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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환 Feb 19. 2024

'개혁보수'는 이대로 끝나게 될까??

'우익우파 반란'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

명낙대전으로 시끄러웠던 민주진보와 이준석으로 파동을 겪은 우익우파는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필자가 누차 반복해 왔듯, 민주진보 사람들은 이념적 정서적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대부분 4050 민주화-X세대에 밀집되어 있으며, 토착왜구 소탕하고 우리 노무현-조국 선생님의 한을 풀어드리자는 이야기에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지는 이들이다. 여성 청소년 범죄자인권 내지 이슬람을 편들어주는 게 매우 진보적이며 '힙'해 보인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여하튼 이들은 정치 정서면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명낙대전과 같은 사태가 일어난다 해도 이는 이념적 층위에서의 싸움이라기보단 그냥 권력, 자리싸움인 경우가 많고, 이를 바라보는 지지자들은 그저 빨리 이 혼란이 종식되어 하나의 통일된 지도체제가 뿌리내리길 바라는 그뿐이다. 때문에 민주진보의 내홍은 수습되기 (상대적으로) 쉽다.


우익우파는 다르다. 지난 대선 때부터 해 온 말이지만, 우익우파는 이제 지지층의 이념 정서 자체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큰 틀에서 올드보수와 젊은 보수. 


올드보수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산업화, 새마을운동, 반공투사, 선진 자유대한, 하나님의 이름으로, 이런 워딩들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젊은 보수들은 그런 것들에 시큰둥하다. 그런 것들에 대해 낡고, 구리고 한심하다 여기며, 때문에 '그들'과 같은 한 편이라는 데 종종 모멸감을 느끼기도 한다. 때문에 우익우파의 내홍은 수습되기 (상대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좌우 지지층들의 특성 차이는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민주당의 어떤 정치조사 보고서를 통해서 입증되기도 했다.   




2013년 RO 파동으로 통진당이 박살 났을 때, 필자는 이제 NL종북세력은 이 땅에서 완전 끝장이 났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그들은 다시 부활했다. '진보당'이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그냥 간단한 이치이다. 통진당은 몇몇 영웅적인 스타들의 원맨쇼, 쇼맨쉽으로 유지되던 정당이 아니었다. 미쿸과 서방세계, 자유민주주의를 증오하며 북중러 이란 세계가 승리해 그들의 원쑤인 빌어먹을 서구 자유민주주의 세계를 없애버리길 바라는 강력한 정서적 지향을 가진 지지층들에 의해 유지 존속되었던 정당이었다. 


13년 파동을 거치며 수뇌부는 타격을 입었지만 그 지지층까지 '사라진'건 아니었다. 그 지지층은 잠시 몸을 숙이며 자신들의 정서적 지향을 대변해 줄 '새로운' 정치세력의 탄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고, 그 결과 탄생한 게 진보당이었던 것이다. 


중요한 건 이거다. 어떤 특정 정치적 방향성을 간절히 원하는 지지층이 남아있는 이상은, 그 정치세력은 결코 없앨 수 없다. 지도부 일각의 범법이나 실책으로 일시적 타격을 입을 수는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지향을 가진 새로운 세력이 '반드시' 다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준석 파행으로 인해 4 사분면 용산반점 굥사장 계열 친구들은 아주 신이 난 모양이다. 이준석이 어떤 인간인지 그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저거 지지해 온 얼간이 얼뜨기들 머가리 터져서 비명 지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게 너무 즐겁다고 아우성들이다. 


저것들은 이렇게 박살이 나야 깨닫는다는 둥, 유승민 바미당 헛실험질을 겪고 나서도 그렇게 깨달은 게 없었냐는 둥, '그 짝 계열' 지지자들을 비웃고 조롱하고 아주 난리가 났다. 

그런 4 사분면 여러분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


유승민 이준석이라는 인간들이 그렇게 하자가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이를 지지했고, 이로써 우익우파 내부가 끝없이 혼란을 겪어왔던 건 유승민이나 이준석이라는 사람 자체가 너무 사랑스러워서가 아니었다. 다시 말 하지만 우익우파 내부에서도 이승만 전두환 개신교 이런 걸 싫어하는 이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이승만 전두환 518 폭동론 하나님나라 좀 이런 거 안 하면서 우익우파 하고 싶다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에, 유승민이나 이준석과 같은 상황이 끝없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트레이트 마크인 이승만 전두환 하나님나라 518 폭동 절라도 빨갱이 이런 슬로건들이, 당신들이 아닌 다른 일각의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거부감과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지 모른다. 그게 얼마나 '페미 피씨스럽게' 여겨지는지 모른다. 그저 거부감을 표하는 그들을 참된 '자유(??)'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빨갱이 족속들이라 손쉽게 치부하고 넘어갈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그런 이유에서, 어차피 '제2의 유승민', '제3의 이준석'은 끝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누차 반복하는 말이지만, 2030 남성 표 받아 당선 되놓곤 이후 지금까지 페미 문제에 대해 입. 도. 뻥. 끗 못 하면서 그저 이준석만 배신자라고 욕하고 있는 용산반점과 그 추종자들의 가증스러움이야 너무 디폴트값이라 추가로 논 할 것도 없고ㅇㅇ)


시간이 흐르며 올드보수는 자연스럽게 줄어간다. 그리고 젊은 보수가 그 빈자리를 채우겠지. 그와 함께 '유승민의 난' '이준석의 난'과 같은 사태는 줄기는커녕 오히려 더 거세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근 일주일 동안 이준석더러 반역자 슈레기라고 쌍욕 도배를 하며 보낸 것 같은데, 그럼에도 이 말은 꼭 남긴다. 필자 역시, 여전히 '그쪽 계열 노선'에 큰 미련을 가지고 있다. 그쪽 계열 친우들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고, 가능하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교류하고 소통해 갈 생각이다. 


다시 말 하지만 이 땅에서 '이승만 전두환 안 하면서' 페미 피씨도 비판할 수 있는 세력이 그렇게 절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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