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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May 20. 2024

비교, 불안으로 한 번씩 걱정을 사서 하는 엄마

다 잘할 수는 없다. 엄마와 아이가 가진 능력만큼만..

 아이를 낳고 온전한 나의 직업은 전업주부, 00의 엄마이다. 쿨하게 키우는 엄마도 많겠지만 나는 그런 편은 못 되는 것 같다. 육아서를 읽으며 이렇게만 하면 내 아이도 영재가 될 것 같았고 엄마의 능력에 따라 아이의 잠재력이 크게 달라질 거라 기대했었다. 그렇게 둘을 키우고 보니 점점 내 아이는 평범하고 어떤 면에서는 느리기도 한 걸 받아들이게 되어가는 것이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몇 개월에 한 번씩 걱정과 불안이 몰려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SNS에서 다른 가정의 엄마와 아이를 보며 비교되었을 때, 학교나 유치원에서 내 아이가 돋보이지 않을 때, 과도한 정보로 인해 뒤처지고 있지 않나 하는 불안할 때이다.    

  


 가장 많이 흔들릴 때는 sns에서나 옆집 아이가 우리 아이보다 잘하는 모습을 볼 때일 것이다. 우리 아이와 나이가 같거나 심지어 어린데도 글밥이 많은 책을 척척 읽고 영어로 말을 유창하게 하는 걸 보면 쿨해지지가 않는다. 그럴 때는 아이의 발달과 준비도와 상관없이 내가 그만큼 뒷받침을 못 해줘서 느린 건 아닐까, 아이의 잠재력을 못 끌어내어 준 건 아닐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이가 느리니 천천히 가야지 하지만 나도 모르게 누구는 이런 것도 읽는대 라며 비교를 하거나 언제쯤 이런 것도 읽어볼래 라며 아이를 재촉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분명 그 아이들보다 내 아이의 뛰어난 점이 있고, 어느 시점에서는 비슷해질 거라는 걸 알면서도 눈앞에 보이는 것을 가지고 조바심내고 불안해하는 것이다. 그럴 때는 얼른 내 마음을 비우고 우리 아이의 잘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멀리 내다보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와의 비교뿐 아니라 엄마의 모습에서도 흔들릴 때가 많다. 나는 지금 온전히 아이만 케어하고 있는데 아이도 케어하면서 자기 일까지 잘 해내는 엄마들을 보면 비교가 된다. 워킹맘이면서 아이들 책도 열심히 읽어주고 공부까지 잘하게 하는 모습들을 보면 생각이 많아진다. 결국에 그 아이가 우리 아이와 비슷해지거나 더 잘하면 나는 그 엄마들이 일하면서 성장한 만큼은 내 시간과 능력을 낭비한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이 부분도 한 번씩 남편에게 고민을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남편이 전혀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준다. 다들 가지고 있는 능력이 다르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가 다른 거라고 말이다. 나만 생각해 보면, 내가 일하면서 지금처럼 아이들 책 읽어주고 습관을 잡아주는 게 편안한 마음으로 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아이가 하원 후에 안정적으로 지내도록 배려하고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생활하게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안정이 되었다.     


 공원을 돌면서 주로 자녀교육 유튜브를 듣는다. 요즘은 평범한 엄마를 비롯해 학원강사, 전문가들이 유튜브를 많이 하기에 정보가 정말 많고 의견도 다양하다. 첫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초등공부에 관한 채널을 많이 듣게 된다. 특히 나를 불안하게 하는 요소는 몇 학년 때까지 어느 정도는 끝내놓아야 한다는 말들인 것 같다. 아이가 문자가 느린 편인데 초 저에 문고판을 읽어야 한다는 말이 한동안 나를 걱정하게 했다. 특히 수학 부분에서도 전문가들의 말을 들으면 사고력수학, 연산, 교과수학이 있고 나아가 심화까지 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한없이 걱정이 된다. 내가 학원을 안 보내고 데리고 있으면서 이런 것들을 채워주지 못해서 나중에 아이가 고생하지는 않을까, 내가 망치고 있지는 않나 하는 불안 때문이다. 독서와 글쓰기가 기본이라고,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이는 놀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이런 정보를 들으면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혼자 고민하다 남편에게 말하면 다시 중심을 잡을 때가 있다. 이번에도 남편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해주고 나는 잘 키우고 있다고 말해주어 상당히 큰 힘이 되었다.     


 어제 유튜브영상에서 홍현주 박사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았다. 


“아이는 눈에 보이는 성취가 없다고 해서 발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비교하지 않고 나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다. 누가 굉장히 잘하면 불안해하지 말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수한 아이들이 세상을 바꿔서 세상이 좋아지면 우리 아이는 그 세상을 누리면 된다. 그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꼭 우리 아이일 필요는 없다.”

 정말 맞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자기 자식에게 욕심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아이가 고생하지 않고 잘 컸으면 좋겠다 하는 마음이 당연하지만 이면에는 아이가 잘해서 나의 노력을 인정받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을 거다. 조금이라도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다시 한번 돌아보며 내 아이의 속도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기본을 탄탄히 만들어 주어야겠다고 다시 다짐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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