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교정, 더 낯선 아이
내 인생의 궤적은 참으로 묘한 곡선을 그리며 흘러왔다. 사범대학을 졸업하던 그해, 내 손에는 빳빳한 교사 자격증이 쥐어져 있었지만 발길은 운명처럼 공직의 길로 향했다. 안정이라는 이름의 성벽 안에서 수십 년을 공직자로 살았고, 남들은 이제 은퇴 후 안락한 의자를 찾을 나이에 나는 장롱 깊숙이 밀어두었던 그 빛바랜 자격증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렇게 교단에 선 지 벌써 3년. 퇴직 후의 삶은 나에게 '시간강사'라는 새로운 명찰을 달아주었고, 나는 기꺼이 그 부름에 응하며 인문계 사립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의 입시 전쟁터 한복판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새롭게 발을 들이게 된 곳은 전문공업고등학교다. 교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공기의 질감이 달랐다. 인문계 고등학교의 공기가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처럼 서늘했다면, 이곳의 공기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뜨겁고 투박했다. 60대의 나이에 다시 마주한 교정은 내게 묻는 듯했다. "당신은 정말 이 아이들의 선생이 될 준비가 되었는가?" 사범대 시절 꿈꿨던 낭만적인 교실의 풍경은 이미 안개 너머로 사라진 지 오래였다. 공직 생활 내내 잊고 지냈던 내 안의 교육자적 본능이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 것일까, 아니면 인생의 또 다른 거대한 파도가 나를 시험하러 온 것일까. 설렘보다 먼저 가슴을 친 것은 묵직한 책임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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