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숫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허기진 사람들 이야기
어떤 이들이 말한다.
1. "당신이 가난한 건 당신이 무능하고 게으르기 때문입니다."
2. "우리가 가난한 건 아직 이 나라 전체가 충분히 부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언제나 같다. “우리는 더 참고, 더 일하고, 더 고통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말을 1945년 해방 직후에 들었고, 6.25 끝난 직후에도 들었고, IMF 때, 코로나 때도 들었다. 그러면 묻자. 대체 언제쯤이면, 우리가 “배불리 먹어도 괜찮은 시기”가 되는 건가?
근대 산업혁명 이래, 인류 전체의 부는 매번 우상향을 해왔다. 기술의 발전과 자본주의의 결합이 인류의 생산능력을 어마무시하게 폭증시키기 때문에, 일부 극심한 천재지변 내지 국가 간의 총력전이 발생했을 때를 제외하면 '인류 전체의 부'는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물가여부를 감안한 PPP지수(구매력 평가지수)로 보았을 때, 2020년 인류는 1990년 인류보다 6배가량 더 부유해졌다. 1인당 평균으로 감안할 경우 4배. 한국은 같은 기간 같은 기준 4배가량 더 부유해졌다. 1인당 평균으로 감안할 경우 3.3배. 다시 말 하지만 '전체'는 절대 가난해지지 않았다.
그럼 이 지점에서 질문을 해 보자. 당신은 지난 30여 년 동안 자신이 3배 이상 부유해졌다고 느끼는가?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해 보인다. 우리는 부유해지지 않았고 '전체'만 부유해졌다. 지구 전체는 '더' 가난해지지 않았고 오히려 매 해 더 부유해졌지만 그저 당신과 내가 여전히 가난할 뿐이다.
1960년대 세상에는 최상급 귀족 부자들에게 적용되는, 거의 90%에 달하는 미친 세금들이 있었다. 영국에선 최고 98%(!!)까지 가능했었고(부자가 100을 벌면 2만 가져가고 98을 국가가 가져간다..), 한국도 박정희시대 70%대의 부유세가 있었다. 각국의 정부는 그렇게 재물들을 거두어가 공공을 위해 활용했고 다수의 국민들이 그 과실을 받아먹었다. 그런데 1980년도에 들어서며 세상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다.
"왜 부자가 노오오력해서 정당하게 얻은 재물을 국가가 강탈해 사회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밥벌레 버러지들에게 공짜밥으로 뿌려버리는가! 이는 정당하지 못하다!"
"그냥 각자의 능력만큼 각자가 알아서 살아가는 사회가 도덕적으로도 정당하고 옳다!"
바야흐로 신자유주의의 등장이다.
그와 함께, 90%에 치달았던 각종 세금들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아예 사라지거나, 혹은 50% 이하선으로 내려가거나. 그리고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1960년, 세계의 상위 1%는 전체 GDP의 10%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0년 '이들'은 20%가량을 차지한다. 한국은 어떨까? 1996년, 한국의 상위 1%는 전체 GDP의 6%만을 차지했다. 그리고 2020년, '그들'은 12%를 차지한다. 최상위 소수의 경제적 영향력은 그렇게 곱절로 늘어났다.
지금까지는 '소득'을 기준으로 이야기 한 것이다. 하지만 ‘자산’은 '소득'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이를테면 한국의 경우 자산 지니계수는 소득 지니계수의 2배에 육박한다.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평균은 상위 1%가 끌어올린 왜곡된 숫자가 된다. 불평등이 심해질수록 '평균'은 '진실'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3배 이상 더 부유해졌다."라는 도표의 수치는 하루하루 생존을 버텨나가는 우리들에게 전혀 와닿지 않는다.
“국가가 가난하다”는 말은 거짓이다. 여러분들이 게을러서 가난한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가 그 부의 배분에서 배제되었을 뿐이며
"당신의 나태함과 공동체 전체의 가난 때문에 더이상 당신에게 내어줄 몫이 없다."라고 우리의 귓가에 끝없이 읊조려온 어떤 이들이 있었을 뿐이다.
자, 우리는 "전체가 너무 가난해서 당신에게 줄 몫이 없다."라는 저들의 말을 언제까지 들어주어야 하는가? 당신을 배제한 ‘전체’를 위해 언제까지 당신의 굶주림을 합리화해 줄 것인가?
“유사 이래 최초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자녀 세대의 등장.”
이건 극좌의 프로파간다가 아니다. 지표가 말하고 현실이 증명한다.
+아래 짤방 :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 지피티는 '절대적인 정답'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용자(박세환)의 입장을 정리해서 거울처럼 보여주는 것뿐이죠. 고로 지피티가 말 한 저 이야기는 '절대적 진리'가 아닌, '박세환의 좌파경제 개인의 견해'에 더 가까울 것입니다.
"그저 박세환 개인의 견해를 정리한 것"의 옳고 그름은 여러분 각자가 판단하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