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이 깡패예요
#1. 리듬이 깡패예요, <Baby Driver>
범죄 탈출 전문 드라이버 Baby(안셀 엘고트). 어린 시절 사고로 이명이 생기게 되면서 음악이 언제나 필요한 그는 항상 아이팟 속에 완벽한 플레이리스트를 준비하여 귀신같이 범죄현장에서 빠져나가곤 한다. 'Doctor'(케빈 스페이시)에게 어린 시절 막대한 빚을 진 탓에 범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여인 'Debora'(릴리 제임스)를 만나게 된다. 그녀와 새로운 인생을 꿈꿔 현실에서 탈출하고자 하지만 같은 팀인 범죄 동료들은 그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데
#2. 2017년 최고의 리드미컬한 오프닝 시퀀스 , 귀 타르시스 그리고 귀르가즘
강렬한 Blues Explosion의 'Bellbottoms'로 그 시작을 알리는 Babydriver은 이른바 '덕심'을 아는 영화이다. 로맨스, 범죄, 유머, 드라마 등의 요소가 즐비하게 모여 있지만 사실 이 영화를 꿰뚫는 핵심은 바로 음악이다.
'Bellbottms'의 유쾌한 멜로디와 함께 문을 여는 오프닝은 5분을 훌쩍 넘는 시퀀스 동안 모든 액션은 트랙의 리듬 속에 완벽하게 맞춰 진행된다. 사실상 음악이 주가 될 수 있는 이유는 <새벽의 황당한 저주>, <뜨거운 녀석들> 등 특유의 B급 감성으로 유명한 에드가 라이트 감독이 먼저 음악을 선별한 뒤 시나리오를 썼기 때문. 화려한 액션과 합을 맞춘 음악들, 수려한 편집과 연출은 2시간 내내 관객들의 눈과 (특히) 귀를 이른바 '멱살 잡고 하드 캐리'한다. 물론 평면적인 시나리오의 엔딩 앞에서 조금 힘이 빠질 수 있음을 인정하나, 모든 리듬이 액션이 되는 이 영화는 "액션, 음악, 운전이 결합된 영화", "음악에 의해 움직이는 자동차 액션 영화"라는 평에서 조금도 어긋나지 않는다.
#3. All you need is one killer track
특히나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주인공 Baby의 앳된 외모와 이름과는 달리 음악 취향은 대조적 이게도 상당히 '올드'하다는 점이다. 록, 소울, 힙합 등의 다양한 장르들이 뒤섞여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2000년대의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이유에 대해 에드가 라이트는 "베이비가 어릴 적부터 차량을 훔치면서 사람들이 거기에 두고 내렸을 아이팟을 수집해 그 안의 트랙리스트를 보며 자기 취향을 만들"어 갔을 것이라고 설정해 캐릭터의 입체성을 부여했기 때문. 과거 you are what you eat로 한 사람을 규정했다고 하면, 출퇴근 이어폰이 필수인 이 시대에는 you are what you listen to, 듣는 음악이 당신이 누구인가를 규정한다. 따라서 매력적인 Baby를 느끼기 위해서는 멜론을 부여잡고 노트북 앞으로 직행할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