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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Jan 31. 2023

"난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세력이 약하면 전선을 줄여야지 왜 늘리려 해

국민의힘에서 최고위원에 지원한 Orc 모 여인으로 또다시 온라인 공간이 시끌시끌하다. 이 Orc 모 여인 이슈와 더불어 안페세계에서 종종 나오는 어떤 불만 한 점을 논해보고자 한다.


"요즘 젊은 여성들 세계에선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긴 한데..]라는 값싼 수식어 하나로 면죄부를 사려고 드는 같잖은 시도들이 너무 많이 일어납니다. 평소 언행들 보면 그냥 페미니즘 페미니스트 빼박인데도 그저 [하지만 난 페미니즘까진 아니야.]라는 알량한 수식어 하나로 손쉽게 면죄를 시도하려는 거죠. 더 이상 [페미니즘은 아니래잖아.]라는 알량한 면죄는 안됩니다. 이제 이런 여자들도 하나하나 좀 따지고 들어가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진 이 견해에 대해 딱히 내 의견을 밝히지 않았었는데, Orc여인 이슈를 맞아 용기를 내어 입장을 밝혀보고자 한다. 내 입장은 이거다. "NOPE"




촉한 정통론의 입장에서 원론적으로 따지자면 오나라 손 씨 일가도 위나라 조 씨 일가와 다를 바 없는 역적들이다. 오직 정당한 황가는 한조의 유 씨 가문뿐이어야 하는데, 오나라 손 씨는 위나라 조 씨처럼 칭제를 함으로써 한조의 정통성을 욕보였으니 말이다. 심지어 동맹의 신의를 저버리고 배신을 해 관우를 죽이고 형주를 강탈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이 원한만큼은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촉한의 명 승상 제갈공명은 그럼에도 끝까지 촉오동맹을 고집했다. 오나라가 저지른 폐악질을 몰라서 그랬을까? 


물론 제갈량의 형이 오나라에서 큰 대감님으로 계시는 현실이 촉오동맹 고수라는 제갈량의 입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내가 무엇이었건, 어쨌든 둥 '당시' 촉한의 입장에선 미우나 고우나 오나라와의 동맹이 필수적이었다는 게 삼국지를 논하는 모든 이들의 중론이기도 하다.



전체 천하에서 위나라의 국력 지분이 70%에 치닫는 상황인데 남은 30%를 두고 촉과 오가 개싸움을 벌이는 건 서로에게 득 될 게 없는 폭망 전략이기 때문이다.    


당시 양측이 맺었던 협정문(?)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고 한다.


1. 먼저 위나라부터 조져서 천하를 촉과 오로 양분한다.

2. 그 다음은 그때 가서 생각한다.


그래, 이게 사실 전략적으로 현명한 처사였다.




안페 수뇌부 우리들끼리는 맨날 하는 이야기 있잖아. 페미들의 목소리가 '초큼' 줄어들었다 해서 페미가 완전히 소탕된 건 절~~~ 대 아니라고. 그들은 결코 패배하지 않았고, 사실 패배한 적도 없다. 각종 온라인 검열은 여전히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며, 인권교육이라는 빌미로 페미니스트 강사들에게 세금 밥그릇을 차려주는 관행도 끄떡없이 진행되고 있다. 결정적으로 여가부가 여전히 건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문제가 되는 건 패배한 적이 없는 페미니즘 위나라가 벌써 패배해 다 망하기 직전인 양 멋대로 여기며 벌써부터 마음을 풀고 느슨해지고 있는 안페 이대남들의 우유부단함인 거지.


그래, 맞아! 젠더이슈 시장에 있어서 페미진영은 여전히 70% 이상의 세력을 가지고 있다. "나는 페미니즘에 반대합니다."라는 목소리는 여전히 공식 매스컴을 탈 수 없다. 페미니즘은 '여전히' '공식적으로 옳은 사상'이라는 타이틀을 쥐고 있으며, 이 타이들을 단 한 번도 빼앗긴 적이 없다. 


이 상황에서 안페진영은 기껏해야 15% 정도의 목소리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럼 남은 15%는? 갸들이 바로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긴 한데.."라는 수식어로 남자애들이랑 잘 지내보고파 하는 그 젊은 여자애들인 거다. 페미니즘과 이대남 안페 사이에서 눈치 보는 애들.


이 상황에서, "느그들이 그 X 같은 '여자'언행 못 버리면서 그저 [난 페미는 아냐~]라는 알량한 워딩 하나로 '우리'에게 수용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라고 따지고 들면 '갸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간단하지. 촉오동맹은 어차피 불가능하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위나라랑 공식 동맹 체결하고 형주로 처 들어가 관우 모가지를 따 버리려 하겠지!





착각하지 말자. 촉나라는 자체 국력으로 위나라는 커녕 오나라 하나조차도 좌지우지할 수 없는 최 약소 세력이다! 


"따지고 보면 너도 한 황실을 부정하는 역적이고 관우의 원수잖아!"라는 가타부타는 최소한 촉나라가 '오나라정도는' 충분히 압도할 정도로 강해지고 난 다음에야 제시해 볼 수 있는 무언가라고. 최소한 서량지역을 석권하고 장안 정도는 확보한 다음에야 해 볼 수 있는 모험 같은 거라 이 말이다.

다시 말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그 정도 세력이 못된다.


지난번 안산 전투 때도 그렇고, 안페 애들은 종종 자신들의 국력(?)을 너무 과신해. 그러다가 러시아꼴 나는거ㅇㅇ


+이것과 별개로 그 Orc여인은 느그들이 구워 먹건 삶아 먹건 그냥 마음대로 처리하세요ㅇㅇ 



++위 짤은 삼국지연의 최악의 장이라는 이릉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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