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이 다가 아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형태의 퍼포먼스를 해온, 다양한 방식으로 음악을 선보여 온 추다혜가 드디어 솔로로서 자신의 첫 발을 내딛는다. "몽금포"는 서도민요 중 몽금포타령을 세련된 편곡과 추다혜만의 감각으로 풀어낸 곡이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뗀, 그러나 여전히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안고 있으며 장르의 벽을 허물 수 있을 것 같은 그와 10문 10답을 나눠보았다.
안녕하세요, 우선 최근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다혜/ 연일 코로나 사태로 난리가 난 요즘, 시기적으로 공연도 많이 끊기고 일이 없는 건 맞지만 저는 앨범 준비로 아주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2020년 상반기는 앨범 녹음과 준비의 기간으로 할애해야 할 정도로 빠듯한 부분들이 있어서 정신없이 앨범작업에만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하시는 싱글 "몽금포"는 몽금포타령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봄의 정서나 풍경과 몽금포타령에서 이야기하는, 님을 기다리고 만나는 이야기가 굉장히 잘 맞는 것 같아요. 봄은 또 새 소식으로 표현하기도 하구요. 몽금포를 봄의 곡으로 꼽으신 이유도 그러한 이유이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다혜/ 맞아요. 3개월에 한번씩 싱글앨범으로 곡을 발표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때 봄/여름/가을 계절에 매칭시켜 다가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봄’이라는 키워드가 여러 부분에 맞아 떨어진 지점이 있는데 첫 시작이자 설레임의 대명사인 ‘봄’이라는 키워드는 제 첫 솔로 싱글앨범이자 몽금포가 가진 감성과도 잘 맞아 떨어졌어요. 이러한 이유들로 첫 싱글앨범은 <몽금포>로 결정했습니다.
기존의 몽금포타령보다 좀 더 리드미컬한 부분도 있지만 화사하게 만개하는 느낌도 있고, 후렴도 그렇고 여러모로 현대식 전개가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졌어요. 구성을 짜는 것부터 편곡까지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작업 과정은 어떠셨나요?
다혜 / 실제로 몽금포는 황해도에 장산곶 서쪽에 있는 포구이고 원곡인 몽금포타령은 그 풍경을 배경으로 부른 노래에요. 반가운 사람을 맞이하고 멀리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모습이 배가 닿고 떠나기를 반복하는 풍경과 닮아 있죠. 그 심정들이 원곡 가사에 잘 담겨 있고요. 민요의 구성은 대부분소절-후렴-소절-후렴 식의 반복이 되는 노래이고 후렴구는 거의 하나의 패턴으로 흘러 갑니다. 그러나 소절의 순서를 결정하는 것은 가창자의 몫입니다. 가령 1절부터 10절 까지의 곡이라면 첫 소절부터 끝까지 순서를 어떻게 구성해도 상관은 없죠. 저는 가사를 고를 때 곡을 구성하는 스토리에 맞춰서 가사를 나열하는 편입니다. 민요의 특징 상 소절과 소절사이는 사실 큰 맥락이 없는 이야기들도 있는데 저는 제가 좋아하는 가사안에서 제가 해석한 곡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조합해보고 해석해서 큰 스토리 라인을 만들고 노래에 정서를 담아 연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렇게 가사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곡의 흐름을 편곡과정에서 같이 논의하고 멜로디 구성을 입혀봅니다. 편곡과정에서 느꼈던 시문님 의견도 덧대고 싶은데요.
시문 / 처음에는 보컬이 가진 대역의 영역을 방해하지 않는 낮고 단순한 베이스 라인이 어울릴것 같다는 다혜님의 제안으로 심플하게 시작했습니다. 후렴은 확실히 말씀하신 것처럼 만개하는 느낌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타라인들을 덧대어 몽금포라는 공간에서 받을 수 있는 시각적인 부분을 사운드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뭔가 현대적인 시도를 했다기보단 편곡과정에서 몽금포타령을 들었을 때 느낀 감성에 맞춰 자연스럽게 곡에 맞는 무드를 형성했던 것 같아요.
소울소스 시문님과 함께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다혜/ 제 솔로프로젝트를 처음 시도하고자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기타 사운드 였습니다. 씽씽 시절 소울소스와 함께 공연을 했던 경험이 있어 제가 먼저 같이 해 보자고 제안을 했고, 흔쾌히 승낙해 주었어요. 현재 <몽금포>의 프로듀서, 편곡자, 연주자로 1인3역을 해 주며 함께 좋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외에 공동 프로듀서, 믹싱 엔지니어로 참여하신 lackjoe님 소개도 부탁드립니다.
다혜/ lackjoe는 전자음악을 주로 하는 프로듀서로 시문의 오래된 친구이기도 하고, 오가닉사이언스등의 활동을 같이 해왔습니다.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과감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친구이기도 하고 “현대적인 음악”을 늘 작업해 오는 입장에서 이 곡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 작업해서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쭉 계절 별로 시리즈를 선보이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계속 계절에 맞는 서도민요를 선보이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간단한 힌트나 스포일러 먼저 조금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6-7월 여름과 9-10월 가을에, 그리고 어쩌면 겨울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요. 스포일러는 아직 하지 않겠습니다. 3개월 뒤 직접 확인하시고 곡을 들어보시는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웃음)
아트워크가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어떤 분께서 해주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 싱글 앨범 커버를 멋지게 만들어 주신 분은 mxdmnd(믹스드마인드)디자인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트래쉬버스터즈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는 친구입니다. 평소 알고 있던 지인 중에 한 명이었던 안나와의 작업은 이번이 처음인데 첫 작업인 싱글앨범커버가 너무 마음에 들어 깊은 감사를 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추다혜님께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셨고 또 다양한 무대,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이셨는데요. 앞으로 또 하고 싶은 것, 혹은 풀고 싶은 그림이나 무대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여태 많은 작업들을 해왔지만 정작 솔로 활동을 하게 된 것은 2년이 채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만들어진 조직안에서 제가 협업을 했다면 이제는 한 스텝 더 나아가서 조금 더 독립적이고 자발적으로 폭 넓은 시각을 가지고 제 음악을 구축해 보고 싶습니다. 아마 창작자로서 점점 더 제 색깔을 입히는 무대를 만들 지 않을 까 싶은데요. 앨범 발매 이후, 많은 행보들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선보이실 행보나 음악 작품에 관한 힌트를 조금 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앞에서 말씀 드렸듯, 올해는 앨범을 만드는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앨범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솔로프로젝트는 2개로 진행이 될텐데요. 먼저 <몽금포>와 같이 서도민요 싱글 앨범 구성에 맞게 3개월에 한번씩 곡이 나올 것이고, 5월중으로 <추다혜차지스>라는 타이틀로 무속음악을 기반으로 한 정규앨범이 발매될 예정입니다. 거의 매월 업데이트 될 제 행보를 지켜보시는 재미도 있으실 것 같아요.
끝으로 다혜님 음악을 찾아 들어주시는 분들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싱글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습니다. 태어나 처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들릴 정도로 많은 것들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들춰보니 제 이름 석자로 된 음악은 이제 시작이구나 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마스크를 쓰고 봄을 맞이해야 하는 답답한 봄이지만, 제 음악이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숨 구멍이 트이는, 기다려지고 설레이는 진짜 봄과 같은 음악이 되길 바래 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