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인간에게 가혹하고 힘겨운 곳이어야만 해!"

논리적으로는 모순인 게 정서적으로는 모순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by 박세환

경제적으로는 정부의 통제가 없는 무한한 자유를 주장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가장 억압적인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로망을 표출하는 일부 우익우파들의 태도는 민주진보들이 가장 책잡기 좋아하는 약점으로 여겨진다. 논리적 모순이라는 거지. 하지만 전에도 언급했듯 애초에 인간이 정치적 성향을 결정하는 계기는 논리가 아니라 정서이다.(당연히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애초에 정서로 돌아가는 판이지 논리로 돌아가는 판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의 '논리적 결함'을 비집고 들어가 놀려먹는 행위는 일시적 만족감을 제공해 줄지언정 이해 내지 설득, 공존이란 측면에선 그리 의미 있는 행위가 아니다. 단순히 상대를 놀려먹으며 일시적인 쾌감을 얻는 걸 넘어서 진정으로 상대방을, 더 나아가 이 정치세계가 돌아가는 그 생리를 이해하고 싶다면, 논리가 아닌 정서를 파고들어 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 더 쓸모 있는 학문은 논리학보단 심리학일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사람은 논리가 아닌 정서로 정치적 신념을 정한다는 명제는 대상의 지적 수준에 따라 참 거짓이 갈리는 명제가 아니라는 게 나의 입장이다. 그저 많이 배운 이는 자신의 '감정'에 학술적 논거를 떡칠해서 마치 그럴싸한 논문을 제시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데 능하고, 배운 게 없는 이는 그런 '스킬'을 사용할 수 없기에 자신의 감정적 입장이 원색 그대로 노출되어 손쉬운 조롱 먹잇감이 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럼, 경제를 논할 땐 국가개입 없는 무제한의 자유를 말하다가 정치체제를 논할 땐 무자비한 국가권위를 긍정하게 되는 그들의 '근원 정서'에는 무엇이 있을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나 역시 이를 완벽히 설명하긴 어렵겠지만 그럼에도 과거 대안우파시절 나를 기반해 유추를 해 보자면..




fb3ee7ad-e5fd-4d1a-a4a8-8436f58d6569.jpg


어느 우익우파가 경제를 논하며 "정부의 개입을 철저 배제하고 순수 시장원리에 의한 극단적 경쟁을 추구해야만 해!"라고 말할 때, 그는 그러한 체제가 경제적 약자 노동계급 다수에게 매우 가혹할 것임을 잘 안다.

또 어느 우익우파가 정치체제를 논하며 "정부는 무제한의 권위를 가져야 하며 말 안 듣는 시민새끼들은 마구 잡아 처넣고 고문하고 총살하고 그러해야만 해!"라고 말할 때, 그러한 체제가 많은 시민 대중들에게 매우 가혹할 것임을 잘 안다.


그러한 시스템이 '많은 인간들'에게 매우 가혹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란 말이다. 오히려 반대로, '알아서' 하는 말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내면 심리에는, 이 세상이 인간에게 너무 친절하기만 해선 안된다는 근원정서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근원정서 하에서, 각 사안마다 '인간에게 더 가혹해 보이는' 안건들만 취사선택 하려 하기 때문에 서두에 언급한 '저런 현상'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것이다.


'인간'을 향한 불신과 원망. 이것이 오랫동안 반복 언급해 온 우익우파 특유의 위악심 구조인데, 이는 많은 경우 삶의 경험을 통해 축척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인간'이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칭하느냐 하는 부분도 논해볼 여지가 많겠으나 일단은 여기까지만ㅇㅇ


maxresdefault.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꿈도 희망도 없이 오직 죽어갈 뿐인 어느 우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