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비난하는가
미국 서방식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그 구성원들에게 행복을 약속하고도 이를 제대로 실현시키지 못했다 한들
애초에 서방식 질서가 말하는 인간의 행복이라는 게 실속이 없는 간판이며 선거철때만 남발되는 공수표에 불구하다 한들
인간에게 왕조 내지 황실, 특정 종교의 신에게 예속된 상태를 강제하면서 개똥이 쇠똥이들에게 스스로의 행복을 요구할 권리조차 용인해주지 않았던 전근대적 체제보다 우월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이야기이다.
때문에 어떤 신적이고 고결한 무언가를 숭배하며 인간을 '그 숭고함을 위해' 소모되고 희생되어 마땅한 제물즘으로 치부하는 어떤 체제에서, 미국 서방식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해 "인간의 행복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했다."라는 빌미로 비판한다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비판은 '인간의 행복'이라는 '지극히 세속주의적인' 총론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 입장에서나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고로 사회주의 진영에서는 가능한 비판이 될지언정, 전근대적 체제로의 복고를 추구하는 일부 극우 대안우파 진영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자기모순적인 논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