 위해 8시 40분까지는 도착해야 했고, 지각이나 조퇴는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화장실 외의 강의실 이탈은 비치된 외출증을 작성해주세요. 30분이상 자리를 비우시면 경고가 부여됩니다." 강사의 말에 마치 초등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60대 중반의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때로는 굴욕적으로 느껴졌다.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연속 강의, 1시간 점심 시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강의, 하루 총 7시간의 교육 시간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극도로 피로했다.


5월의 어느 날, 또 다시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하며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온다. 3월부터 시작된 국가자격증 취득 과정으로 이번이 세 번째 상경이다. 10월까지 이어질 이 험난한 여정은 이제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 침대 위에 펼쳐놓은 옷가지들을 하나씩 가방에 넣으며 생각한다. '정말 끝까지 할 수 있을까...'


무거운 배낭에 교재와 노트북, 그리고 3일 동안 필요한 옷가지를 챙기고, 다시 한번 모텔 예약 앱을 확인한다. 매번 자비로 모텔을 예약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도 적지 않다. 이번에는 교육장 근처 '하이 모텔'로 결정했다. 지난번보다 1만 원이나 비싸지만, 교육장과 가까워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잘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3월, 첫 시작의 설렘과 당혹감


3월 초, 처음 국가자격증 교육 과정을 시작했을 때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퇴직 후의 새로운 도전,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라는 자부심도 있었다. 서울행 기차를 타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마음이었다.


첫날 교육장에 들어서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교육생들이 있었다. 약 60명 정도가 넓은 강의실을 가득 메웠고, 대부분은 30~40대였다. 나처럼 60대 이상은 열 명도 되지 않았다. 출석 체크를 마치고 자리에 앉으니, 주변의 젊은 교육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듯했다.


교육 일정표를 받아들고 놀랐다.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중간에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을 제외하면 거의 7시간에 가까운 교육 시간. 심지어 '강의실 이탈 금지'라는 항목이 눈에 띄었다. 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외출증을 작성해야 한다는 규칙이 눈에 들어왔다 난 갈 곳도 없다 모텔로 혼자 들어가는 것도 무서워서 못한다.


첫날 강의는 자격증 소개와 향후 교육 과정에 대한 안내였다. 강사는 자격증의 가치와 취득 후 활용 방안에 대해 열정적으로 설명했지만, 내 머릿속은 이미 빡빡한 일정과 엄격한 규칙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과정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30%의 교육생이 중도에 포기합니다. 하지만 끝까지 남아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들은 정말 값진 성취를 얻게 될 것입니다." 강사의 말이 마치 경고처럼 들렸다.


첫날 밤, 교육장 근처 호텔이라는 이름하는 모텔에 체크인했다. 칙칙한 방에 캐리어를 풀어놓고 침대에 앉아 그날의 교육 자료를 펼쳤지만, 피로감에 눈이 자꾸 감겼다. '이런 생활을 매달 반복해야 한다니...' 처음으로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모텔 생활의 불편함


3월 첫 교육에서 머물렀던 모텔은 교육장에서 도보로 약 20분 거리에 있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선택한 곳이었지만, 결국은 매일 아침 서둘러 준비하고 빠른 걸음으로 이동해야 했다. 모텔 방은 생각보다 좁고 냄새가 났으며, 예민한 난 한 숨도 자지 못했다.


화장실은 깨끗했지만 화장실안의 대형 유리가 깨져 있어서 무서웠다. 매일 오후 5시의 교육이 끝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모텔로 돌아와 간단히 씻고 바로 잠들지 못하고 눈만 멀뚱 거리며 밤을 보냈다. 다음 날 수업 준비와 복습을 하려는 계획은 항상 피로감에 밀려 실행되지 못했다.


4월 교육 때는 다른 모텔을 예약했다. 이번에는 교육장에서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선택했지만, 그만큼 가격도 비쌌다. 방 컨디션은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집에서 누리던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가 너무 딱딱해 잠을 설치게 했고, 칙칙한 냄새는 여전히 참기 힘들었다.


가장 불편한 점은 식사 문제였다. 아침은 간단히 컵라면이나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해결하고, 점심과 저녁은 교육장 근처 식당에서 먹었지만 매번 메뉴를 고르는 것조차 고민이었다. 집에서는 잘 챙겨 먹지도 않던 밥을 왜 갑자기 챙기는 나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매달 자비로 모텔비를 지불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2박 기준으로 10만 원 정도가 들었고, 거기에 식사비와 교통비까지 더하면 한 달에 교육비 외에도 약 25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퇴직 후 고정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지출이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5월, 새로운 다짐


이제 5월, 세 번째 교육을 앞두고 있다. 어제 저녁부터 짐을 꾸리고, 내일 아침 일찍 서울행 기차를 탈 예정이다. 이번에는 박 선생님과 같은 모텔을 예약했고, 저녁 식사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여전히 마음은 무겁지만, 3월과 4월에 비해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다. 이제는 교육장 분위기에 적응했고, 같은 처지의 동료들도 생겼다. 모텔 생활의 불편함은 여전하지만, 그에 대한 대처 방법도 조금씩 터득해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 대신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배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교육 내용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용어들이 이제는 이해되기 시작했고, 자격증의 실제 가치와 활용 방안에 대한 그림도 조금씩 그려지고 있다. 비록 10월까지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작은 성취감도 느낀다.


서울역에서의 만남, 동료 의식의 발견


지난 4월 교육 마지막 날, 서울역에서 우연히 몇몇 교육생들과 같은 기차를 타게 되었다. 역 내 카페에서 함께 커피를 마시며 나눈 대화는 특별한 위로가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자격증 하나 따려고 시작했는데, 이제는 이 과정을 통해 만난 분들 때문에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50대 후반의 최 선생님의 말에 모두가 공감했다.


"맞아요. 저도 첫 달에는 정말 그만두려고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같은 처지에서 서로 의지하며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되네요." 내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날 서로의 연락처를 교환하고, '자격증 도전자들'이라는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이제는 교육이 없는 날에도 서로 안부를 묻고, 공부 자료를 공유하며 격려하는 관계가 되었다. 이런 동료 의식이 매달 서울행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있다.


가족의 이해와 지원


이 과정을 계속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의 지지다. 매달 내가 서울로 올라갈 때마다 아이들은 모텔 생활이 주는 불안감을 덜어주려고 노력한다 꼼꼼하게 짐을 챙겨주고 보온병에 따뜻한 차를 담아주고, 손수 만든 간식도 넣어준다.


엄마 "힘들면 포기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할 수 있다면 끝까지 도전해보세요. 아이들의 응원은 큰 힘이 된다. "엄마 멋져요." 이런 말들이 힘들 때마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현재. 세 번째 교육을 앞두고


내일이면 5월 교육이 시작된다. 여행 가방에는 이미 필요한 물건들이 대부분 채워졌다. 이제는 짐을 챙기는 것도 익숙하다.


여전히 교육 과정은 힘들고, 매달 2박 3일 모텔 생활의 불편함은 크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낀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기쁨,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나누는 유대감, 도전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 이 모든 것이 힘든 여정을 견뎌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10월까지 앞으로 6개월이 더 남았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이미 지나온 두 달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확인받아야 하는 엄격한 교육 환경과 자비로 해결해야 하는 모텔 숙박...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10월에는 당당히 자격증을 손에 쥐고 싶다.


침대 옆 작은 책상에 앉아 내일 교육을 위한 예습을 하며 생각한다. '끝까지 해보자. 포기하지 말자. 10월이면 끝이다.'


가방 속 작은 메모장에 적어둔 문구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시작이 반이라면, 끝까지 가는 것이 나머지 반이다. 10월까지, 포기하지 말자."


이제 자리에 누워 내일을 위한 휴식을 취하려 한다. 서울행 기차 시간은 아침 6시 10분. 또 한 번의 2박 3일이 시작된다. 나에게 질문과 강제 답을 하게 한다.

" 끝까지 완주 할 수 있지 중간의 시험과 강의 시연 테스트도 열심히 준비할 수 있는거지"

난 할 수 있다!!!!


나에게 하는 다짐, 10월까지의 약속


내일 아침, 또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 오르기 전에 또다시 나 자신과 약속한다.


"10월까지 끝까지 가보자. 중간에 포기하지 말자."


매달 2박 3일, 자비로 모텔을 잡아가며 이어가는 이 여정은 분명 쉽지 않다. 화장실 가는 것조차 확인받아야 하는 엄격한 환경, 빡빡한 일정, 밀려드는 과제와 시험... 모든 것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우는 것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다. 끈기, 인내, 자기 극복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있다. 퇴직 후 삶이 그저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성장하고 도전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깨달음이 소중하다.


밤늦게 모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이번 달도 잘 버텨보자. 내일은 또 다른 배움의 날이다.' 교재를 펼치며 졸음과 싸우는 눈을 비비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작은 희망과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다. 10월이 끝나고 자격증을 손에 쥐게 될 그날을 상상하며, 오늘도 한 페이지를 더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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