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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크라노스 May 06. 2020

블럭의 싱글콜렉션 – 4월 추천작: 최정윤, RIO 외

블럭의 싱글콜렉션 – 4월 추천작: 최정윤, RIO 외


싱글콜렉션을 쓰다 보면 한 달이 빠르게 느껴진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소 정신 없고 산만한 나날들을 보내는 것이 비록 나 혼자만은 아닐 것이라고 믿는다. 언택트 공연과 각종 온라인 이벤트가 늘어나면서 그나마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아졌다. 하지만 실제로 공연을 가는 것과 온전히 같은 경험을 주기는 힘들다. 코로나 블루까지는 아니더라도 여러 상황이 생기며 생각도 많아지고 인생에 관한 근본적인 고민도 많아지는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음악이 힘을 더 발휘한다고 믿으며, 4월의 추천 싱글을 소개한다.  



최정윤 – Silly Love Song


가장 먼저 소개하는 곡은 최정윤의 “Silly Love Song”이다. 물론 행복한 마음으로, 설렘을 함께 하며 들을 수 있는 곡이지만 동시에 좋은 팝 음악이라는 점에 집중해서도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음악적 성취도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뻔한 얘기지만, 만들어진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감성은 듣는 이의 마음을 더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음악가에게는 기술도, 깊이도 요구되지만 그 사람만의 감성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욱, 송희란 – WALLS


포크라노스에서 유통하는 두 사람이 함께 싱글을 발매했다. 지금까지 잘 짜인 팝 음악을 들려준 김욱과 발라드 넘버부터 청량한 곡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온 송희란이 만난 결과는 의외로 전자음악의 구성과 기타의 배치가 인상적인 웰메이드 팝 음악이었다. 유행에 어느 정도 부합하면서도,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두 사람의 특징이 어느 정도 모두 담겨 있으면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이토록 밀도 있게 완성했다는 점이 놀랍다.  



설기(Sulgi) – Alice

새로운 음악가는, 그 중에서도 높은 가능성을 보이는 음악가는 언제나 환영이다. 이번 달에는 그런 음악가를 두 사람이나 만날 수 있어서 더욱 기뻤던 것 같다. 싱어송라이터에 가까운, 작사와 작곡은 물론 편곡과 연주까지 직접 해내는 설기의 이름은 하얀 백설기에서 따왔다고 한다. “순백인 상태의 감성”을 표현하는 음악가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단순히 순수함이라고만 하기 어려운 다양한 결의 표현이 가득 담겨 있다.  



RIO – WASH AWAY


다른 싱어송라이터 한 명은 바로 리오다. 마찬가지로 작곡, 편곡은 물론 대부분의 작업을 직접 해내는 리오의 “WASH AWAY”는 한 음악가의 매력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으며, 뮤직비디오까지 함께 보길 권한다. 차분한 음색에서 오는 전달은 발랄한(?) 뮤직비디오와 묘하게 잘 어울리면서도 음악가에게 더욱 호기심을 가지게 만든다. 단 한 곡만으로 한 사람에게 기대를 걸 수 있다는 걸 여러분도 직접 경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정훈 – 슬픈 인연


유재하음악경연대회 수상과 민트페이퍼의 컴필레이션 “bright” 참여로 이름을 알려온 한정훈이 자신의 첫 싱글 “슬픈 인연”을 발매했다. 사실 한국 인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그리고 옛 한국 음악을 함께 좋아하거나 동아기획 시절의 한국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곡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기발하거나 독특하진 않아도, 덤덤하게 흘려 보내는 듯한 연주와 노래는 화려함에 지친 이들에게도 좋은 휴식이 될 것이다.  



No2zcat, UNE – Uninvited


노이즈캣과 으네가 만든 이번 싱글은 지난 싱글 “…”과 더불어 느리고 어두운 톤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 말로 칠(chill)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보컬의 디테일이나 사운드스케이프가 가진 독창적인 부분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꾸준히 싱글을 선보일 두 사람의 프로젝트를, 그리고 노이즈캣과 으네 각각의 프로젝트까지 앞으로 계속 관심을 가져보자.  



SE YEON(이세연) – 봄벤트


누군가는 이런 곡을 고르면 의외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곡을 소개하는데 있어 선입견이나 특정 이미지만을 고르지는 않는 편이다. 실제로 “봄벤트”는 좋은 곡이며, 발표하는 음악가 당사자가가 긴 시간 스스로 아끼고 또 사랑해온 곡이기도 하다. 듣기 좋은 계절 노래이긴 하지만, 그의 유튜브 채널이나 기존 발표곡을 들어보면 그가 지닌 재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다. 차가울 때도, 따뜻할 때도 모두 매력적인 세연의 세계는 이제 시작되었다.  



소수빈 – 나도 날 잘 (umm)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다. 좋아하는 음악가를 나라에 보내야 할 때가 그렇다. 소수빈 역시 열심히 활동하다 군대에 갔다. 요즘은 상대적으로 입대 시기가 짧아져서 조금 덜 아쉽지만, 그래도 따뜻하고 편안하다가도 진지함을 들려주는 그였기에 이렇게 보낼 때 마음의 허전함이 더 크다. 그저 다녀와서의 음악을 기대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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