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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포형제맘 Sep 08. 2023

상담을 통해 아이의 대해 제대로 알다

도움을 받아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자

 블로그를 하면 이런저런 체험을 받게 된다. 얼마 전 주변 아동발달센터 체험단이 되어 둘째 아동발달검사를 했다. 작년 유치원 입학할 때도 비슷한 검사를 받기는 했지만 내가 결과지를 읽는 거여서 그렇구나 단순히 알고 넘어간 듯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으니 단순히 내가 아이를 파악했던 것과 다르다는 걸 알고 그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외부에서 받은 체험의 기회와 유치원 선생님과의 상담으로 더 잘 파악하게 되었다. 몰랐다면 둘째는 원래 그런 아이라 판단해 버리고 그냥 그렇게 자라게 두었을 텐데 알게 된 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또한 성향이 다른 둘을 키우면서 둘을 온전히 충족시키며 키우는 건 참 어렵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상담은 내가 질문에 체크한 대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결과도 대강 아이에 대해서 아는 부분이었다. 둘째는 원래부터 혼자 노는 걸 좋아했고 사람들과 함께 노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대신에 하나를 집중하면 오래 하고 좋아하는 것이 있으면 반복해서 하는 경향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사회성이 좋고 호기심이 많은 첫째를 키웠던 나는 단지 성향이 참 달라서 신기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상담사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혹시 첫째를 더 신경 쓰셨냐고 형아로 인해 애착형성이 잘 되지 않으면 이렇게 사회적 민감성이 낮을 수 있다고 하셨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씀에 다소 놀랐고 둘째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사회적 민감성이 낮기에 자꾸 기회를 만들어 주어 사회성을 키워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자기 중심성이 강하고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자꾸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고 하셨다. 혼자 놀면 잘 노네 하고 볼 것이 아니라 자꾸 말을 걸어주고 놀이에 개입해야 한다고 하셨다. 정말 둘째이고, 혼자 잘 놀다 보니 상대적으로 첫째에 비해 내가 신경을 덜 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기초로 유치원에서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선생님과 통화를 했다. 늘 누구랑 놀았냐고 물어보면 혼자 놀았다고, 자기는 친구가 없다고 하는 아이였다. 선생님께서는 내 이야기를 들으시며 둘째의 모습을 생각해 보셨다고 한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는 하는데 성격이 강한 아이들이 놀이를 바꾸거나 놀잇감을 가져가면 축 쳐져서 그 자리를 피한다고 하셨다. 그런 면에서 자기는 친구가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 무엇을 할 경우 나는 잘 못한다고 한다고 하셨다. 그럴 경우에는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도록 도와주고 계신다고 덧붙이셨다. 반에 조금 느린 아이가 한 명 있는데 그 아이한테만 당당하게 말한다고 하셨다. 놀이터를 가면 자기보다 동생이 오면 잘 노는 아이가 웃겼었는데 이것도 그 이유였나 보다. 그러면서 늘 형아와 놀면서 형아의 의견에 따르고 옆에서 지켜보던 둘째가 생각나서 마음이 아팠다.


 외부수업을 할 기회가 있었다. 축구를 하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데 다른 아이들처럼 앞을 나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조금 벗어난 다음에 다시 뛰어가는 것이다. 뛰다가 동그라미 안에 들어가는 게임에서는 하나의 동그라미를 선택 후 그 자리에서만 돌다가 들어갔다. 안전을 중시하는 경우 이럴 수 있다고 한다. 원어민 주말체험에서 평가지를 보내주셨는데 90분 수업동안 느끼신 둘째의 모습에 선생님이 잘 파악하셔서 놀라기도 했다. 무엇에 집중하면 귀를 닫아버린다는 표현이 그것이었다. 또 방문수업 후 선생님께서 써주신 코멘트에서 첫째와 둘째 둘의 관계를 너무 잘 써 주셔서 정말 둘째가 많이 참고 있고 형아로 인해 좌절을 많이 느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째가 공격적이거나 자기 마음대로 하는 아이는 아니다. 하지만 2살의 나이차이가 있다 보니 당연히 모든 것이 빠를 수밖에 없다. 늘 함께이고 형아가 좋긴 하지만 늘 자기보다 잘하고 의견이 센 형아에게 맞추는 것이 익숙해진 둘째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는 잘 못한다며 자존감이 낮아진 것 같다. 아무래도 첫째가 학습이든, 입학이든 처음이다보니 나도 모르게 첫째에게 초점이 많이 맞춰졌을 수도 있다. 사실 살림도 해야 하고 다른 것도 신경 써야 하기에 놀이할 때마다 관찰하고 개입할 수가 없었다. 싸우지 않고 둘이 잘 놀면 그냥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둘째가 많이 참았으며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앞으로 조금 더 신경 써줘야겠다고 생각하고 남편에게도 이런 사실들을 전달하고 함께 노력하고 있다. 주로 아빠와 형이 보드게임을 하면 자기는 안 한다고 하고 옆에서 지켜보거나 다른 놀이를 했다. 남편이 너도 꼭 같이하자고 몇 번 하니 이제 보드게임을 즐기고 하고 싶어 하기도 한다. 만약 상담을 받지 않았다면 보드게임 좋아하지 않으니까 안 하는 줄 알고 계속 시키지 않았을 것 같다. 아이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도록 꾸준히 도와줄 것이다.


 이 기회로 함께 든 생각이 있다. 요즘 사회에 여러 무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 사람들 거의 다른 사람의 아픔을 공감하지 못한 채 자기가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문제를 갖고 있다.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겠지만 둘째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냥 키웠다면 마음이 힘든 어른으로 자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코로나로 사회생활의 기회를 많이 놓친 아이들이다. 부모가 더 신경 써 주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내 아이를 부모가 제일 잘 알기도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외부수업도 받고 상담도 이용하여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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