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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Feb 08. 2024

옛날그빵집

꿀빵이 참맛이다

나는 빵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나마 즐겨 먹는 빵은 피자정도.

하지만 엄마는 빵을 많이 좋아한다.

빵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맛있는 빵을 먹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부산에서 콧방귀 좀 뀌는 빵집은 다 둘러보고 돌아다닌다.

그러다 우연히 찾게 된 빵집이었다.

동래구 안락동의 #옛날그빵집


나에게 안락동은 마음으로 친근한 곳이다.

친구가 사는 동네이기 때문이다.

친구랑 나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라 서로의 성향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음이 소란할 때 잘 걸어 다녔는데, 둘이서 참 많이 돌아다니면서 대화도 하고, 이야기하고, 말하곤 했다.

심지어 명장도서관 근처라 한 번은 가보지 않았을까 하는 장소에 있었다.

예전에 가보았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역시 빵을 좋아하지는 않았나 보다.

하지만 블로그 사진으로 보았던 꿀빵을 본 순간 꼭 다시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간에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서 가는 날이 미뤄졌다.

그러다가 잊혔나... 하다가 불현듯 떠올랐다.

마음먹은 순간 바로 가야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시는 빵집이라 언제 문을 열지 모른다.

영업시간이 새벽부터 시작해서 어느 정도 팔리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지런히 다녀야 하는 것이다.

빵집투어를 갈 때면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찾아가는 재미가 나에게 있는 것이다.

서원시장역에 내려서 직진으로 걸어간다.

직진으로 걷다가 3번의 횡단보도를 지나면 옛날그빵집이 보인다.

모르는 분은 부산은행을 찾아서 가면 훨씬 쉽다.

동래빵집 옛날 그 빵집

다행히 문을 열었다.

미닫이 문이다. 아주 오래된 집 같은 느낌이다.

요즘말로 하면 노포집 느낌인가.

튀김류 빵들을 오래 판매해 온 집. 단골들이 찾아오는 빵집.

옛날그빵집 줄 서있는 빵들

입구에 서니 설레었다.

외관은 오래되었지만, 빵들이 줄을 맞춰서 예의 바르게 앉아있었다.

잘 관리되고 있는 빵들의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옛날그빵집 메뉴판

들어오면 메뉴판이 바로 보인다.

메뉴판을 보고 가격을 보니 가격이 웅장해진다.

와 요즘 같은 물가에 천 원짜리 빵이 있다니, 꽈배기 3개 2000원.

우유 1잔 1000원.

마음이 간지러워졌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려와서 빵이랑 우유랑 같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진정하고, 꽈배기와 햄버거, 꿀빵을 주문했다.

만 원 한 장에 가득한 검은 봉지를 들고 빵집 문을 나섰다.

혹여 오는 버스 안에서 냄새가 풍길까 봐 백팩을 가져와서 백팩에 넣고 돌아왔다.

무거워도 신이 났다.

옛날그빵집 꿀빵모습

꼭 모든 사람들이 다 먹어봐야 하는 맛이다.

겉은 설탕 코팅에 계피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바삭하고 씹으면 얇은 빵피와 단팥이 나를 반긴다.

땅콩까지 씹히면서 내가 먹고 있는 것이 빵인지, 과자인지 헷갈리는 지경에 이른다.

호빵과 맛동산을 같이 먹는 느낌인가?

심지어 이렇게 재미있는 맛의 꿀빵의 가격은 천 원이다.

다음에 들른다면 10개를 사서 냉동고에 얼려서 먹고 싶을 때 해동해서 먹어야지.

옛날그빵집 햄버거

옛날에는 이런 햄버거를 사 먹은 적이 없어서 옛날 햄버거맛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이도 있고, 귀여운 패티도 있고, 양배추와 케요네즈 맛이 익숙하면서도 건강한 맛이 났다.

쌈배추랑 같이 먹으니까 더없이 건강한 햄버거 먹은 느낌이다.

꽈배기는 엄마가 맛있게 드셨다.

꿀빵은 설탕코팅이 되어있어서 엄마가 부담스러워할 것 같았는데,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

엄마가 맛있어서 또 먹고 싶다고 했다.

꿀빵은 이 집의 시그니쳐고 반드시 또 가서 사 와야 하는 필수품목이 되었다.

도전을 성공하면 기분이 좋다.

오래오래 계속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부산맛집 #동래빵집 #안락동 #부산빵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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