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체력사이에서 방황하는 60대

하루종일 약과 침대를 오가면서 느켰던 무기력감을 누군가에겐 말하고 싶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창문 너머로 햇살이 들어온다.

시계는 이미 9시를 가리키지만 나는 여전히 침대 위에 누워있다. 젊은 시절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상이다. 출근 시간에 맞춰 부산하게 움직이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진다.

"오늘은 꼭 일어나서 산책도 하고, 도서관에도 가야지."

어제 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다. 하지만 아침이 되자 이상하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열정은 넘치는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이 괴리감. 퇴직 후 일상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이것인지도 모른다.

침대와 약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하루가 저물어간다. 창가에 앉아 바라본 하늘은 이미 저녁의 색으로 물들어 있다. 아침에 계획했던 일들은 하나도 이루지 못한 채 12시가 훌쩍 넘어버렸다. 이제야 컴퓨터를 켜고 있는 내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세월이 아쉬운 걸까? 아니면 내가 욕심이 너무 많은 걸까? 이제 막 60대에 접어든 나는 방황 중이다. 젊은 시절처럼 모든 것에 열정을 쏟아붓고 싶지만, 체력은 예전 같지 않다. 조심스럽게 달려가자니 마음이 허락하지 않고, 욕심대로 달려가자니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불쑥불쑥 찾아오는 우울감이 나를 힘들게 한다. "이제 뭘 해야 하지?"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런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한때는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바쁘게 살았는데, 이제는 그 자리가 사라졌다. 퇴직 후 새로운 일상을 그려왔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열정과 체력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나의 모습이 때론 서글퍼진다.

하지만 오늘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는 것만으로도 작은 승리가 아닐까? 오늘 하루 계획한 일을 모두 하지 못했더라도, 지금 이 순간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사실 우리 인생의 속도는 각자 다르다. 청춘의 질주가 끝났다고 해서 인생의 여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단지 속도를 조금 늦추고, 다른 풍경을 바라볼 시간이 생긴 것뿐이다.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되, 열정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금은 그 열정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지혜가 필요한 때다. 하루에 모든 것을 다 해내려 하기보다, 가장 중요한 한 가지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방황하는 60대, 그 길의 끝에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까?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열정의 방향을 재설정하며,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살아가는 법. 그것이 우리 세대가 찾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싶다.

내일은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고, 작은 산책부터 시작해볼 생각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작은 발걸음. 그것이 지금 내게 필요한 변화일 테니까.

무언가를 성취하는 삶에서 무언가를 음미하는 삶으로의 전환. 퇴직 후의 일상은 그런 의미가 아닐까? 체력과 열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여정. 그 과정이 때론 혼란스럽고 우울할지라도,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성장의 시간이라 믿는다.

우리에게는 아직 시간이 있다. 60대의 방황이 70대의 지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자. 체력의 한계를 인정하되 열정은 결코 놓치지 말고.


나에게 보내는 편지

사랑하는 너에게,

열정과 체력 사이에서 방황하는 너에게 작은 위로를 보내고 싶어. 인생의 모든 시기에는 각자의 아름다움과 도전이 있어. 퇴직 후의 시간은 새로운 시작의 기회이고 도전의 시작이야

.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실망하지 마. 대신 너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활용할 방법을 찾아보자. 무리하게 모든 것을 한 번에 하려 하지 말고, 작은 목표부터 시작해. 오늘 15분 산책, 내일은 20분. 점진적인 변화가 지속 가능한 행복을 가져다 줄 거야


우울감이 찾아올 때는 그것을 부정하지 말고, 잠시 그 감정을 토닥 토닥 해줘. 그리고 주변의 작은 기쁨에 집중해 봐. 창문 너머 하늘의 색깔, 따뜻한 차 한 잔의 향기, 오랜 친구와의 통화.


넌 여전히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직장에서의 역할이 끝났다고 해서 인생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야.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너의 경험과 지혜를 나눌 시간이야. 봉사활동, 취미 모임, 또는 손주들과의 시간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 새각해봐 너가 무얼 하고 싶었었는지.


체력과 열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은 시간이 필요해, 때로는 넘어지고 좌절할 수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나 한 걸음씩만 나아가자. 너의 인생은 여전히 써내려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걸어가자. 너의 모든 여정을 응원할께.

사랑해 많이 아주


희망을 품고, 미래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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