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지 못했던 원장에게 찾아온 깨달음
플루타르크 영웅전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단 한 가지도 기억 속에 담아두지 못한 그들은, 오로지 앞날의 한 줄기 행운만 꿈꾼 나머지 자기의 손에 쥐어져 있는 현재는 외면하고 만다.”
공부방을 열며 나는 딱 이 문장의 주인공이었다.
오픈만 하면 20~30명의 학생이 자연스럽게 모집되고, 수입도 안정되고, 저축도 하고 여유로운 생활이 펼쳐지리라 믿었다. 그러나 현실은 예상과 달랐다. 영어원서공부방 원장이라는 꿈을 이루었음에도, 나는 정작 그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막상 공부방을 운영해 보니 수업 외에도 회계, 서류 작업, 마케팅, SNS 관리까지… 손이 가야 할 일이 끝이 없었다. 한 명 모집하는 것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체감했고, 불안해질수록 집에서 혼자 무얼 해야 할지 몰라 조바심만 커져 갔다.
잘 되는 원장님들을 보면 부럽기만 했다.
“그분들은 원래 능력이 뛰어난 거겠지.”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겠지.”
“우리 동네는 영어원서가 안 통하는 동네야.”
이런 핑계를 만들어가며 나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학생이나 학부모 문제로 힘들 때는 남편에게 불만을 털어놓고, 지칠 때는 육아와 공부방 운영을 동시에 해내지 못하는 나를 탓하며 죄책감에 빠지기도 했다. 심지어 본사가 충분히 도와주지 못한다는 생각까지 하며 안 되는 이유를 자꾸 ‘바깥에서’ 찾고 있었다.
매일 감사일기를 쓰면서도, 정작 내 머릿속은 불평과 불안으로 차 있었다. 키즈엔리딩과 나비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성장과 배움보다, 부족한 점들만 확대해 바라보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머리를 탁 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렇게 오랫동안 하고 싶어 했던 일을 하면서, 정작 나는 즐기고 있지 않구나.”
아이들도 키우고, 내가 좋아하는 영어 원서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이 환경은 내가 간절히 바라던 삶이었다. 그런데 나는 힘든 부분만 보고 있었다. ‘행복하다’ ‘재미있다’는 말보다 ‘왜 안 될까’라는 불평이 내 입에서 더 자주 나오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대표님께 물었던 적이 있다.
“20년 넘게 어떻게 이렇게 꾸준히 잘 해오셨나요?”
그때 들었던 답이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이게 재미있어서 하는 거야. 재미없었으면 이렇게 못해.”
그 말이 이제야 마음 깊이 와닿는다.
무엇을 하든 힘든 순간은 있다. 고통이 있어야 성공의 길이 값지고, 버틸 힘도 생긴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잃지 말아야 할 단 한 가지는 바로 ‘즐거움’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를 믿고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님들, 귀찮은 라이딩도 마다하지 않는 부모님들, 그리고 지금 내가 꿈꾸던 일을 하고 있는 이 환경. 그 모든 것이 사실은 감사해야 할 소중한 선물이었다.
이제 나는 ‘잘 되지 않는 이유’를 찾기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것’을 바라보며 즐길 것이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
그리고 즐기다 보면 분명, 나는 내가 원하던 그 자리에 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