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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May 21. 2024

절정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장미를 보려면

장미와 숨바꼭질하기에 좋은 장소

초여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강렬한 햇빛이 내려쬐고 있는 중이다.

길가를 걷다 무심코 옆을 돌아보니 장미가 환하게 피어있다.

시끄러운 도로가를 마주하고 있고, 아파트 단지 사이의 작은 화단에서 피어나 활짝 피어있는 장미를 보니 불현듯 장미공원이 생각났다.

망설일 틈이 없다.

다음으로 미루면 그다음은 시들해진 장미만 남아있을 뿐이다.

윗골공원 장미학습원의 입구에는 파란꽃이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중이다.

장미공원의 입구는 여러 개인데 오늘 내가 택한 길이 참 아름다웠다.

마치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쨍한 파란색 꽃에 눈길이 사로잡혔다.

델피니움 멀티블루라는 꽃이었다.

그의 푸른 색감에 시원하고 청량한 느낌이 여름을 말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꽃의 꽃말은 바로 은혜.

이 은혜로운 꽃을 필두로 흐르는 시냇물을 건너 장미학습원으로 향했다.

윗골공원 안에 조성된 물놀이장

알록달록 평상과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파라솔.

하늘로 곧게 솟은 메타세콰이어 나무의 청명함이 돋보였다.

메타세콰이어의 뜻은 아미타불. 당신의 영원한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는 말이다.

벌써부터 더워진 날씨에 시민들이 나와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그들의 즐거움이 나에게까지 옮겨왔다.

그리고 바로 옆은 물놀이장이다.

6월 물놀이장 개장을 위해 정비 중인 모습었이다.

이제 곧 짧지 않은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그 모습을 지켜보며 더위를 한숨 식히는 어른들의 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와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이곳에 있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고개를 돌리면 바로 마주할 수 있는 아름다움.

원을 그리며 걸으면서 보는 아름다운 장미의 향연

다양한 종류의 장미들이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을 맞이하는 모습.

말 그대로 열정이 느껴졌다.

쨍한 햇볕 덕분에 사람들은 잠깐 장미를 가까이에서 보고 바로 천막이 있는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그늘아래서 꽃구경하는 시간은, 즐겨본 사람만이 느끼는 풍요로운 감정이다.

진한 꽃향기와 더불어 몸을 감싸고 그늘 안에 몸을 뉘인다.

다음에는 주전부리를 챙겨 와서 여유롭게 즐겨야겠다.

이 아름다움이 지기 전까지.

어디를 봐도 꽃, 당신과 숨바꼭질하기 좋은 곳.

며칠 전 뉴스 인터뷰에서 아주 충격적인 장면을 보았다.

아내와 꽃구경을 온 남편의 말이었다.

꽃이 예뻐서 아내와 분간할 수 없다.

그렇게 아름다운 말이 있을까.

당신은 꽃처럼 아름다워서 좋고, 나는 꽃과 함께 살고 있으니까.

너와 나를 동시에 높이면서 자랑하는 마음.

요즘은 뉴스도 드라마고 영화다.

소소한 일상도 행복으로 만들어주는 사람.

나를 꽃같이 바라봐주는 사람과 함께라면 피고 지는 삶이 지치지 않을 것이다.

곁에 있는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으면서 숙쓰러운 말이라도 일단 건네어보면 좋지 않을까.

숨바꼭질이라도 하면서 말이다.

장미터널을 보는 즐거움

조경의 아름다움을 여기서도 찾아볼 수 있다.

덩굴장미를 활용해서 알록달록 아름다운 꽃으로 만들어진 터널을 볼 수 있다.

특히 터널 바로 옆에 있는 안젤라라는 꽃에 시선이 사로잡혔다.

안젤라는 봄여름가을 다 피는 사계장미라고 한다.

꽃말은 바로 영원한 사랑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보아야 사랑스럽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저절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바라만 보아도 설렌다.

원을 그리며 찬찬히 볼 수 있는 장미학습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없는 아름다운 색상들이다.

천천히 원을 그리면서 걷다 보면 진분홍, 진빨강, 노랑, 연분홍, 연노랑.

다 헤아릴 수 없이 아름다운 색감의 꽃들이 줄지어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어떤 꽃은 꽃잎들이 촘촘하게 자세를 잡고 있고, 어떤 꽃은 커다란 잎사귀에 감싸여 품위 있고 고고하게 서있다.

그리고 다들 하나같이 해를 바라보며 위풍당당히 하고 있었다.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생명력과 신선함에 나도 저절로 곧은 자세를 하고 그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이래서 꽃구경을 하는구나.

올해 벚꽃구경은 늦고 짧은 개화시기 탓에 게눈 감추듯 지나가버렸다.

조금 아쉬웠는데, 그 아쉬움을 생생한 장미가 향긋하고 진한 향기로 빽빽하게 채워주었다.

좋은 것이 있으면 널리 알리면 알릴수록 좋다.

다 같이 좋으면 더 좋은 거니까.

함께하는 행복은 배로 더 커지는 법이니까.

다들 장미공원에 가서 꽃구경하고 오세요.

낮에는 장미의 아름다운 색감과 해를 향한 그들의 열망을 볼 수 있고, 밤에 오면 장미의 진한 향기와 여유로움을 같이 즐기실 수 있어요.

나도 함께할 누군가를 찾아 또다시 가고 싶다.

또 보고 싶다 장미.

특히나 당신과 함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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