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된 내향인의 첫 공무 경험

연제구 공식 서포터즈 연제프렌즈의 시작

by 천둥벌거숭숭이

좋은 꿈을 꾸었다.

짧은 밤이었지만,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기에 최적의 시작이다.

내일의 나에게 확신이 없었던 순간,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연제구청입니다. 연제를 알리는 서포터즈로 선정되셨어요.

연제프렌즈에 참여하실 수 있으신가요.

네.

가타부타 더할 말이 없다.

나의 존재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그저 감사하다.

좋은 시작. 꿈은 나를 좋은 길로 안내하는 중이다.

연제구청. 제 4기 연제프렌즈 발대식

볼일이 있을 때만 가는 곳이 바로 관공서다.

부산의 연제구는 부산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행정, 사법 기관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 경찰청과 이웃한 부산광역시청, 국민연금공단을 지나 부산지방 고용노동청, 선거관리위원회와 부산청년창업허브, 부산지방 국세청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 연제구청을 만날 수 있다.

관공서 구경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 연제프렌즈라는 직함은 어떤 기회를 줄 것인가.

생각보다 많은 기대감을 안고 연제구청 2층 소회의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고 경쾌하다.


소회의실 입구에서부터 우리를 반기는 사람들이 여럿이다.

관공서를 찾았을 때 누군가 나를 이렇게 반기었던 적이 있었던가.

새 학기를 맞은 학생처럼 환영받는 기분이다.

첫인상이 좋다.

이름이 놓인 곳이 바로 나의 자리.

얌전하게 자기 자리에 앉아있지 못했던 아이는 이런 어른으로 자라 가지고 온 짐을 두고 연제구청 나들이를 시작한다.

연제구청 이심전심 통해방
연제구청 1층 부산시민들을 위한 공간

민원 행정을 위한 사무실들을 지나 한편에 마련된 이심전심의 공간. 통해방.

누구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공간. 민원인 또는 공무수행인과 행정인들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추정된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소통하고 타협하면서 의견을 조율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조용한 언쟁과 지나는 이들의 생각이 가득한 공간이 비어있다.

마음이 통할 이 없는 통해방에 나의 설렘을 사뿐히 놓는다.

구경하는 김에 텀블러 세척과 시원한 생수를 덤으로 얻어간다.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풍경이 자연스럽다.

각자의 민원을 가지고 온 사람들이 관련부처를 찾아가 조용히 처리하고 해결하는 모습이다.

행정에 불만을 품고 따지는 사람의 영상을 심심치 않게 보았던 사람은 이런 조용한 환경이 낯설게 느껴진다.

기본적인 태도를 지키면 이렇게 평화롭게 공무를 처리할 수 있다.

탁 트인 공간 덕분에 채 준비 못한 자료를 정리하는 사람마저도 여유로워 보인다.

기존의 빽빽하게만 느껴졌던 관공서의 모습이 진화하는 모습을 여기서 관전한다.

새로운 경험은 언제나 나의 세상을 자라게 만든다.

연제프렌즈 위촉장과 공식 sns 채널

선택된 사람들을 위한 자리.

구민들의 투표로 선택된 구청장님, 그리고 연제구 서포터즈. 연제프렌즈 11명.

서로 친분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안부를 묻고, 부산의 다른 자치구 서포터즈의 합격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

외로운 섬에 표류된 듯 가만히 사람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 속의 나.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부산, 그리고 연제구의 모습을 조용히 써 내려갈 나.


연제구청장님이 자리하자 연제프렌즈 발대식이 시작된다.

연제구의 아름다운 길을 알리기 위해 만든 [연제 둘레길 스탬프 투어].

하루 안에 돌아볼 수 없을 만큼 길게 이어져있다는 둘레길 코스의 하루 속성투어는 다음 글감의 주제를 쉽게 정해주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개관한 연제(공립)만화도서관은 평일에도, 주말에도 발 디딜 틈 없는 시민들의 사랑방이라는 말에 금세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벌써 3번이나 다녀왔지만, 또 가고 싶은 곳이니까.

연제구에 배정된 예산의 70%를 복지에 사용한다는 청장님의 말에 이 구청이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알 것 같다.

여유롭게 느껴지는 연제구청의 분위기가 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위촉장과 연제프렌즈 이름표. 나에게 주어진 권리와 의무가 실체화되었다.

단체사진을 찍고 구청장님과의 인사를 마친 뒤, 담당자님과의 활동가이드 안내시간이 시작된다.

김애란 작가님의 [이 중 하나는 거짓말]을 인용해 자신의 소개를 하신 담당자님은 공무원 전에 사회생활 경험이 있는, 작가를 꿈꾸었던 사람이었다.

100명에 가까운 신청자 중에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말로 우리들의 자존감을 높게 만들어주셨다.

덕분에 연제프렌즈 활동 가이드 안내보다 프렌즈들의 질문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었다.

벌써부터 열정적인 사람들의 모습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열정. 당신과 나에게 꼭 필요한 동력.

좋은 꿈은 좋은 방향으로 나를 안내한다.

오찬 인사와 너도나도 연제로
연제구청 카페에서 연제프렌즈들과의 담소시간

오찬시간. 일정표를 받고 가장 두려워한 시간이 금세 다가온다.

낯선 이들과 침묵 속에 조용히 밥만 먹을 것인가, 어색한 대화를 하며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눈으로 분위기를 먹을 것인가.

나의 예상을 깨고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한 오찬시간을 가졌다.

러시아에서 온 프렌즈는 16개월 아이를 양육하며 부지런히 블로그 활동을 하고 있었다.

자기소개시간부터 압도되었던 프렌즈는 연제구 외에도 다양한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계셨다.

그렇게 말문이 트여 같은 테이블에 앉은 프렌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움으로 가득 차게 된다.

부산의 대부분 자치구들에서 부지런히 활동하는 재주꾼들 사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나.

꾼들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가 해야 할 무언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 찬찬히 들여다보고 모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밥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귀로 양식을 채웠다.

너도나도 연제구청으로 돌아가는 길, 간택된 내향인이 되어 연제구를 함께 탐방할 메이트까지 귀한 인연을 얻었다. 연제프렌즈는 진짜 친구가 되어주는구나.

과장님의 선의로 가지게 된 간단한 티타임.

담당자분들은 업무를 위해 복귀하고 연제프렌즈들만의 이야기를 위한 시간이 주어졌다.

달달한 딸기라테와 함께하니 모든 말들이 달콤하게 들린다.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이 무언가를 알리는 일을 하기 위해 모였다.

부산의 다른 자치구에서는 다른 방식의 서포터즈 활동을 한다는 이야기, 같이 선정되었다며 좋아하는 사람들, 서포터즈들만의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신기하기만 하다.

연제구청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사은품들이 가득한 가방을 들여다보고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주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 부지런하고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이 함께여서 다행이다.

곧 프렌즈들은 다시 가정으로, 직장으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쿨한 안녕을 하고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부산시청과 희망을 사는 곳
연제프렌즈로서 받은 연제구 홍보 물품

발대식을 가기 전과 다녀온 후의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진 듯하다.

필요할 때만 찾아가던 관공서가 더 반갑게 보인다.

연제구에 위치한 모든 관공서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손에 쥔 자는 벌써부터 배가 부르다.

좋은 꿈 값을 톡톡히 치르기 위해 희망을 구매하고 기분 좋게 집으로 향한다.

연제만화도서관에서 배포한 타포린백에는 연제구민들을 위한 정책들이 홍보 물품으로 증명하고 있다.

느린 학습자를 위한 정책, 주변의 이웃들을 살펴보고 간편하게 제보할 수 있는 '위기 알림 앱' 안내, 양치할 때마다 어디서 받았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안전가스 생활.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깊게 생각한 배려가 돋보인다.

선물을 가득 받아서 기분 좋은 것은 그 이상의 기쁨이다.


좋은 시작이다.

도전이라는 두려움을 이겨내자 새로운 세상이 나를 반겨준다.

처음 만난 친구, 연제프렌즈는 기꺼이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었고, 함께 나아갈 용기를 북돋운다.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존재의 귀함을 일깨워준 담당자님을 믿고 의지하게 된다.

든든한 사람들이 곁에 있어 힘이 나는 하루가 되었다.

잘 해내야 된다는 중압감은 결국 나를 발전시킨다.

받은 마음을 감사하게 증명해 내는 사람이 되어야지.

쿵쿵대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오늘도 좋은 꿈 꾸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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