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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요정 Jan 13. 2022

시지프스 : the myth

후회

[시지프스 : the myth]  굉장히 기대했던 작품. 초반부엔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결국 세계관이 그리 쉽지 않았던 드라마였다.


당시에는 이해하기 위해서 집중하느라 리뷰를 쓸 수 없었고, 끝나고 나서는 아쉬움 때문에 리뷰를 쓰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한 마디 정도는 남겨놓고 싶어서 이렇게 리뷰를 한다.


'시지프스 신화'는 다들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시지프스는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인간으로 인간 중에서는 가장 현명하고 신중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신의 입장에서 보면 신을 우습게 여기는 마땅치 않은 존재!! 결국 신의 미움을 받고, 죽음 이후에 영원의 형벌을 받는다.  커다란 바위를 산꼭대기로 올리는 형벌. 간신히 올리면 다시 떨어지는 바위, 그러면 다시 올리고, 떨어지고, 그렇게 영원히 반복되는 형벌이다.


드라마는 이미 제목으로 스포를 한다. 무언가가 반복이 되겠구나 라고.


미래에서 과거를 바꾸기 위해 업로더를 타고 온 자들. 그들을 밀입국자로 표현한다. 참, 표현 한번 찰떡이다. ㅋ ㅋ 다만, 장소가 아닌 시간의 밀입국자일 뿐. 그들이 오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후회~~!!!!

후회하기 때문에 과거를 바꾸기 위해서 온다.


드라마를 보다가 아들이 나에게 물었다. "엄마, 엄마는 돌아가서 바꾸고 싶은 게 있어요?"

곰곰이 생각을 해봤지만 난 없었다. 후회가 전혀 없는 인생을 산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을 거슬러가면서까지 바꾸고 싶을 만큼의 후회는 없다.


내 좌우명이 [ 일단, 하자.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 ]이다.

조금은 적게 후회하는 방향으로 선택해왔고, 그래서 커다란 후회는 없다. 그리고 솔직히 인생을 다시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말이다. 삶은 고통이니까.




드라마의 주인공 한태술은 형이 죽은 후 계속 환각으로 형을 본다. 후회 때문에.

여주인공 강서해는 미래에서 한태술을 살리기 위해서 온 여전사이다. 한태술을 살려서 전쟁으로부터 엄마도 구하려고. 하지만 그 진짜 이유를 보면 과거의 강서해가 한태술을 살리지 못했기 때문에 그 후회되는 마음을 미래의 강서해에게 넘긴 거다. 결국 이 또한 후회 때문에. 


천재 한태술은 처음엔 어떤 상황인지 모르고, 강서해와 함께 시그마와 단속국에 쫓기지만 나중엔 이 알고리즘을 완전히 파악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죽음이라는 것을. 그러나 이미 강서해를 사랑하게 된 한태술은 죽지 않고 이 사슬을 끊을 방법을 연구하게 된다. 강서해와 함께 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하지만, 거의 성공하는 듯했으나 생각지 못한 요인으로 실패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죽음을 택하면서 세상을 구한다.


그리고 1회의 시작으로 다시 간다. 비행기 안에서 환각으로 강서해를 보는 한태술.

지난 1회에서 형을 환각으로 볼 때는 약을 먹어서 환각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마지막 회에서 한태술은 약을 버린다. 환각 속의 강서해와 함께 하기 위해서.


혹자는 한태술은 이미 죽었는데, 이건 또 뭐냐? 하기도 한다. 아마도 같은 세상은 아닐 거고 또 하나의 평행세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과거 속의 다른 미래인 한태술. 또다시 시작되는 시간 속의 세계인 거다. 마치 시지프스 신화처럼. 이미 올라갔으나 떨어진 바위, 그래서 다시 올리는 시지프스처럼.




그런데.. 그 신화의 끝을 기억하는가? 신화에서 시지프스는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기쁨을 누린다. 그 영겁의 벌을 받으면서. 그런 시지프스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에게 시지프스는 이렇게 말한다.

"난 이 바위를 올리는 일 자체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 과정 속의 자신의 노력에 가치를 두는 거다. 그래서 절망하지 않음으로 신을 실망시키고 스스로에 대한 존엄성을 갖는다.


그래서 환각을 선택한 한태술을 이해하면서도, 결국 그 환각을 이겨내는 한태술을 기대한다.

어느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그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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