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호칭, 그러나 식지 않는 30대의 심장
시장 어귀나 식당 문턱에서 등 뒤로 날아와 꽂히는 "아줌마!"라는 외침에 나는 가끔 걸음을 멈춘다. 나를 부르는 소리인 줄 알면서도, 고개를 돌리기까지는 여전히 약간의 지체 시간이 필요하다. 거울 속의 나는 분명 그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세월의 나이테를 입고 있는데, 내 안의 '나'는 여전히 빳빳하게 풀을 먹인 하얀 셔츠처럼 팽팽하기만 하다. 이제는 '아줌마'를 넘어 어느덧 '할머니'라는 더 거대하고 완고한 생의 절벽이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안다. 물리적인 숫자는 이미 그 경계선을 넘보며 나에게 뒷방으로 물러나 앉으라 종용한다.
하지만 기이한 일이다. 세상이 정해놓은 생애 주기표에 따르면 나는 이제 노년의 완숙미를 논하며 정적인 삶을 살아야 마땅하거늘, 내 안의 엔진은 도무지 속도를 줄일 줄 모른다. 내 영혼의 조도를 체크해본다면, 그것은 아마도 가장 치열하고 뜨거웠던 30대 초반의 어느 여름날에 고정되어 있을 것이다. 무언가를 새로 배우고, 밤을 새워 글을 쓰고, 세상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내고 싶어 안달 난 그 시절의 청년이 여전히 내 몸이라는 낡은 집 안에서 펄펄 뛰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곱게 늙어가는 할머니"를 기대할지 모르나, 나는 그들의 기대를 기분 좋게 배반하며 매일 아침 '서른 살의 감각'으로 눈을 뜬다.
이 괴리감은 나를 당혹스럽게 하기보다 오히려 나를 깨어 있게 만든다. 무릎이 조금 시큰거리고 눈앞의 글자가 흐릿해지는 생물학적 한계는 올지언정, 새로운 문장을 만났을 때의 지적 희열과 출판이라는 모험을 감행할 때의 전투력은 서른 살의 그것보다 훨씬 날카롭고 정교해졌다. 63세라는 숫자는 나에게 더 이상 쇠퇴의 징후가 아니다. 그것은 30대의 뜨거운 열정에 숙성된 지혜를 덧입힌, 가장 완벽하고도 강력한 '제2의 청춘'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할머니'라는 호칭이 내 발목을 잡지 못하도록, 30대의 보폭으로 세상이라는 운동장을 힘차게 가로지른다. 내 심장은 여전히 청춘의 박동을 기억하며, 그 박동은 내가 펜을 놓지 않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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