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사람은, 반쪽짜리 연애를 한다

by 트윙클

대학생 때, 선배들이 연애를 최대한 많이 해보라고 조언(?)했다. 안 하면 후회한다고. 그래서 미팅과 소개팅을 들어오는 대로 했다. 연애하고 싶은 목적보다는 후회하기 싫어서 한 경우가 많았기에 이루어진 적은 없다.


나의 첫 연애는 대학 3학년 때였다. 앞으로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정해야 할 때이기도 했다. 첫 연애를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선배와 했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진 대부분의 시간을 그 선배와 함께 했고 연락을 주고받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그 선배도 나와 비슷한 처지였기 때문에, 나에게 관심을 많이 쏟지 못했고 서운한 감정이 쌓인 나는 결국 이별을 했다.


대학 4학년 때도 연애할 기회가 찾아왔다. 선배보다 더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사귄 사람들 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사람을 뽑으라 한다면, 아직도 이 사람을 뽑을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4학년은 3학년 때보다 앞으로 무얼 먹고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야 하는 시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똑같은 과정을 반복했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꿈을 이룰 수 있는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관심이 다른 곳에 있는 바람에 최선을 다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후회한다.


최근까지도 연애를 하다 헤어졌다. 결국 비슷한 이유였다. 내가 가장 놀랐던 것은, 나는 누구보다도 나 자신은 위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푹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그의 사랑은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느낌에서 완전해지고 싶은 욕망에서 나온다. (...) 그녀 역시 균형을 회복하고 완전해지기 위해 사랑을 찾고 있는 것이다.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은행나무, 2016, 30-31쪽)


사진출처: Pixabay


여기서 나 자신에게 묻게 됐다. 과연 연애를 많이 해보는 것이 좋을까. 연애를 많이 해보는 것보다 상황이 어느 정도 갖춰진 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자신의 상황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연애는 오히려 독이 된다. 자신이 완전하지 않으니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기대게 되고, 상대방이 기대하는 만큼 해주지 못하면 서운한 감정이 쌓이게 되고, 상대방도 지치고 나도 지쳐 결국 헤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연애를 잘하고 싶다면 아이러니하게도,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연애하기 전보다 나의 것을 더 챙겨야 한다. 나 자체로 완성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연애는 언젠가 끝날 수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내게 오랜 기간 동안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여유와 안정감을 준다.


글을 쓰면서 갑자기 영화 '라라랜드'가 생각났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이 결국 이뤄지지 못했지만, 결국 각자에게는 가장 좋은 선택이 아니었을까. 두 주인공은 절대 후회하지 않았을 것 같다.


결혼: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아직 모르는 두 사람이 상상할 수 없고 조사하기를 애써 생략해버린 미래에 자신을 결박하고서 기대에 부풀어 벌이는 관대하고 무한히 친절한 도박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은행나무, 2016, 65쪽)

이 도박에서 이기느냐 지느냐는
내가 완전한지 불완전한지에 달려있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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