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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요정 Jan 03. 2021

차이나는 클라스_K가곡의 힘

클래스의 장점을 확연하게 느끼게 해 준 프로그램

여러 가지 지식을 쉽게 전달하려고 하는 여러 가지 방송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그중에 하나로 '차이나는 클라스_질문이 있습니다'도 해당된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일부러 처음부터 끝까지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게스트로 나온다는 이유로 처음으로 집중해서 보게 된다. 그 회차는 2020년 12월 31일 '위로와 감동을 주는 K가곡의 힘'!! 편이다. 솔직히 생각보다 너무 즐겁게 시청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할 정도로 장점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차이나는 클라스'를 보면서 흥미를 느낀 포인트는 2가지이다.

첫째는 '클라스'.  수업이라고, 혹은 수준이라고 할 수 도 있지만 난 수업적인 면으로 아주 칭찬한다.

둘째는 '음악'이다. 접근하는 방식은 고전적이지만 게스트를 잘 활용해서 결국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 점은 칭찬하고 싶다.



: 클라스


학교 다닐 때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하느냐? 정확히 말하면 성적을 잘 받느냐이다. 주로 선배나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집중력을 높이되 엉덩이를 무겁게 하라'이다. 그리고 방법상에 있어서 모든 감각을 다 사용하면 기억하기 좋다고 한다. 즉, 암기를 할 때 눈으로 보고 입으로 말하고 말하는 걸 귀로 듣고 손으로 쓰게 되면 훨씬 도움이 된다. 사실 제일 좋은 것은 몸으로 체득하는 거다. 어릴 때 배웠던 자전거는 한동안 안 타다가 타도 몸이 기억하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공부는 몸으로 기억하기엔 어려우니 최대한 모든 감각을 활용하는 거다.


근데 이 방법이 학생뿐 아니라 교사의 입장에서도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부분이다. 수업(강의)을 책을 보고 설명과 판서로만 하는 것보다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하게 되면 확실하게 이해력이 올라가고, 이해를 완전히 하게 되면 쉽게 기억할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방송은 공부를 시키기에 참 활용하기 좋은 수단이 많다. 게다가 '차이나는 클라스'의 경우는 교수와 패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게스트도 활용한다. 정말 신의 한수이다. 이번 'K가곡의 힘'편은 선생님은 가곡 작곡자로 유명하신 김효근 교수님이고, 게스트로 성악가이자 크로스오버 그룹의 리더인 유채훈 님과 길병민 님이다. 유채훈 님과 길병민 님이 김효근 교수님께서 작곡하신 가곡을 각각 부르면서 시작한다. 멋진 시작, 자연스럽게 집중을 시키는 좋은 오프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나도 'K가곡의 힘'편을 통해서 '가곡'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내가 갖고 있던 '가곡'의 정의는 옛날 노래였다. 정확히 말하면 '정형화된 옛날 노래'. 근데 이 중 하나는 맞는다. '정형화'라는 것. 김효근 교수님께서 가곡이란, 시에 곡을 붙인 것이라고 하셨다. 그럼 가요와 뭐가 다른 걸까? 가요도 시에 곡을 붙인 것인데? 그런 모든 이들의 의문에 피아노를 쳐주시면서 직접 차이를 설명해주신다.

'가곡'은 작곡가 위주! 즉, 곡이 쓰인 대로 연주하고 불러야 하는 것이고,

'가요'는 연주자 위주! 즉, 얼마든지 연주자와 노래하는 자에 의해 충분히 변형이 가능한 노래이다.

같은 노래를 다르게 연주하며 들려주시니까 확실하게 패널도 시청자도 이해하기 쉬웠다.


피아노!! 그리고 Guest!!


중간중간 게스트들이 노래를 짧게 불러주기도 하고, 노래에 관한 얘기를 해주기도 한다. 마치 선생님께 설명을 듣는 것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설명 들으면 이해가 빠른 것처럼 말이다. 


특히, 이번 클라스의 하이라이트는 김효근 교수님과 유채훈 님의 즉흥연주&노래이다!!

해외 가곡으로 이탈리아 가곡을 설명하면서 예로 토스티의 '이상'을 동영상으로 보여준다. '파바로티'가 노래하는 영상인데,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시청각 자료가 된다. 그런데, 게스트들의 얘기를 듣다가 패널이 게스트에게 노래를 요청하게 된다. 그 즉흥 요청에 김효근 교수님이 먼저 연주를 시작하시고 요청받은 유채훈 님이 동영상속의 파바로티처럼 피아노에 기대어 노래를 시작한다.

와~~~!!!! 즉흥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눈을 보며 맞추는 연주자와 싱어!!

그들의 무대가 하이라이트로 가게 되면 그 순간 방송국은 이탈리아 가곡 공연장으로 변해버린다. 그리고 감각을 넘어서 감동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시각, 청각, 피아노 소리와 노래가 함께 울림으로 인해 오게 되는 촉각 그리고 감동..!!!

그 자리의 패널들은 이태리 가곡 토스티의 '이상'을 잊지 못할 것이다. TV를 통해서 시청한 나도 잊을 수 없으니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참여하는 수업이 효과가 좋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다만 모든 수업을 그렇게 할 수 없을 뿐이다. 직접 참여가 아닌 간접참여의 경우도 효과는 그리 나쁘지 않다. 그리고 방송은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존재한다. 그래서 앞으로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단, 주제는 좀 골라서 보게 될 듯하다.


: 음악(가곡)


결론을 말하면 가곡의 매력을 물씬 알게 해 준 시간이라고 장담한다. 가곡의 역사를 들으면서 예전에 음악시간에 배웠던 노래들과 작곡가들이 떠오르는 나한테 놀라기도 했다. 이건 사담이지만 왜 치매가 걸리면 최근 기억부터 잊는지 이해가 된다. 어릴 때 기억이라는 게 생각보다 강하게 박혀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었달까? 그리고 가요보다 가곡이 더 인기가 좋은 시기가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 '대학 가곡제'라니? '대학 가요제'가 아니라?! 그런데 '가곡의 밤'은 또 기억이 난다. 헐... 

가곡이 어느새 옛날 노래로 인식이 되면서 밀리게 된 이유는  가곡계(클래식계)의 오만과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태도 때문이다. 가곡은 세상의 흐름에 맞게 변화하려고 노력했던 사람들을 배척하고 비난하고 불이익을 주었고 그래서 결국 대중가요에 밀려 관심 속에서 사라지는 뼈아픈 대가를 치른다.


그래서 최근 10년간 음악(클래식)계도 자성의 움직임을 가져서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김효근 교수님께서도 그 일환으로 아트팝이라는 장르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가곡들을 많이 작곡하셨다고 한다. 근데 이 분의 이력이 참 독특하시다. 음악 전공 교수님이 아니라 경영학을 전공하신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학장님이다. 그리고 음악은 취미로 라고 말씀하시지만, '제1회 대학가곡제'에서 전공자를 물리치고 본인이 작곡한 곡으로 대상을 차지할 뿐 아니라 수많은 창작가곡을 작곡하신 분이다. 말씀대로 음악을 너무 사랑하시는 분이다. 그리고 중학교 때는 락밴드의 리더였다고 하시는데, 참으로 유니크한 경력의 소유자이시다. 그래서 유연한 사고로 가곡을 만들어나가실 수 있지 않았을까?


또 하나 가곡이 갖고 있는 매력은  클래식과는 다르게 우리 가사로 이루어진 노래라는 점. 그러다 보니 가사를 표현해내는 가수에 따라서 감동이 달라지게 되고, 감동을 받게 되면 가요이건 가곡이건 상관없이 그 노래를 사랑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 게스트의 선택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유채훈 님의 팬이라서 가지는 편파적인 견해일 수 도 있다. 그러나 방송국에서 선택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추측할 수 있기로는 유채훈 님과 길병민 님 모두 성악가 출신이고, 현재는 크로스오버 그룹의 싱어이기 때문이 아닐까? 가곡에 대해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고 장르의 결합이라고 하는 크로스오버를 실천하는 싱어이기 때문에 유연성도 있고, 일반인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더구나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들어진 그룹이라서 대중성도 이미 검증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이 게스트로 선택되는데 분명 강점으로 작용했으리라.


팬 분 중에서 유채훈 님의 목소리에는 '엘리지'가 있다는 표현을 하신 분이 있다. 그래서 지금처럼 위로를 원하는 시기에 그 부분을 건드려주는 목소리이기 때문에 감동을 받는 사람들이 많고 그로 인해 더 인기를 얻게 된 거라고. 하지만, 난 그에 더하여 유채훈 님의 노래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부르는 모든 노래가 다르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인터뷰를 통해서 보면, 유채훈 님은 선곡하는 첫 번째 기준이 '가사'이다. 가사가 마음에 와야 노래를 할 수 있고, 가사에 담겨있는 정서를 최대한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부르는 노래가 가슴을 울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 노래에 '엘리지'가 담겨있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유채훈 님은 테너이다. 대부분의 테너들은 높게 올라가는 고음에서 주로 매력 발산을 한다. 그런데 유채훈 님의 가장 큰 매력은 '피아니시모'이다. 속삭이듯이 혹은 작은 소리로 노래를 할 때 가장 큰 매력 발산을 한다. 이렇게 '포르테'보다 '피아니시모'를 잘하기 위해서는 음정이 정확할 뿐 아니라 가사 전달력 또한 탁월해야 한다. 가사 전달력이 탁월하다는 것은 결국 감정 전달력이 뛰어나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같은 노래도 유채훈 님이 노래하면 계속 듣고 싶고 마음에 남는 노래가 된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노래를 들은 패널들이 클라스 말미에 유채훈 님에게 가곡 앨범을 하나 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유채훈 님이 부르시는 가곡에 감동을 받았다는 얘기가 아닐까? 예의상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고려해보겠다고 하는 유채훈 님의 대답에 기대를 가져본다. 정말로 유채훈 님의 가곡 앨범이 나오기를. 그러면 꼭 사서 들으리라.


흥미로왔던 '차이나는 클라스'

다음에 또 어떤 주제를 할 때 주의 깊게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편성표를 관심 있게 보리라 결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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