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믿음의 운동

by NAMIBORA

2021년 10월 15일에 골프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한달만인 11월 20일에 첫 라운딩을 나갔었다.

겨우내내 주 2회 혹은 3회 회당 20분씩 레슨을 받으면서 레슨 안받는 날은 레슨받은 내용을 내것으로 만드는 연습.

그해 겨울에 배우면서 연습을 할 때는, 아~ 이게 운전 같은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연습하면서 샷이 내 몸에 자동으로 붙어서 편안해지는 것이 아닐까, 물론 지금은 진짜 그런가? 의심스러운 마음도 어느정도 있지만.(샷이 편안해지면 안된다고, 제대로 올바른 칠려면 계속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불편함이 존재해야 한다는 분도 있음...;;;)


요즘은, 골프는 믿음의 운동이구나.. 싶다.

멀리보내기 위해 미친듯이 백스윙을 과하게 뒤로 넘기지 않고, 뒤로 하프스윙만 올려도 정타 맞으면 충분히 볼이 잘 날아가리라는 믿음.

힘을 빡 줘서 쎄리지 않아도, 그냥 툭 채 헤드에 볼이 닿기만 해도 그 스윙 반발력으로 잘 나갈 것이라는 믿음.

채별로 거리가 있는데, 내 몸에 맞춰진 내 채가 연습된 내 거리만큼 딱 그만큼 나가주리라는 믿음.

예를들면 나는 7번 아이언이 120m를 나가는데, 볼을 보내야 하는 거리가 120m라고 할때 딱 7번 아이언을 들고 이것을 평소 내 스윙대로 쳤을때 분명 120m를 나갈 것이라는 그런 확고한 믿음.


그리고는 경험이다.

2022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필드를 나가기 시작했으니 올해가 3년차다.

첫해에 강릉가서 형부네 부부랑 골프를 칠때 형부가 그랬었다. 골프는 한 3년정도는 친 후라야 저 골프쳐요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그때는 그게 무슨말인지 잘 몰랐는데, 이제 3년차쯤 되니 알 것 같다.

물리적으로 '3년 정도' 라는 시간이 쌓여야, 그 정도의 라운딩 경험이 있어야 그나마 '골프 치네' '같이 칠만 하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었던 것.

그만큼 잔디를 좀 밟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다양한 페어웨이 경험, 그린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

3년도 그냥 3년 시간만 흐른 것이 아니라 시즌엔 최소 주 1회 이상 나가는 정도는 라운딩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야 하는 것.

자기만의 티샷 루틴, 내 몸에 맞는 나만의 스윙, 그런 것들이 생긴다.


라운딩 경험이 쌓여야 하는 이유는, 모든 골프장의 땅바닥이 다 다르기 때문.

이게 골프의 어려움이자 골프의 매력이다.

까도까도 계속 뭔가 모르는게 나오는 그런 양파같은 매력이 있는 운동이랄까.

이번엔 또 어떤 새로움이 존재할까, 이 부분이 내가 골프에 이렇게 홀딱 빠진 부분인걸까? 어딜 가나 늘 새로워 ... 갔던데를 또 가도 또 새로워.. 후후후..

내 발보다 볼이 높은, 앞이 언덕인 부분에 볼이 떨어졌을 때 어떻게 쳐야 하는지, 어떻게 쳐야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그 반대로 내가 언덕에 서 있고 볼이 내 발보다 아랫쪽에 있을때는 또 어떻게 쳐야 하는지.

왼발이 낮고 오른발이 높을때는 또 볼을 어디에 두고 방향은 어떻게 보고 쳐야 하는지, 그 반대로 오른발이 낮고 왼발이 높은 지형일 때는 어떻게 쳐야 하는지, 이런 부분을 실내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연습장에서 백날 연습해도 도저히 알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골프에 미쳐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당장 올 봄까지만 치고, 여름 이후부터는 모든 골프 일정을 고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경제상황 돌아가는 부분도 그렇고, 내 업무적으로도 그렇고, ... 이렇게 좋아하는 골프를 계속 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하지만, 칠 수 있을때까지는 치고 싶다.

골프장에 있는 동안은, 모든 삶의 걱정 근심 다 잊어버리고 온리 그 한 샷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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