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요정 Dec 29. 2020

'러브 포엠'공연_팬들에겐 진짜 사랑 시


코로나가 좀 가라앉았던 11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러브 포엠 공연(손혜수 & 라포엠)'. 

어렵게 표를 구해서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공연을 함께 한 이 아름다운 공연을 볼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후 사는 곳이 가까운 두 분을 내차에 태워서 바래다주는 중에

한 분이 자신의 옆에 앉아서 공연을 봤던 팬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그분은 80대 여성으로 자녀가 표를 구해줘서 오늘 오실 수 있었다고 했다.

작년 말인지 올해 초인지 배우자님과 별세를 하고 삶의 낙이 없이 지내던 중, 우연히 '팬텀싱어3 '방송을 보게 되었고, 1화에서 '일몬도'를 부르시던 '유채훈'의 노래에 감동받아서 팬이 되셨다고 한다. 자녀들도 엄마가 '유채훈'으로 인해 다시 웃으시고 활력을 찾게 되니 방송 다시 보기, 유튜브, 브이 라이브 등을 볼 수 있도록 알려주고, 콘서트도 자녀들이 총출동해서 티켓팅을 해준 덕분에 오늘 이 공연도 오실 수 있었다고 너무나 행복하고 수줍은 모습으로 말씀하시는 그 모습에 자신도 감동받았다면서, 오늘 공연이 너무 행복했다고 하시는 거였다.


가끔 인터뷰에서 유채훈 님은 항상 불러왔던 '일몬도'가 새삼스럽게 팬텀 싱어 3에서 왜 그렇게 사랑받았는지 모르겠다고 하시곤 한다. 만약, 젊고 순수했던 시절에 출연해서 '일몬도'를 불렀다면 지금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그런데, 본인에겐 아픈 상처이겠지만 계약사기, 절망, 우울, 노래를 포기해야겠다는 생각, 이 모든 것들을 지나고 마지막으로 살고 싶어서 자신의 온 마음을 다해서 불렀기 때문에 그 노래가 시청자들의 감정을 움직이지 않았을까? 그 노래에 담긴 감정이 온전히 전해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노래를 듣고 위로받고 그래서 그의 팬이 된 것이 아닐까?


긴 세월 함께 살던 배우자가 사망한 후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가장 크다고 한다. 점수로 치면 100점. 이보다 더 큰 스트레스는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내 경우에도 아빠가 돌아가신 후 가장 큰 걱정이 엄마도 돌아가시면 어쩌나 하는 거였다.

옛말에 사람이 죽으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데려간다는 말이 있는데, 유난히 엄마를 사랑했던 아빠라서 혹시나 엄마까지 아프시다가 돌아가실까 봐 유난히 가슴 졸였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 엄마의 충격도 그리고 그로 인한 질병도 일시적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건강하게 내 곁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아마 그 팬 분의 자녀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연세도 많으시니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길까 하는 염려도 있었을 텐데, 다행히 좋아하는 가수가 생겼고

그로 인해서 삶의 기쁨과 활력을 느끼고 행복하게 지내시니 얼마나 좋았을까?

온 가족이 함께 티켓팅을 해서라도 엄마의 행복한 웃는 모습을 계속 보고 싶었으리라.


예전에 인터뷰에서 유채훈 님이 

"저는 가수로서 그 노래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노래가 온전히 나의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제가 작곡가는 아니니까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물론, '일몬도'라는 노래는 '지미 폰타나'가 부른 이탈리아 칸초네이고, 영화 '어바웃 타임'의 OST이다.

하지만, 그 노래로 인해서 팬이 돼버린 사람들에게 '일몬도'는 곧 유채훈의 노래이다. 아니, 유채훈이다.


팬텀 싱어 3 프로듀서 오디션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다 표현하던 그 '일몬도'.

갈라 콘서트에서 떨림으로 부르던 '일몬도'.

앙코르 콘서트에서 감사함과 자신감으로 부르던 '일몬도'.

러브 포엠 공연에서 기쁨과 행복으로 부르던 '일몬도'.

그 모든 '일몬도'는 곧 유채훈의 감정과 영혼이 담겨있는 유채훈의 노래이며


팬들에게는 그래서 받은 위로이고

다시 해낼 수 있다는 격려이며

불러줘서 고마운 감사이다. 


그래서 음악, 그리고 노래는 인간에게 가장 큰 위로이다.

작가의 이전글 지금이 'Present(선물)'인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