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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벌거숭숭이 Jun 20. 2024

날이 더워지면 광안리에 가야 합니다.

부산에서 무더위를 이기는 바다여행

연일 날씨가 더워지는 중이다.

어제보다 더운 오늘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느새 완연한 여름이 된 것이다.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 더운 공기가 나를 채우고 있다.

그렇게 무작정 집을 나서게 되었다.

계획 없이 나온 길이다.

더우니까, 바다로 가자.

오늘의 종착지. 광안리.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메가커피에 들러 음료를 고른다.

몽글젤리 복숭아 스무디

향긋한 복숭아 향이 코끝을 스치고, 시원 달달한 목 넘김에 몸이 절로 시원해진다.

바닷바람과 어우러져 내 몸과 마음에 바캉스를 알려주고 있었다.

역시 더울 땐 시원한 게 좋고, 뭐라도 입에 물고 있으면 기분까지 풍요로워진다.

신제품인가 보다.

주문하고도 잊어버렸던 음료의 이름을 컵 홀더에서 발견한다.

몽글 젤리 복숭아 스무디.

몽글한 젤리가 들어가 식감이 재미있는 너의 이름은 생각보다 길었구나.

또 잊어버리겠지만, 너는 나에게 좋은 음료였다.

해수욕장 개장을 준비하는 광안리 해변의 현재 모습

7월로 예정된 해수욕장 개장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포클레인 장비들이 여럿 보였고, 그 앞에선 외국인들이 수영복을 입고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고 바다에 들어가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날이 더우니 어쩔 수 있나 싶으면서도, 안전요원이 지켜보는 걸 보면 그래도 별일 없겠지 하는 안도감이 같이 들었다.

말은 안 듣는 게 맛이고, 제멋대로 하고 사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삶이니까.

확실히 바다에 오니 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여름 한철 장사를 위한 파라솔 부대들이 트럭을 가지고 와 회의를 하는 모습도 꽤 볼만했다.

그렇게 바닷바람을 맞으며 포클레인 구경, 사람 구경, 사색을 시간을 즐기다 보니 어느새 당도한.

희망을 파는 상점.

희망을 파는 상점

1등에서 5등까지 총 440회 당첨.

뭐라도 좋다. 되면 그냥 좋은 것 아닌가.

무엇보다 희망을 돈 주고 살 수가 있지 않은가.

그렇게 내 잔잔한 하루에 커다란 희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광안리는 맛있는 빵가게들이 많이 모여있다.

이번주는 냉장고 안에 빵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빵을 사지는 못했다.

다음 주에 와야지.

좋은 소식을 들고 돌아오면 더 좋겠다.

광안리에 조성중인 해바라기 길

다시 돌아와야 할 이유가 생겼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한편에 해바라기 길을 조성중에 있었다.

이미 자란 해바라기들이 아직 덜 자란 해바라기들과 이룰 장관이 기대되는 모습이었다.

강렬한 햇볕을 네가 다 받아가렴.

나는 너의 밝고 환한 모습이 보고 싶어.

밀락 더 마켓 남측 전경과 주차장 안내

광안리 해수욕장의 벤치는 이미 만석이었다.

걷다 보니 지쳐서, 정신을 차려보니 민락더마켓 앞에 와닿았다.

아무 생각 없이 봤는데, 전면 창에 비친 바다의 모습이 예뻤다.

프리즘의 한 모습인 것 같기도 하고, 하늘이 보이고, 바다가 보이고, 또 내가 보였다.

모든 것이 예뻐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안은 참 시원했다.

맥주 한 잔 하기 좋은 곳이다.

평일 낮에 들어가면 옷구경, 소품샵 구경으로 더위를 날릴 수 있다.

다음엔 차를 가지고 와서 여유롭게 놀다 가야겠다.

민락더마켓에서 주전부리를 사 먹고 해바라기 구경을 해야지.

여름의 더위를 걷어가는 광안리 바다의 모습

그렇게 바다를 즐기면서 더위를 한 김 식히고 보니, 어느새 사람들의 퇴근시간에 이르렀다.

만석의 버스 안에서 서서 돌아가기는 싫은데.

센텀시티까지 걸어갈까 하는 마음으로 무작정 걸었다.

저녁 6시만 지나면 방전되는 내 체력은 내가 지켜야 한다.

그러기에 많이 지쳤지.

민락더마켓 입구로 나와 위로 쭉 걷다 보니 부산 41번 버스 출발지점에 도착해 있었다.

Lucky.

41번 버스 정류장의 하늘은 맑고 버스는 인형 손님으로 만석이다.

오는 차를 달려가 바로 탑승하고 보니, 버스 안이 가득 차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면 이제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갑자기 마음속에 동심이 차오르고 있었다.

내리는 문 위에 있는 호빵맨이 왜 이렇게 나의 시선을 잡고 있는지.

오랜만에 본 호빵맨이라니.

힘든 동료를 위해 자신의 머리를 떼어주던 만화 속 호빵맨의 모습이 떠올랐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느껴지는 인형들의 모습

별거 아닌 일에도 피식 웃음이 나는 순간이 있다.

바로 지금이 그러했다.

잠만보의 배가 꽉 묶여 있음에도 그는 나를 보며 미소 짓고 있었고, 춘식이는 내 옆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버스의 움직임에 같이 춤을 추는 라바 친구들.

일상을 살아가는 데에 버스라는 소중한 교통수단이 있다.

버스 안에 가만히 앉아서 사람들의 표정을 들어다 보면 그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한 설렘으로 가득한 얼굴, 삶에 찌들어 지친 모습, 나는 아무 생각이 없다 하는 무색무취의 표정까지.

오늘 나는 어떤 표정으로 버스에 들어섰을까.

처음 타는 인형버스에 조금은 설렘에 찬 얼굴이 아니었을까.

내리는 순간까지 방심할 수 없었다.

작은 티라노사우스가 이빨과 발톱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당신이 가진 근심은 버리고 가라는 야무진 공룡의 포효가 느껴지는 순간.

떠나는 버스를 보면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는 그런 순간이 당신에게도 찾아오기를.


마냥 더워서 목적 없이 나온 길이었다.

달고 시원한 것을 마셨을 때는 부자가 된 기분이 들었고, 개장 직전의 해수욕장은 번잡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닷가 주변 상점의 유행을 읽을 수 있었고, 변함없이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희망을 파는 상점에 발도장 찍었다.

처음 타보는 버스가 동심을 불러일으키고,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무작정 찾아온 광안리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모든 것이 풍요로웠다.

그리고 다음에 또 찾아와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혼자도 좋고 함께여도 좋다.

이 더운 여름을 보다 시원하게 보내고 싶다면 광안리. 올만 하다.

우연히 찾은 버스 차고지에서 시원한 이동식 냉장고인 버스를 만나 내가 갈 곳까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사소한 것에도 즐겁고 고마움이 느껴지는 오늘이다.

별거 아닌 것에도 놀라고, 사소한 배려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당신 덕분에 나는 오늘도 한 번 더 웃는 하루를 보냈어요.

그대가 있어서 나의 하루가 충만할 수 있었어요.

이 마음이 당신에게도 전해진다면 좋겠어요.

오늘도 내일도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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