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흔들리는 감정을 더 이상 드러내면 안 됩니다!
적어도 내일까지는 이재명과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추가글 안 쓰고 넘어가랬는데, 결국 또 지른다.
박세환이 최종적으로 누굴 찍었을까 메롱메롱 장난질을 한다 한들, 차피 대권을 잡을 확률이 가장 높은 유력 후보가 누구인지 만큼은 대한민국 모두가 알고 있다. 설령 '그'를 좋아하지 않는 이라도 말이지. 바로 그렇기에, 그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하나는 단순한 개인의 감정 반응이나 소소한 설전이 아니다. 그것은 앞으로 수천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칠 대한민국의 미래, 그 윤곽을 비추는 정서적 거울이 된다. 바로 그런 사람에게, 사람들이 좌우를 넘어 공통적으로 바라는 부분은 어떤 것일까?
종말이 오네마네하는 이 험난한 시기에 수천만의 삶을 어깨에 짊어지고 나아갈 지도자라면 기본적으로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의젓해야 한다. 손쉽게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그런 무게감이, 사람들이 지도자에게 가지는 '신뢰'가 된다.
정치공학으로 점철된 썩은 정치가니 뭐니 해도, 문재인은 최소한 대중에게 ‘그런' 이미지를 심는 데에는 성공했던 사람이었다. 특전사 출신이라는 이력, 완전군장을 메고 있는 사진 한 장, 굳게 다문 입과 절제된 표정. 그는 의젓한 리더의 틀을 '연출'해냈다. 그렇다면 이재명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이준석 도발 사건 하나를 보자.
그 사건을 바라보면서 '차기 유력 지도자'가 보여야 했던 최적의 반응은 무엇이었을까?
“이거 젊은 친구 치기가 너무 심하구먼. 허허.”
이른바 “태연한 지도자”의 모습. 정서적으로 단단한 사람이 취할 수 있는 반응.
토론 이후 겉으로는 허허 웃으면서 욕지거리 개싸움은 '아랫것들'에게 넘기면 됐다. 그렇게 넘긴 후 이준스가 '실제로' 담그는 건 대권 잡은 다음에 명태균 엮건 어케어케 처리할 수도 있겠지. '그 바닥'에 그런 거 하는 전문가가 한둘이던가? 그럼 준스가는 개싸움 하겠답시고 그냥 지혼자 몸에 똥 처바르면서 쌩쑈 떨다가 알아서 자폭하고 망한 멍충이로 끝나는 거고ㅇㅇ
그런데 지금 민주당은 어케 반응하고 있지?
'그 발언'으로 사과를 하라!
'그 발언'으로 사퇴를 하라!
'그 발언'으로 제명시키겠다!
'그 발언'으로 고발장 작성했다!
'그 발언' '그 발언' '그 발언' '그 발언'
... 이러면 사람들이 뭘 떠올리게 되지? 이재명 아들을 떠올리지 않을까? 이재명 아들이 했다던 그 발언을 다시 떠 올리지 않을까? 카리나를 떠 올리지 않을까? 생식기를 떠올리고, 젓가락을, 찢내마내하는 표현을, 다시 한번 떠 올리게 되지 않을까?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을까? 민주당이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 그랬으니까! 이거 완전히 이준석이 계획했던 방향 아니야? 너랑 나랑 링에서 똥칠하다 같이 망하자!
막말로 지금 이준스가 입장에서 당신들이 '이러는'게 더 무서울까?
아니면 겉으로는 태연한 척하다가 뒤로 명태균 엮어서 날리는 플랜이 더 무서울까?
이준석은 내심 '어떤 반응'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그 사단'을 기획했을까??
왜 50% 짜리 후보가 10% 따리 후보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는 모습을 보이지? 왜 이준스가 차린 똥칠 페스티벌에 민주당과 당신이 자발적으로 참가 중인거지?
그리고 최종 하이라이트 저 글. 짤방의 저 글은 예언인가? 이준스가는 단일화 안 한다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는데, 지레짐작으로 "쟤는 분명 단일화 할거야. 왜냐면 원래 그런 놈이거든!"
이제 이준스가 끝까지 완주한다면, '저 예언'을 한 사람은 뭐가 되지? 그리고 그런 발언을 했던 사람의 신뢰는? 기억하자. 정치는 말의 누적이다.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간이다.
자식 건든 건 선 넘은 거고 이준스가 인성 X 빻은 거 맞아요. 그런데 '지금' 후보님은 자식이 준스가한테 공개모독을 당한 게 아니라 아예 이준스가한테 납치를 당했어도 웃으면서 태연하게 있으셔야 합니다. 그게 대통령이니까요. 그게 오천만을 책임지는 리더의 모습이니까.
반복하는 말이지만 지금은 종말이 온다만다하는 그런 시대이다. 트럼프? 이준석보다 더해. 오천만이 아니라 팔십억이 보는 앞에서 상대국 정상을 조롱모독하는 걸 밥먹듯이 해대는 미친 인간이다. 바이든이 왜 '날리면' 됐지? 토론에서 트럼프가 바이든의 자식을 건드렸고 거기서 바이든이 감정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이 나오니까 사람들은 다시 나라의 운전대를 잡기엔 바이든이 너무 늙었다고 여겨서야. 근데 지금 이준스가한테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지도자'가, 훗날 트럼프 앞에 선다면 어떻게 될까?
많은 이들이 '유력후보 그'를 두려워하는 이유. 일부 행보에서 보인 그의 태도가 너무 폭력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지. 근데 단순히 '폭력적'이라는 표현은 정확한 지적이 아니다. 정말 정확한 표현은, 종종 정서적으로 불안해 보인다는 것이다.
분노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폭발할지 알 수 없다는 거.
너무 강해 보여서가 아니라, 반대로 약해보이기 때문이다.
그게 '그의 통치를 받게 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거야. 사람들은 폭력적인 리더보다 예측 불가능한 리더를 더 싫어하니까. 국민은 일관된 지도자를 원하지, 즉석 떡볶이 같은 정서를 지닌 자가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게 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는 이미지고, 이미지는 누적된 감정의 무게로 만들어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에게 지금 필요한 건 섣부른 반격, 무모한 어택땅이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눈에는 눈’이 아니라 “나는 지도자다”라는 태연한 무게감이다.
대통령의 마음은 그 의자보다, 청와대 추춧돌보다도 더 무거운 돌덩이여야만 한다. 그것이 없는 자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