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채우기보다, 나의 속도로 단단해지기로 했다”
1년 전, 공부방을 오픈했다.
솔직히 말하면, 문을 열면 바로 아이들이 차고 넘치고 금방 20명, 30명은 채워질 줄 알았다.
열심히 하면 당연히 결과도 빠르게 따라올 거라 믿었다.
그때의 나는 꽤나 핑크빛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자리를 잡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더디고, 어렵고, 막막했다.
학생 수보다 ‘불안’이 더 빠르게 늘어났다.
‘왜 문의가 없지?’
‘나는 언제 20명이 될까?’
이 질문을 수도 없이 되뇌었던 시간이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보니 나는 생각보다 잘 해내고 있었다.
작년 이맘때, 단 한 명으로 수업을 시작했던 내가
이제는 10명이 넘는 아이들과 안정적으로 수업을 하고 있다.
눈에 띄게 빠른 성장은 아니었지만
나의 그릇에 맞게, 나의 속도대로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었다.
막막했던 것들이 하나씩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마음도 달라졌다.
‘더 빨리, 더 많이’가 아니라 ‘나답게, 꾸준히’에 초점을 두게 되었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자 이 일이 조금씩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학생 수에 흔들리던 마음도 조금은 단단해졌다.
사실 아직도 15명이 채 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조급해했을 숫자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20명, 30명이 먼저 채워졌다면
나는 분명 우왕좌왕하며 더 많이 흔들렸을 것이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것이고 실수도 더 많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가정’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아이들이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기에
정작 내 아이들에게 소홀해지는 건 내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 이 속도가 오히려 나에게는 가장 맞는 속도라고 느꼈다.
빈틈없이 가정을 지키면서 공부방도 함께 성장시키고 있는 지금이 참 괜찮다고 생각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나는 정말 많이 노력했다.
본사 교육은 빠짐없이 참여했고 일본 다독학회도 다녀왔다.
문해력 캠프에도 참여했다.
배우기 위해 먼저 연락했고 모임에도 꾸준히 나갔다.
그 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었다.
돌아보니 참 기특했다.
2학기에는 나비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바쁜 와중에도 미션을 해내며 성장하려 애썼다.
그 과정에서 기대만큼 학생이 늘지 않아 실망했던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함께하는 원장님들이 있었고 그 안에서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함’이라는 습관을 얻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비교를 피할 수 없다.
잘하는 원장님들을 보면 조급해지고 작아지기도 했다.
‘나는 언제 저렇게 될까' 수없이 스스로를 의심했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었다.
남과 비교하는 대신 나의 강점을 찾기로 했다.
나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대한다.
두 아이를 키워본 엄마로서 부모의 마음을 안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엄마들과 진심으로 소통한다.
그래서 내 이름 앞에 ‘진심을 다하는’이라는 말을 붙였다.
그 순간부터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깨달았다.
나는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었다는 것을.
여전히 불안한 날도 있고 속상한 순간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나를 떠올린다.
0에서 시작해 하나씩 채워온 이 시간을 생각한다.
나는 안다.
꾸준함이 결국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고 앞으로도 나를 데려갈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묵묵히 이 길을 간다.
당장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나는 계속해 나갈 것이다.
조금 느리더라도 나의 속도로,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