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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크라노스 Sep 29. 2020

STAFF PICK: 온스테이지 10주년

온스테이지가 10주년을 맞이하여 페이지를 오픈하고 “나에게 온스테이지”, “ON PICK” 등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ON PICK”에는 잠비나이, 실리카겔, 악단광칠, 김오키, 키라라, 까데호, 강아솔 등 포크라노스의 음악가들이 후보로 있으니 투표에 참여해보자. 이처럼 다양한 음악가, 다양한 영상이 어느덧 차곡차곡 쌓여 역사가 되었다. 그 중 포크라노스 스태프들이 꼽는 영상 하나씩을 소개해본다.



오존(O3ohn) – 언제부터


인연이 있는 뮤지션들의 현재를 보고,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독특한 향기가 마음에 번진다. 그 향기는 곧 첫 만남의 특별한 장면들을 상기시킨다. 

오존의 온스테이지 영상들도 그렇게 나를 수년 전으로 안내한다. 이제는 곱슬머리 뮤지션으로 수천 명의 관객 앞에서 노래하는 모습이 어울리는 매력적인 청년이 되었지만,  

온스테이지 속 짧은 머리의 오존은 첫 만남 때의 그 장면처럼 자신만의 향기를 은은하게 화면 안에 퍼트리고 있다. 그리고 난 여전히 그의 미래를 응원한다.  / 김호준 부장



니들앤젬 - Dawn


온스테이지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수많은 장면들 중 유독 이 클립, 이 노래를 가장 먼저 손에 꼽게 된다.

'Needle&Gem'(니들앤젬)의 데뷔 EP에 담긴 노래 'Dawn'은 밤을 지나 동이 터오는 광경에 경탄하는 벅찬 마음을 노래한다. 그리고 이 클립은 곡이 지닌 그 은은한 희망의 정서를 고스란히 영상으로 옮겨 놓았다. 아무런 증폭도, 왜곡도 없는 날 것 그대로의 목소리와 연주는 서서히 동이 터오는 아침의 정경과 자연의 소리들 속에 녹아들며 자연스레 하나가 된다. 고요히 흐르는 호숫가 위로 떨어져 눈부시게 반짝이며 바스러지는 여명처럼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이 풍경, 온스테이지가 아니었다면 과연 만날 수 있었을까?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늘 음악가들, 또 음악 애호가들 곁에서 함께해준 온스테이지에 이 기회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김설탕



키라라 - ct16041 + ct16031


키라라의 공연을 처음 보았던 때가 생각난다. 단출한 조명뿐인 공간이었음에도 라이브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열이 대단했다. 

그 즐거움을 다시 경험하기가 어느 때보다 힘들어진 요즘, 키라라의 온스테이지 영상을 오랜만에 플레이한다. 

음악에 맞춰 치밀하게 연출된 브이제잉이 라이브 현장의 쫄깃한 바이브를 대신한다. 

다시 봐도 눈을 떼지 못할 영상과 키라라의 몸짓, 그리고 음악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여전하다. / 맹선호



피타입 – 소나기


지금은 소나기 하면 이루리가 먼저 생각나지만 어릴 때는 피타입의 두 번째 앨범 [The Vintage]를 참 좋아했다. 재즈와 랩이 결합한 이 앨범은 음악 외에 영상이나 라이브 같은 것을 참 찾기가 힘든데, 몇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온스테이지에 있는 클립이다. 자이온 루즈부터 링다 플로레스타까지 멋진 이들의 도움과 함께 했던 이 영상도 어느덧 7년 전이다. 이런 가사를 이렇게 풀 수 있는 래퍼가 몇이나 될까 싶다. / 블럭



백예린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약 2년 만에 발표된 백예린의 새 EP는 그해 K-POP의 마일스톤으로 자리매김했고, 평단은 그에게 두 개의 상패를 손에 쥐게 했다.

2019년의 백예린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온스테이지 2.0이다. 

간헐적인 공연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백예린의 온스테이지 출연에 대중은 숫자로 맹렬히 화답했다. 세 비디오가 두루 사랑을 받았지만 문제적 2차 컨텐츠를 파생시키기도 했던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는 현재 1,000만 조회수를 앞두고 있다.

10년 역사의 온스테이지에서 단 하나의 영상을 꼽아야 한다니. 뇌리에서 수많은 비디오가 토너먼트를 벌였지만, 결국 살아남은 최후의 영상에 관해 글을 쓴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지만, 결국 남는 것은 숫자 아니겠는가. / 키치킴



김뜻돌 - 삐뽀삐뽀


뮤지션과 관객이 같은 시공에 함께했을 때 비로소 생기는 에너지와 희열은, 제 아무리 훌륭한 영상일지라도 그것마저 자아낼 순 없다는 편견을 초토화시킨 영상.

'삐뽀삐뽀'가 정식 발매로 세상에 나오기 3개월도 전에 김뜻돌과 참여 세션들, 그리고 온스테이지는 이미 완벽에 가까운 무대를 만들어냈다.

시즌 2.0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화려하고도 디테일한 미술부터 그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음향, 연출, 퍼포먼스까지. 

영상 속 그 모든 것들이 마구 뿜어내는 생동감에 홀려, 멋진 공연을 보고 나서나 지을 법한 넋나간 표정으로 이 영상을 보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수 년에 걸쳐 수많은 온스테이지 영상을 보아왔지만, 공연보다 더 공연 같은 이 완벽한 영상을 볼 때면 늘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 김은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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