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포포형제맘 Jul 25. 2024

엄마인 내가 SNS를 하는 이유

가끔 나 혼자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윈스턴은 일종의 경이감을 가지고 새를 바라보았다. 저 새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노래를 하는 걸까? 친구도 적도 봐주지 않는데.. 무엇 때문에 저렇듯 외롭게 서 있는 나뭇가지에 앉아서 허공에 대고 노래를 할까?                                                                    <1984 중에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SNS는 3가지다. 3년 전부터 인스타와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브런치도 하게 되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꾸준히 쓰고 있고 각 플랫폼마다 내가 추구하는 바도 다르다. 글감을 생각하고 사진을 편집하고 글을 쓰는데 일정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순간 이걸 함으로써 얻는 것도 미미하고 나 혼자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 글이 메인에 뜨거나 많은 사람이 봐주면 신기하면서 기쁘다가도 그렇지 않은 날이 길어지면 이걸 왜 하고 있을까 생각도 든다. 또, 수익이 없으면 가끔 허무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내가 계속하는 이유는 무얼까?      



 

 첫째, 기록이 남는다. 지금 당장 글을 씀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하지만 나의 기록이 되고 우리의 추억이 남는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놀이해 준 것이 아까워 남기고 싶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커서 더 이상 놀이를 많이 하지 않는다. 지금도 아이들과 엄마랑 했던 거 기억나냐며 내가 올린 것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요즘은 블로그에 아이들과 읽었던 책, 다닌 곳을 기록으로 남긴다. 블로그에 남기지 않으면 핸드폰에, 외장하드에 저장된 사진으로 끝난다. 언제 어디를 갔는지 기억이 안 나고 사진이나 수첩을 꺼내보지 않는 한 잊힌다. 그런데 블로그에 기록하면 내가 원할 때 볼 수 있고 검색창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가 있다. 또 블로그 글로 인해서 브런치 글감도 떠오른다. 아마 나중에 내가 책을 내면 내가 온라인에 남겼던 글들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둘째, 체험단으로 비용을 아낀다. 인스타와 블로그를 동시에 하면 체험단의 기회가 더 많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보드게임이나 놀이키트를 체험단으로 받았다. 그래서 내 돈 주고 사기는 아까운 다양한 재료로 놀아주게 되었다. 조금 크고 난 후에는 문제집과 화상영어 등을 체험받고 있다. 문제집 서포터스를 하면 3개월 동안 5~6권의 문제집을 받기에 1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절약할 수 있다. 특히 비용이 높은 화상영어나 온라인영어도서관도 만족하면서 한다. 체험단이 아니면 정기적으로 아이와 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기한이 있어서 아이와 꾸준히 할 수 있다. 또한 내가 돈 주고 산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부담을 별로 주지 않게 된다. 하다가 싫으면 안 해도 화가 나지 않는다. 체험단을 받을 때도 아이가 사진을 찍고 나의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에 내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한다. 중고로 구입할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할지 의문인 전집은 하지 않는다.     

 

 셋째, 내가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나의 경력이 없이 가족들을 챙기는 전업주부의 생활은 외롭고 보람을 찾기도 어렵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게 최고라고 해도 그것이 결과를 바로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사람마다 잘 큰다는 것의 기준도 다르다. 무엇보다 나는 하루를 열심히 보내도 수익이 없기에 허무할 때가 많다. 어느 순간 나라는 사람을 잃어버릴 수가 있다. 하지만 블로그와 브런치를 쓰다 보면 내가 나름 전문가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글을 쓰면서 마음이 힐링이 되기도 한다. 무언가 나를 위해 오늘 하루 생산해 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너무 바쁘더라도 브런치나 블로그 중 하나는 꼭 쓰려고 하는 편이다.      


 넷째, 나에게 기회가 될 수가 있다. 아이를 낳기 전부터 아이를 잘 키워서 언젠가 책도 내고 강연도 하고 싶었다. 아직 무언가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블로그와 브런치가 내가 그 길로 가는 기본을 만들어 주고 있다. 만약 SNS를 하지 않았다면 생산성이 없는 매일 똑같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SNS를 함으로써 내 글이 메인에 오르는 기쁨도 느끼고 나의 글쓰기 실력이 쌓이게 된다. 며칠 전 남편이 나의 글쓰기 실력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해 주었다. 그렇게 누구의 엄마가 아닌 평범한 내가 “나”를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매체가 분명하다. 그리고 이렇게 꾸준히 이 공간에서 글을 쌓다 보면 나에게 멋진 기회가 찾아올 거라 믿는다.   

   


 

SNS를 하면서 현타가 올 때도 많고 잘 되는 사람을 보면 부러울 때도 많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상황을 겪고 보니 지금 나는 아이에게 좀 더 집중하는 시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꾸준히 해 보려 하고 있다. 그렇게 계속 나와 맞게 나아가다 보니 지금은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소중한 나의 자산이 되어가고 있다. 결국 SNS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하는 것이었다. 누군가 봐주지 않아도 내가 이 안에서 성장하고 힐링을 하고 다가올 기회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국어, 수학 문제집 하나씩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