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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요정 Jan 17. 2022

슬의생 시즌2_6화 & 라포엠의 '한숨'

울어도 돼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6화는 1년이 지난 후 새롭게 시작되는 3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과생이 인턴으로, 인턴은 전공의로, 전공의는 전문의, 전문의는 팔로우로. 그렇게 성장해가면서 더 많은 실수도 하고 그런 실수들이 모여 경험이 되고 그러면서 사람을 살리는 의사가 되는 과정. 모든 단계가 그렇듯 항상 처음이 실수가 많다. 학교이던 사회생활이던 말이다.


그런데, 우리 세대는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그렇게 교육받으며 지내오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내가 그런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을까? 그래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기보다는 어떻게든 잘못을 감추려고 하는 그런 문화가 있지 않은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번 에피소드에서 김준완 교수의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아끼던 환자(자신과 이름이 같은)의 사망선고를 해야 했던 전공의. 슬픈 감정에 휩싸여 결국 하지 못하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준완 교수가 결국 사망선고를 한다. 감정을 추스르고 김준완 교수님께 찾아와 잘못했다고 사죄를 드리는데. 


뭐가 죄송해. 울 수도 있지. 의사는 사람아냐?

괜찮아. 울어도 돼.

우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야.

굳이 그런 감정까지 참으라고 하고 싶지 않다. 난.

근데, 그래도 할 건 해야지.

아무리 감정이 그래도 해야 할 건 해야 할 때가 있어.

그걸 결정해 주는 것도 의사가 해야 할 일이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힘들고 어려울 때 그 한마디가 얼마나 고마운지 아마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다.




문득,  라포엠의 '한숨'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예전에 라포엠 콘서트에서 라포엠의 막내 박기훈 님이 '팬텀 싱어 올스타전'에서 불렀던 라포엠의 '한숨(이하이의 '한숨' 커버곡)'이라는 노래를 듣고 라포엠의 팬이 되었다'는 팬의 글을 듣고, 담담하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던 적이 있다.


팬텀 싱어 올스타전을 할 때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 때였어요.

내 목소리가 정말 크로스오버에 맞는가?라는 고민도 많았고.

내가 막내라서 실수도 참 많고 잘 못하는데 

싫은 소리 한 번 없이 언제나 잘한다고 해주는 형들.

그 노래를 부를 때 형님들에게 너무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옆에서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그리고 내게 보내는 눈빛을 받으며

이게 노래의 위로구나 라는 걸 그때 느꼈어요.

그래서 이 기회에 형님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나도 기억난다. 팬텀 싱어 올스타전 첫 무대. 사실, 이 무대에서 박기훈 님은 실수를 하셨었다. 그러나 항상 '괜찮다. 잘했다' 말해주는 리더 유채훈 님, 그날도 괜찮다, 잘했다고 어깨 두드리며 말해주고. 최성훈 님, 정민성 님은 기훈 님을 바라보며 눈으로 격려하고 미소 짓고, 그 무대를 들으며 판정단과 동료들도 눈물 흘리고.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

.

.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한숨의 가사를 뼈저리게 느꼈던 그날. 그 진심이 화면으로도 전해진 것인지 클립 영상 댓글엔 

위로와 감동, 그리고 추억과 그리움들이 가득 적혀있다.


담담했던 기훈 님의 고백으로 듣고 있던 채훈 님, 성훈님, 민성님. 형들이 더 감동을 받고 콘서트에 참석했던 라뷰(라포엠 팬덤명)들도 감동받고 그렇게 촉촉한 감정으로 라포엠과 라뷰가 하나가 되어 그 이후 더욱 아름다운 무대가 펼쳐졌던 그 순간!!!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게 관객과 가수가 함께라는 걸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 무대를 볼 때마다 느껴진다. 기훈 님께서 뭔가 하나의 단계를 뛰어넘었다는 것을. 이미 성악으로는 세계 탑클라스였던 사람이 크로스오버로 전향하면서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을까? 그리고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준 멤버들과 팬들의 사랑으로 그 시기를 이겨내고 시원하고 멋지게 부르는 기훈 님, 그렇게 막내를 독려하며 이끌어가는 멋진 형들, 그런 라포엠이기에 계속 더욱더 성장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응원한다.




지금 세대가 부럽다.


비록 드라마지만.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스승과,

비록 노래 가사이지만, 실수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음악과,

그리고 정말 괜찮다고 말해주는 라포엠과 같은 선배들이 있는,

그런 지금의 청년들이 부럽다.


그리고 다행이다.

그들이 만들어갈 세상이 조금은 더 여유롭고 아름다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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